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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소신발언

“교사들은 정신 바짝 차려야, 인사에 교원평가 반영한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소신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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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소신발언

안 장관은 2006년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이사장을 맡으면서 이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MB 교육개혁 늦춰진 것 아니다’

안 장관은 취임 이후 가장 어려웠던 일로 ‘역사교과서 수정 문제’를 꼽았다. 취임 초기 열린 국정감사에서 역사교과서 수정 문제가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당시 역사교과서 판별기준으로 좌우의 스펙트럼을 떠나 국가 정통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교과서를 절대 비교사적으로 쓰지 못하도록 했으며 국사편찬위원회와 같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최대한 받아들여 수정했지만 좌우 양쪽에서 얻어맞았습니다.”

비단 역사교과서 수정 문제뿐은 아닐 것이다. 수많은 교육현안과 관련해 교과부는 ‘좌우의 스펙트럼을 떠나’ 양쪽에서 비판받는다. 수월성을 앞세운 정부 교육정책의 방향성에 반대하는 진영뿐 아니라 지지하는 쪽에서도 “말만 앞섰지 뚜렷한 성과는 아무것도 없다”고 비판한다.

이에 대해 안 장관은 “지난 1년간 학교와 대학의 자율화, 고교 다양화, 교육정보공시제 등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는 데 역점을 뒀으며 현 정부가 세운 교육개혁의 윤곽은 잘 잡혀가고 있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 교육개혁이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처음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내놓은 것은 그 자체가 정책이 아니라 정책제안입니다. ‘폴리시 이니시에이션(policy initiation·정책 개시)을 한 거죠. 그 가운데 어떤 제안은 바로 정책이 될 수 있고, 어떤 제안은 수정되고, 어떤 제안은 잘 맞지 않아서 폐기됐습니다. 예컨대 인수위에서 나온 영어교육 얘기가 화제가 됐지요. 중요한 건 그 정책을 갖고 학생, 교사, 교장 등을 다시 만난 후의 일입니다. 영어교육은 어떤 식으로, 영어시험은 어떤 식으로 하는 게 바람직한지를 다시 점검하다 보니 인수위 안과 조금 달라진 겁니다. 하지만 영어교육정책이 후퇴했다는 건 오해입니다. 영어 교육과정 개선, 영어 교원 확보,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개발 등 영어공교육의 핵심정책은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영어교육과 관련, 교과부는 교사 영어 심화연수를 확대하고 올해 9월부터 영어회화 전문강사 5000여 명을 각급 학교에 배치할 계획이다. 2012년 시행을 목표로 개발 중인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의 경우 향후 공신력 인정 정도와 의견수렴을 거친 후 수능시험 외국어능력시험 대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사교육비, 공교육 경쟁력이 해법

▼ 사교육비 문제가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내놓은 공약이 ‘학교 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인데요. 불황에도 사교육비는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사교육비가 연 평균 12% 이상 증가했는데 사실 지난해는 4.3% 증가했습니다. 증가율이 주춤한 것도 있습니다. 우리가 잘했다기보단 다른 여러 원인이 있겠죠. 경제가 나빠지니까 학원에 덜 보냈거나…. 하지만 한편으론 경제가 나빠지니까 해외 영어연수가 줄어든 것도 한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면, 4% 남짓한 건 희망적이지 않은가요?”

▼ 증가세가 줄어들었으니 오히려 희망이 있다는 뜻인가요.

“그렇죠, 총체적으론 늘어났지만 그 속도가 줄어든 것을 보면 기회가 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런 때 좋은 정책을 쓰면 정말 사교육비를 반감하는 일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습니다. 사교육비 없애는 해법은 간단합니다. 공교육을 살려야 합니다. 사교육 대신 공교육에 의지한다면 사교육비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공교육을 살리는 구체적 해법이 있는지요.

“공교육의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평준화에 따른 획일성이라는 잣대가 문제였습니다. 예컨대 잘하는 학생, 못하는 학생, 중간 학생이 같은 반에서 공부하는데 보통 중간 학생이 기준이 됩니다. 그럼,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 모두가 피해를 봅니다. 그런데 이것을 보상하는 체제가 미흡했어요. 잘하는 학생은 계속 잘하게 하고 못하는 학생은 끌어올리는 메커니즘이 필요한데 이게 없이 방치된 게 문제입니다.

둘째 대학입시의 문제입니다. 학부모들은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어려서부터 그것에 맞춰 투자합니다. 재능은 크게 보지 않아요. 그러면서 엄청나게 사교육비가 올라갑니다. 그 원인은 바로 대학입시입니다. 점수 0.001점으로 당락이 결정되는 체제가 있는 한 시험 위주로 가르칠 수밖에 없습니다. 수능이나 내신 등 시험 점수만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그럼으로써 공정성을 기하는 체제…. 이건 학생이 소수일 땐 괜찮지만 학생 수가 많아지면 문제가 됩니다. 모두 고교 졸업하고 대학에 가려 합니다. 그러니 경쟁이 엄청나죠. 선진국은 그걸 다 뛰어넘었는데 우린 아직도 그런 체제입니다. 그래서 입시제도를 개혁해야 합니다.

셋째 학교당국, 공급자의 책무성이 문제입니다. 교장, 교감, 교사들이 잘했다면 학생들이 학원으로 몰려갔을까요? 훌륭한 우리나라 교원들이 그 자질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느냐 이겁니다. 이분들은 학원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도, 그 능력을 충분히 발휘했나요? 극단적으로 예를 든다면, 학생이 학원에서 공부하고 와서 학교에서 자도 ‘아이고 너 수고했다’ 이렇게 머리 쓰다듬어주는 풍토는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사교육 기관 못지않게 학생을 잘 돌봐줬는지 교사들이 반성해야 한다는 겁니다. 교사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노력해야 합니다.”

교원평가 인사자료로 활용해야

고교 다양화, 대입 자율화, 입학사정관제, 교원 평가제 등 이명박 정부에서 내놓은 대표적인 교육정책은 모두 그가 지적한 세 가지 문제(획일화, 대학입시, 공급자 책무성)의 해결책으로 내놓은 것들이다.

▼ 학교가 학원과 경쟁해야 한다는 말씀인데, 학교와 학원이 할 일은 다르지 않은가요.

“물론입니다, 학교가 학원 식으로 가면 절대 안 됩니다. 학원의 목표가 지식의 효과적인 전달이라면, 학교는 인성교육 등 그보다 더 다양한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학생이 만족할 만큼 지식을 전달하는 겁니다. 만일 그 기능이 학원 때문에 약화된다면 공교육의 핵심이 빠져나가는 거나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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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인│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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