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신년사를 보니 도정 기본방향이 ‘성장동력 확충과 복지 증진’이더군요.
“네. 유럽 재정위기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물가는 치솟아 서민 생활은 더욱 어려워졌잖아요? 경남 주력산업인 조선과 항공, 기계산업,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집중 육성해 파이를 키우고, ‘어르신 틀니 보급 사업’과 ‘보호자 없는 병원’ 같은 서민 복지정책을 확대해야죠. 1년 8개월간 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조금씩 기반을 닦아왔고요.”
▼ ‘어르신 틀니 보급사업’이 흥미롭네요.
“치아가 나빠 음식물을 제대로 씹지 못하는 어르신이 꽤 많아요. 2014년까지 총 293억 원을 들여 1만3800명에게 틀니를 보급할 계획입니다.”
경남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약 37만 명. 이 중 2494명이 이 사업을 통해 지난해 시술받았다. 올해는 예산 98억 원을 들여 4000명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등 생계가 어려운 노인이 우선 지원대상이다.
“틀니 보급사업 잘되면 재선 무난”
▼ 어르신들은 식사 하실 때마다 김 지사를 떠올리겠군요. 가족들도 고마워할 거고요.
“이거 잘되면 도지사 재선은 무난합니다(웃음). 인기가 좋으니까 새누리당에서 반대한다, 이런 농담도 있는데 그럴 리 있겠습니까.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좀 더 많은 혜택을 드리고 싶어요.”
어르신 틀니 보급사업과 함께 전액 도비(10억4900만 원)를 들여 간병인을 무료 지원하는 ‘보호자 없는 병원’(마산·진주의료원)은 ‘김두관표 복지 아이콘’인 듯했다. 임기가 끝나는 2014년까지 초·중학생 전원 무상급식 공약 역시 시·군의 식품비 분담률(경남도와 교육청 각 30%, 시·군 40%)을 놓고 시·군과 갈등이 있었지만, 최근 창원시가 이를 수용하면서 일단락됐다. 그러나 경남지역 17명의 국회의원 중 14명이, 18개 시·군 단체장 중 13명이, 도의원 59명 중 37명이 새누리당 소속인 경남의 정치지형은 그에게 녹록지 않다.
▼ 경남의 정치지형을 고려하면 매번 정치력을 검증받겠습니다.
“그럼요(웃음). 저는 지방자치의 양축은 집행부와 의회라고 생각해요. 약간의 긴장과 갈등도 있었지만, 도의회나 도 집행부 모두 도민을 위하는 행정이잖아요. 상임위나 예결위에 참석해 충분히 설명하고 도와달라고 해야죠.”
기자는 김 지사와 만나기 전 도청 공무원과 도의원, 창원시민을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하면서 ‘김두관 도정’에 대해 애벌 취재했다. 도 관계자는 “지금까지 김 지사의 도의회 출석률은 100%다. 새누리당 의원들과도 사석에선 ‘형님 동생’하며 잘 지낸다고” 귀띔했다. 반면 새누리당의 한 도의원은 “자문기관인 민주도정협의회를 만들어 조례도 없이 예산을 지원하려 하고, 선거를 도운 인사를 남해도립대와 경남신용보증재단에 앉히는 등 실망이 크다”고 했다. 한 공무원은 “김 지사의 대선 출마 시기가 ‘차기냐, 차차기냐’를 놓고 공무원들끼리 내기를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쯤에서 기자는 본격적인 정치 현안에 대한 질문에 들어갔다. “정치 얘기를 해보자”고 운을 띄우자 김 지사는 “그게 더 궁금하시겠죠”라며 웃었다. ‘도정이 궁금해 창원에 왔겠느냐’하는 표정이었다.
▼ 4·11 총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네요.
“선거는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 여당에 대한 평가 성격이 강하잖아요? 그런데 요즘 국정운영에 대해 좋게 평가하지 않는 걸 보면 야권이 더 좋은 성적을 낼 거 같아요.”
▼ 총선의 주요 관전 포인트는 수도권과 PK지역이겠죠.
“부산·울산·경남 42석 중 (야권 후보가) 두 자릿수 이상 당선되는, 의미 있는 숫자를 만들어낼 거라고 봅니다. 기대하고 있고요. 뭐, 사실 도지사는 후보 사무실도 방문할 수 없고, (선거지원 활동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도울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어요.”
▼ 야권이 부산, 경남에서 각각 5, 6석 승리를 예상했는데요. 근거는….
“아, 아뇨. 들은 얘기를 전했어요. 후보를 국한해 말씀드릴 수 없고요, 여러 곳에서 해볼 만한 거 같아요.”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