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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PD·마케터 “반응을 예측하라”

모바일 미디어 시대

독자가 PD·마케터 “반응을 예측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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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PD·마케터 “반응을 예측하라”

실시간 영상 중계 서비스를 이용해 MSNBC와 인터뷰하는 조시 어니스트 미국 백악관 대변인.(왼쪽) 네오터치포인트의 모바일 드라마 ‘내 손안의 남자친구’.(오른쪽)

정치연설 중계도 모바일로

성공한 온라인 스타들을 지원하는 산업도 급부상하고 있다. 다중채널네트워크(Multi Channel Network, 이하 MCN)가 대표적이다. MCN은 1인 창작자의 활동을 지원하는 회사다. 인터넷 셀러브리티의 활동과 마케팅, 프로모션을 담당하는 소속사 기능부터 전문적인 콘텐츠 제작 교육, 영상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 제공, 콘텐츠 배급, 각종 데이터 분석까지 개인이 하기 벅찬 전문 영역에서 지원 활동을 하며 창의적인 콘텐츠 생산을 돕는다. 대표적인 MCN으로는 CJ 계열의 다이아TV(DIATV)와 다수의 인기 BJ가 속한 트레저헌터가 있다.

수많은 유튜브 스타의 성공으로 인터넷 방송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면, 모바일 기술 혁신 덕분에 누구나 시간과 장소, 장비의 제한 없이 실시간으로 생방송을 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 광화문광장에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녹화한 영상을 시차 없이 지구 반대편의 구독자가 받아보게 된 것.

올해 2월 출시된 실시간 방송 중계 애플리케이션 미어캣(Meerkat)은 원클릭으로 영상을 촬영한다. 해당 영상에 접속할 수 있는 링크 주소만 열면 누구나 생방송 영상에 접근할 수 있다. 미어캣은 출시 한 달 만에 30만 명이 넘는 서비스 이용자를 모았고, 현재는 약 200만 명 이상이 사용한다.

트위터 역시 실시간 영상 중계 서비스 페리스코프(Periscope)를 선보이며 영상 부문을 강화했다. 친구들의 방송, 팔로우한 인기인의 영상을 즐기며 언제든지 댓글과 하트 등을 통해 소통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실시간 방송의 쓰임새가 앞으로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화산 폭발 같은 재난 상황 생중계, 현장에서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사람들의 개인 방송, 선거운동 기간 정치연설 방송 중계 등 전통 매체에서 담당한 영상이 모바일 개인 방송의 침공을 받을 것이란 뜻이다. 전통 매체에서도 이 같은 트렌드를 따라간다. 미국 MSNBC는 미어캣 서비스를 이용해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책이 네트워크가 됐다”

모바일 생중계 영상과 셀러브리티를 엮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경우도 많다. 네이버와 연예기획사의 합작 서비스 브이(V)가 그렇다. 브이에서는 SM과 YG 등 유명 연예기획사 소속 인기 아이돌, 연예인이 직접 스마트폰으로 방송을 제작한다.

인기 아이돌 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의 방송은 브이에서 단연코 인기 있는 콘텐츠다. 그는 방송에서 무선 모형자동차를 조종하는 모습, 편하게 침대 위에 누워 있는 모습 등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지드래곤의 말을 해석한 영어 자막도 함께 나온다. 팬들은 기존에 볼 수 없던 스타의 일상생활 모습을 보고, 댓글로 직접 대화하며 연예인과 친밀감을 느낀다. 이 방송은 100만 회 이상 재생됐고, 수천만 개의 하트를 받았다.

페이스북의 ‘좋아요’에 해당하는 이 영상의 하트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모바일 시대 콘텐츠가 가져야 할 핵심 가치인 소통과 쌍방향성을 의미한다. 모바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은 콘텐츠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 간단하게는 ‘좋아요’ 버튼 클릭부터, 적극적으로는 콘텐츠에 대한 공유와 비평까지 다양한 양상을 취한다. 콘텐츠와 생산자, 수용자가 한 콘텍스트 속에서 상호 작용하는 것이다.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네트워크의 힘을 이용한다. 오가닉 미디어 윤지영 대표의 저서 ‘오가닉 미디어’가 바로 그것. 윤 대표는 출판에 앞서 원고를 하나하나 블로그를 통해 공개했다. 그 과정에서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반응이 나타났다. 자신 있었던 글은 싸늘한 반응을 받고, 책의 흐름상 쓸 수 없어 치워두었던 글은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는 이 실험을 통해 “책이 네트워크가 됐다”고 했다.

오프라인 매체의 페이스북 페이지도 마찬가지다. 편집자가 중요시한 콘텐츠를 독자가 외면하는 것을 관찰하면서 독자가 실제로 원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면 1면에 올린 콘텐츠가 버림받고 27면에 실린 콘텐츠가 모바일에서 막강한 생명력을 얻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윤 대표는 “독자 역시 콘텐츠의 일부”라면서 모바일 시대에 출간, 공개, 출시는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즉, 콘텐츠를 살아 숨 쉬는 유기체로 봐야 하며, 네트워크 속에서 공유, 언급, 리뷰, 구매 등의 관계가 발생하면서 콘텐츠의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집단지성의 힘이 콘텐츠에 개입한다.

온라인 방송을 진행하는 BJ들은 시청자의 댓글에 민감하다. 실시간 댓글은 방송의 시나리오를 바꾸고, 인터넷 방송을 완성하는 요소가 된다. 온라인 개인 방송인이 출연자라면 댓글을 다는 독자가 재능 있는 PD 노릇을 하는 것이다.

온라인 방송과 공중파 방송의 혼합을 시도한 MBC의 ‘마이리틀텔레비전’은 한발 더 나아간다. ‘정제되지 않은 시청자 댓글’이 ‘정제된 방송용 자막’으로 바뀐다. 순간순간의 기지로 튀어나오는 댓글은 한두 사람의 작가나 PD가 고심해 쓴 자막보다 훨씬 강력한 웃음 코드를 지닌다. 시청자 댓글 자막이 이 프로그램의 흥행 요소가 된 것은 당연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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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철 | 피키캐스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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