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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공격헬기 개발계획의 속내

겉으론 소형무장헬기 자체개발 속으론 중고 아파치 수입?

한국형 공격헬기 개발계획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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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반복되는 장밋빛 청사진, 새나간 국부
  • ● 대통령 보고가 세 번 미뤄진 까닭
  • ●‘수리온’ 성과 사장시키는 소형헬기 개발계획
  • ● 육군의 ‘하이-로 믹스’ 운용 개념의 자가당착
  • ● 미국도 폐기한 적지종심작전 고집하는 한국군
  • ● 획득비용은 시작일 뿐, 유지비용 급증이 더 큰 문제
한국형 공격헬기 개발계획의 속내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소속 UH-60(블랙호크) 기동헬기가 충북 괴산 부근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항공우주산업개발정책심의회는 1월21일 ‘항공산업발전 기본계획 2010~ 2019’를 심의, 의결해 발표했다. 이 기본계획은 정부가 국내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마련한 큰 틀의 중장기 정책으로, 군수와 민수분야의 항공산업을 종합적으로 연계한 발전전략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국방예산(10위권) 및 군 보유 항공기(고정익 8위, 회전익 6위), 운항수요(여객 14위, 화물 3위) 등 항공의 시장수요가 충분한 나라다. 이를 감안할 때 선진국 항공업체를 따라잡을 수 있는 성장추진력을 확보하고 날로 커지는 민항기 분야의 시장진입을 준비할 적기가 도래했다는 것이 기본계획이 작성된 기본적인 배경이다. 한국이 2020년까지 ‘항공산업의 G7’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항공산업을 육성한다는 비전이다.

정부가 항공산업 발전전략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70년대 박정희 정권 시절부터 한국은 독자적인 항공기 개발의 비전을 그려왔고, 80년대 후반 노태우 정권 때는 한국형전투기사업(KFP)을 추진하면서 미래 한국의 독자적인 전투기 모델을 보유한다는 꿈을 제시한 바 있다. 이후에도 수없이 많은 청사진과 발전전략이 발표됐다. 지난 30년간 발표된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한국형 전투기는 이미 전력화가 끝나고 우주산업이나 민수용 항공분야에서도 항공 강국이 돼있어야 한다.

특히 그동안 정부가 쏟아 부은 예산규모를 고려한다면 우리가 왜 항공산업에서 싱가포르나 인도네시아, 스웨덴,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스라엘보다 후발주자 처지에 놓여있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다. 선진국 몇몇이 항공시장을 독식하는 독과점 체제에서 한국이 차지한 세계 15위권이란 겨우 명함을 내밀까말까 한 수준이다. 그 많은 돈이 어디로 새나가고 아직도 ‘선진국 따라잡기’라는 고루한 구호에 머물러 있는지, 왜 ‘잃어버린 30년’에 대해 통렬한 반성이나 진단이 없는지부터 설명돼야 할 것이다.

대다수 전문가는 일관성 없는 정책이 주범이라고 말한다. 장기적인 발전전략을 만들어도 정권이 바뀌면 정책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고 흔들리는 동안 항공산업은 극심한 방황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겉으로는 국내 항공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해놓고 실상은 외국업체, 특히 미국의 몇몇 군수산업체에 더욱 종속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국내 항공산업 육성에 투입됐어야할 국부가 유실되는 현상이 굳어져왔다.



이러한 그간의 문제의식 때문인지 이번에 발표된 기본계획에서는 “그간 군 요구사양(ROC)을 중점적으로 고려했던 군용기도 경제성과 수출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개발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군용기에 대한 군의 요구사항보다 항공산업 발전에 대한 충분한 고려를 통해 국가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취지인 듯하다.

그러나 기본계획이 입안되는 과정에서 핵심 군용기 사업에 대해 정책당국이 벌여온 지리멸렬한 결정과정을 들여다보면 이 계획의 장밋빛 그림에 과연 진정성이 담겨있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2009년 하반기의 언론보도를 종합해 보면 한국형 전투기(KFX)나 한국형 공격헬기(KAH) 같은 한국군 핵심 군용기 사업은 일관된 청사진 없이 표류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여 년에 걸쳐 개발해놓은 T-50이 과연 한국형 전투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지, 지난 정부부터 심혈을 기울여 개발해놓은 기동헬기(KUH)가 한국형 공격헬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지 그 경로 자체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대통령에게 책임 떠넘기기?

이 때문에 국회 국방위원회나 항공업계는 정부의 조속한 의사결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군용기 개발사업이 지리멸렬해지면 국방당국은 필연적으로 외국의 전투기나 헬기를 직구매하는 방향으로 경도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반면 지식경제부, 국방부, 방위사업청, 소요군은 차일피일 정책결정을 미루다 여론의 압력에 밀려 궁여지책으로 “대통령 보고 후에 결정한다”며 이 문제의 결정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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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D&D Focus 편집장 jdkim20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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