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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 내기에 1000만 원 거는 초부유층 엄친아

‘오바마와 박빙’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롬니

즉흥 내기에 1000만 원 거는 초부유층 엄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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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미트 롬니 후보가 민주당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롬니에 대한 지지세가 만만치 않다.
  • 그가 몇 달 뒤 미국 대통령이 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롬니에 대한 심층 보도가 거의 없다. 현지 자료를 바탕으로 롬니라는 인물을 철저하게 탐구해봤다.
즉흥 내기에 1000만 원 거는 초부유층 엄친아

미트 롬니 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

2012년5월 29일,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155명의 대의원이 걸린 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 텍사스 주 경선에서 71%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공화당 대선 주자로 최종 낙점받은 순간이다. 8월 말 플로리다 탬파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 참여할 대의원 2286명 중 과반인 1144명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날로 선을 넘은 것이다.

미트 롬니! 2008년 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현 미국 대통령이 그러했듯이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하지만 11월 미국 대선에서 집권 가능성을 점점 더 높이고 있는 공화당의 대선주자다.

6월 선거자금 모금에서 그는 오바마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미국은 거의 무제한인 TV 선거유세가 대선 향배를 가르는 변수다. 이 때문에 광고를 집행할 선거자금 모금액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뉴욕타임스’ 여론조사에선 롬니가 오바마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타 언론 여론조사에선 오바마가 여전히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온다.

우리는 미국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얼마 뒤 미국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계속 무관심할 수는 없다. 차기 미국 대통령에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한반도 운명이 달라지고 우리의 일상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렇다. 롬니를 제대로 알려면 기본적으로 몇 가지 키워드를 이해해야 한다. 이것은 첫째 모르몬교, 둘째 솔트레이크, 셋째 사모펀드 투기, 넷째 초부유층, 다섯째 가족, 여섯째 말실수, 일곱째 동성결혼 반대다. 이제부터 한 가지씩 점검해본다.



1. 모르몬교(Mormon)

롬니의 가족은 전통적인 모르몬교 집안이다. 롬니 자신도 대학 시절 모르몬 선교사로 프랑스에서 활동했을 정도다. 그의 부인 앤 역시 모르몬교도인데,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앤은 본래 성공회 신자였지만 롬니와 사귀면서 모르몬교로 개종했다. 개종 당시 롬니의 아버지 조지 롬니가 그녀에게 세례를 해준 것으로 전해진다.

‘말일성도교회’‘예수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로 불리는 모르몬교는 1830년 미국에서 조지프 스미스가 창립했다. 미국 내에서는 4대 종교에 속한다. 미국 내 교인은 대략 550만 명. 특히 유타 주 솔트레이크 시의 경우 도시 인구의 65%가 모르몬교도다. 이 도시는 모르몬교의 본거지인 템플스퀘어가 소재한 곳이기도 하다.

일부다처제에 미국인 거부감

비록 모르몬교가 미국 내 4대 종교이긴 하지만 미국인의 편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모르몬교는 일부다처제, 종교적 신비주의, 가부장적 위계질서로 유명하다. 기존 기독교계로부터 이단으로 간주돼 박해를 받은 바 있다.

조지프 스미스가 박해를 극복하겠다면서 1844년 직접 대선에 도전했다 살해되고 난 이후 2대 교주인 브리검 영이 1만여 명의 교도를 이끌고 로키산맥을 넘어 솔트레이크 시를 세웠다. 1857년 모르몬교도들이 반란을 일으켰다고 간주한 연방정부가 군대를 투입해 진압한 ‘유타전쟁’의 역사까지 있다.

이러한 편견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롬니가 과연 잘 극복할 수 있을지, 반대로 미국인들이 ‘모르몬교도 대통령’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을지에 관해 설이 갈린다. 모르몬교 내에서도 170년 만에 유력 대선후보를 배출한 사실에 반색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오히려 불필요한 관심으로 롬니가 불리해질까 우려하기도 한다. 지난 5월 ‘월스트리트 저널’과 ‘NBC TV’가 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4명 가운데 1명 이상이 모르몬교 대통령의 탄생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솔트레이크

롬니가 정치에 입문한 것은 1994년이다. 그러나 정치인으로서 롬니를 성장시킨 것은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이다. 1994년 롬니는 8선의 에드워드 케네디(민주당)가 터를 잡고 있는 매사추세츠 주에서 상원의원에 도전한다. 32년 아성에 도전한 결과는 석패였다. 그러나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는 데 성공했다.

이런 그에게 1999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의 임무가 부여됐다. 그는 이 일을 아주 잘 해냈다. 당시 이 위원회는 개최 도시 선정 과정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을 매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IOC와 FBI의 수사가 진행됐다. IOC 위원과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조직위 고위 간부가 잇따라 사임했다. 후원업체의 계약 취소가 이어졌다. 대회는 적자 위기에 몰렸다.

이때 조직위원장 롬니는 공격적으로 후원업체들을 끌어들이고 대회 경비를 대폭 절감해 흑자 올림픽을 일궈냈다. 전국적 인지도를 획득한 롬니는 우호적 여론을 등에 업고 2002년 11월 매사추세츠 주지사 선거에 도전해서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8년 와신상담 끝에 확고한 정치적 기반을 닦은 것이다.

매사추세츠 주지사 시절도 성공적이었다. 매사추세츠 주는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으로서 민주당이 주 의회를 장악한 상태였다. 그는 협력을 이끌어낸 결과 전 주민 의료보험을 관철시켰다. 예산 삭감, 수수료 인상, 세제 개혁을 성공시켰다. 주의 재정을 적자에서 흑자로 바꿔놓았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롬니는 대선에 도전장을 낸다. 그는 2008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오바마와 더불어 떠오르는 신진 대선주자로 거명됐다.

그러나 주지사 경력이 반드시 유리하게만 작용하는 건 아니었다. 지난 5월 31일 롬니는 태양광 패널 생산업체 솔린드라를 방문한다. 연방정부로부터 5억3500만 달러를 지원받고도 결국 지난해 말 파산한 회사다. 여기서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실정(失政)을 비판하려는 의도였다. 롬니는 솔린드라가 오바마 정실 자본주의의 대표적 사례라고 맹공격했다. 하지만 주지사 시절 주정부 보증으로 150만 달러를 대출받아 같은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던 코나카가 파산신청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는 곤경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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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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