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호

조국, 법정구속 또 면해 “이례적 일, 판사도 사람인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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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준 기자

    mrfair30@donga.com

    입력2024-02-08 15: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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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8일 서울고등법원 재판부(서울고법 형사13부)가 자녀 입시 비리 및 감찰 무마 혐의(업무방해‧청탁금지법 위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항소심 선고에서 지난해 2월 1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 혐의 전부에 대해 1심과 같이 봤다. 아들·딸 입시비리 혐의 대부분과 노환중 전 부산의료원장으로부터 딸 조민 씨가 받은 장학금 600만 원에 대한 청탁금지법 위반을 유죄로 인정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무마한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아들 조모 씨와 관련된 입시비리 혐의로 함께 기소된 부인 정경심 교수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은) 원심 및 이 법원에서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거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판결 이유를 밝혔다. 다만 “증거 인멸 및 도망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방어권을 보장하겠다”며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로써 조 전 장관은 지난해 2월 1심 판결에 이어 다시 구속을 피하게 됐다. 1심 판결 재판부도 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면서도 불구속 조치한 바 있다. 조 전 장관은 판결 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가겠다”며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조 전 장관이 구속되지 않은 데에 대해 “이례적 일”이라고 평가했다. 검사 출신 변호사 A씨는 “사실상 기소한 혐의가 모두 인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2심에서까지 법정 구속이 되지 않은 것은 희한한 일”이라며 “조 전 장관이 또 항소를 하면 대법원까지 가게 된다. 상고심은 법정 출석이 필수가 아니라 불구속 할 당위성이 약하다. 결국 부담은 대법원이 지고, 조 전 장관으로선 시간을 벌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로서는 죄는 입증했지만 못한 듯한,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는’ 기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현직 판사 B씨는 “정무적 판단이 고려된 것 같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개 2심까지 유죄가 확정되면 법정 구속이 일반적이기에 이번 판결은 이례적인 게 맞다. 조 전 장관은 진보 진영에 상징적 의미가 있기도 하고, 오랫동안 재판받으며 ‘불쌍하다’는 여론도 꽤나 형성된 것 같다. 게다가 요즘엔 총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물론 판사는 법리 원칙에 따라 재판하지만 결국 사람이다. 여러 외부 영향에 부담을 아예 안 받긴 힘들다. 무엇보다 대통령 지지율이 너무 낮지 않나.”

    조 전 장관은 4월 총선을 자유의 몸으로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조 전 장관이 주도하는 정책 싱크탱크 리셋코리아행동을 중심으로 야권에선 이미 ‘조국 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6일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조국 신당을 거론하며 “어느 누구도 배제할 의사는 없다. 충분히 큰 텐트 안에, 또 한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고 말했다. 7일 민주당은 자당을 중심으로 하는 ‘통합형 비례정당’ 창당 작업에 착수한 바 있다. 다만 조국 신당의 동력이 더욱 약화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조 전 장관이 법정 구속을 피하긴 했지만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 받은 건 그만큼 혐의가 입증됐다는 뜻”이라며 “조 전 장관 개인은 자유로울지 몰라도 흠결은 더 발생한 셈이라 총선에 주는 영향력은 더 감소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현준 기자

    이현준 기자

    대학에서 보건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했습니다. 여성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관심이 많습니다. 설령 많은 사람이 읽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겐 가치 있는 기사를 쓰길 원합니다. 펜의 무게가 주는 책임감을 잊지 않고 옳은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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