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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박사 매머드 복제? “현재로서는 가능성 0%”

코요테 복제 발표 넉 달 지난 지금도 논문 발표 없어

황우석 박사 매머드 복제? “현재로서는 가능성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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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박사 매머드 복제? “현재로서는 가능성 0%”

발굴된 유카기르 매머드와 러시아 연구진.

사하공화국은 1995년부터 일본 긴키대 복제연구팀, 교토대 이리타니 명예교수팀 등과 함께 매머드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사하공화국과 일본의 합동 연구 성과는 미미하다. 2009년 긴키대 가토 교수 연구팀에서 1만5000년 이전의 매머드 조직에서 세포를 분리해 쥐의 난자에 핵 이식한 결과를 국제적인 학술지 ‘퍼드메드(Pudmed)’에 발표한 것이 거의 유일한 성과다.

지난해 12월 20일 연합뉴스 등이 “황 박사가 매머드 복제 연구를 위해 러시아 과학자들로부터 매머드 유전자(DNA)를 제공받기로 했다”고 보도하면서 황 박사의 매머드 복제가 가시권에 든 것 아니냐는 여론이 일었다. 이 보도 이후 황 박사의 지인들이 대표로 있어 일명 ‘황우석 관련주’로 불리는 에스티큐브와 디브이에스 주가가 하루 만에 각각 14~15% 급등했다.

하지만 황 박사 측과 러시아 연구진 사이에 DNA 제공 등 구체적인 협의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난’ 정황은 다음과 같다.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올 3월 11일까지 KBS와 한국사하맘모스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가 공동 주최한 ‘Hello, 맘모스! 2012 러시아 야쿠트맘모스 발굴 대탐험전’이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리고 있다. 매머드 연구에 앞장선 러시아 북동연방대 측이 조직위에 황 박사와의 만남을 주선해달라고 부탁해, 러시아 연구팀과 황 박사팀은 12월 15일 개막식에서 처음 인사를 나눴고 다음 날 서울 태평로 한 중식당에서 2시간 남짓 식사를 했다. 조직위 측은 “인사를 나누고 앞으로 실험에 대해 아이디어를 나누는 정도였다”며 “실제 DNA를 받기로 했다거나 본격적으로 연구에 착수하기로 결정한 것은 없다”고 인정했다.

러시아 북동연방대 측에서 황 박사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황 박사의 코요테 복제 성공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17일 황 박사는 코요테의 체세포를 개의 난자에 이식하는 체세포 핵이식방법으로 코요테 복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개와 코요테는 종(種·species)이 다른 동물로 황 박사 측은 “이종 간 체세포 핵이식 기법을 이용해 멸종위기 동물인 코요테를 복제한 것은 세계적으로 처음”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곧이어 코요테 복제에 대한 검증 논란이 일었다. 주요 쟁점은 3가지, 즉 △코요테가 멸종위기인가 △이종 간 체세포 핵이식이 정말 세계 최초인가 △코요테 복제가 학계에서도 인정을 받았는가 등이다.

경기도가 황 박사 측과 함께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요테는 멸종위기등급 ‘위기’로 표시돼 있다. 하지만 멸종위기종의 보호등급을 매기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코요테는 멸종위험이 낮은 ‘최소 관심(LC)’ 등급으로 분류돼있으며, 이 등급에는 사람도 포함돼 있다. 이를 두고 학계에서는 “황 박사팀이 성과를 두드러지게 보이기 위해 코요테를 멸종위기 동물로 묘사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황 박사 측은 “‘이종 간 복제’ 성공이 중요하지, 코요테가 멸종위기 동물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한발 뺐다. 또한 2007년 이병천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개의 난자를 이용해 회색늑대를 복제한 적이 있어 이종 간 복제가 최초인지 여부도 논란이 있다. 황 박사 측은 “회색늑대와 개는 종이 같다”며 “진정한 이종 간 체세포 핵이식 기법을 이용한 복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주장했다.



가장 큰 논란은 복제 코요테 공개 넉 달이 지난 현재까지 이번 연구와 관련된 논문이 공개되지 않은 점이다. 황 박사 측은 2월 9일 “관련 논문은 조만간 저널에 실릴 것이고 현재는 검토 중이다. 어떤 논문에서 검토 중인지는 ‘엠바고’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학계에서 성과를 인정받기 전에 ‘언론 플레이’부터 했다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황 박사 측은 의연했다. 현상환 수암연구원 원장의 말이다.

“저희 연구팀의 목표는 아프리카 들개 ‘리카온’ 복제입니다. 코요테는 리카온 복제까지 가는 중간 단계이기 때문에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그래서 저널 수록도 늦어진 겁니다. 지난해 10월 17일 언론 공개는 저희가 아니라 경기도에서 주도한 겁니다. 경기도로서는 자신들이 투자한 야생동물센터에서 처음으로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낸 사례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자랑하고 싶었던 겁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경기도는 “황 박사측의 자료를 받아 보도자료를 만든 것”이라며 당혹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 여부와 관계없이 코요테 복제는 국내 언론뿐 아니라 외신에도 소개됐다. 특히 러시아 민영방송국인 NTV는 황 박사의 코요테 복제 성공 소식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과 더불어 2011년 세계 10대 뉴스에 선정했다. 조직위는 “러시아 사하공화국에서 매머드 유물이 자주 발견되면서 매머드 복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다”면서 “이러한 보도 때문에 러시아 북동연방대 측도 황 박사에게 관심을 가진 것 같다”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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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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