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호

빅데이터로 풀어낸 대박집

이탤리언 화덕피자 전문점 뚜띠쿠치나

고객을 이롭게 하면 나도 이로워진다

  • 입력2018-08-12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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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세청이 발표한 2017년 국세연감에 의하면 2016년 한 해 동안 110만 명 넘게 창업하고 84만 명 정도가 폐업했다. 올해는 폐업자가 1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어려운 창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대박집은 존재한다. 입지가 좋지 않은 불리한 여건에도 대박 신화를 이룬 경기도 고양시의 이탤리언 화덕피자 전문점 뚜띠쿠치나도 그렇다. 그 성공 비결을 살펴보자.
    21세 어린 나이에 결혼한 이현미(49) 사장은 결혼 뒤 곧바로 보험회사에 취직해 4년 만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을 만큼 ‘똑순이’다. 10년 넘게 보험회사에 다니던 그는 과감하게 회사를 그만두고 일식 분식점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열었다. 7년을 열심히 장사하며 돈도 벌었다. 당시 유행하던 피부관리 전문 프랜차이즈 가맹점도 병행했다. 4년 동안 운영하던 피부관리 전문점은 유행이 지나가는 추세를 감지하고 발빠르게 권리금을 받고 처분했을 만큼 사업 수완도 좋았다. 얼마 후 일식 분식점도 처분했다. 

    이 사장은 일식 분식점과 피부관리실을 운영하면서 힘이 들었기에 좀 편하게 장사하고 싶었다. 그러던 차에 와인 레스토랑이라는 생소한 업종이 눈에 확 들어왔다. 특히 주방이나 홀 근무 없이 매장 운영만 전담하면 된다는 본사 설명에 마음이 더 끌렸다. 그래서 2007년 12월 마포구 상암동에 54평 점포에 총 창업비용 10억 원을 들여 와인 레스토랑을 열었다. 그 당시 우리나라엔 다소 생소한 업종이었다. 

    거액의 창업비용을 들여 매장을 열었지만 기대와는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메뉴 가격은 비싼 데다 운영주가 직접 나서지 않으니 서비스에 문제가 생겼다. 장사가 시원치 않았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운동화 끈을 질끈 매고 다시 일선에서 뛰었다. 그러자 매출이 조금씩 오르면서 자리 잡혀갔다. 그렇게 천신만고 끝에 매장은 회생했고 7년을 운영하면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에 자신만의 브랜드인 뚜띠쿠치나를 열게 됐다.

    고객 이득이 먼저

    이현미 사장은 식재료 구입 단가를 낮춘 만큼 한 단계 질 높은 식자재를 구입해 음식의 퀄리티를 높였다. [김성남 기자]

    이현미 사장은 식재료 구입 단가를 낮춘 만큼 한 단계 질 높은 식자재를 구입해 음식의 퀄리티를 높였다. [김성남 기자]

    2011년 지금의 행신동 매장을 열기 위해 아예 건물을 매입했다. 은행 대출도 받았지만 레스토랑 운영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갚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때마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지원업체로 선정되면서 심적 부담도 좀 덜 수 있었다. 그는 이 지원을 받기 위해 사업계획서를 비롯한 자료 준비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한다. 그렇게 열심히 준비한 끝에 이탤리언 화덕피자 전문점 뚜띠쿠치나를 오픈했다. 

    하지만 사업이 기대한 대로만 되면 얼마나 좋을까. 매장 문을 열었지만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매장 위치가 단독주택이 몰려 있는 뒷골목인데다 유동인구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이구동성으로 맛있다고 칭찬했지만 그것이 곧바로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런 상황에 굴하지 않고 그는 오히려 마포구 상암동에 있던 와인 레스토랑을 뚜띠쿠치나 매장으로 간판을 바꿨다. 뚜띠쿠치나는 그렇게 매장 두 개로 시작됐다. 



    이 사장은 와인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됐다. 무엇보다 맛에 집중했고 서비스와 위생청결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그는 자신의 성공 비결을 이렇게 말한다. “고객에게 이득을 주면 자연스럽게 내게도 이득이 따라온다.” 

    “뚜띠쿠치나 매장이 늘어나 식재료를 대량으로 구입하면서 구입 단가를 낮출 수 있었다. 구입 단가가 낮아진 만큼 한 단계 질 높은 식자재를 구입했다. 그러다 보니 재방문한 고객들이 한결같이 ‘맛이 전보다 더 좋아졌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음식 프랜차이즈 본부 및 외식기업은 식자재 대량 구입으로 단가가 낮아지면 회사 수익으로 돌리거나 대표의 수익으로 돌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사장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고객을 더 이롭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다 보니 직영점 두 곳과 직원점 3곳 그리고 가족점 형태의 매장 6곳 등으로 확산됐다. 그리고 자매 브랜드인 스파게티 전문점 프로메사와 연구개발실 키친앤클럽이 연이어 문을 열게 됐다. 이렇게 사업이 확장되자 올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디자인 등 업그레이드용 거액의 자금까지 지원받게 됐다.

    “확신이 들지 않으면 창업하지 마라”

    그는 성공 비결을 이렇게 말한다. 첫째 창업 트렌드를 잘 읽어야 하고, 둘째 최상의 재료로 뛰어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에 집중해야 하며, 셋째 고객을 이롭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게 향후 계획을 물었더니 HMR(가정식 대체식품) 시장에 진출하는 것과 병행해 피자 전문점과 파스타 전문점으로 세분화해서 소자본 창업 형태의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을 전개하고 싶다고 했다. 그의 계획 중 도제교육 일환으로 고등학생 대상의 셰프 양성과정이 인상적이었는데, 고등학교 재학생 6명을 선발해 자신이 운영하는 매장 3곳에 취업시켜 공부와 일을 병행하면서 전문 요리사로 양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예비 창업자에게 ‘실력을 먼저 기르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업종에 90% 이상 확신이 들지 않으면 창업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 자신도 얼마 전, 실패의 아픔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뚜띠쿠치나가 잘나가자 인근에 갈비 전문점을 차렸으나 이탈리아 음식과는 다른 한식이다 보니 관리와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억지로 3년을 버티다 결국에는 총 창업비용의 25% 정도만 회수하고 문을 닫았다. 그는 “전문 분야가 아니면 창업에 신중하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업종 빅데이터로 풀어본 피자 전문점

    최근 6년간 전국 피자 전문점 수는 2012년 6753개, 2014년 6718개에서 2015년 7593개로 크게 늘었다. 저가 피자 프랜차이즈 브랜드 증가가 원인으로 보인다. 이후에도 2016년 7586개로 미미하게 줄었다가 2017년 8075개로 다시 증가했다. 따라서 창업 아이템으로 성공 가능성은 어떤지, 전국 매장 수와 전체 매출 시장 규모, 그리고 매장당 월평균 매출액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나이스지니데이터의 빅데이터 자료를 분석해보니 매장당 월평균 매출은 2012년 4543만 원, 2013년 3179만 원, 2014년 4736만 원, 2015년 2405만 원, 2016년 2489만 원, 2017년 2532만 원이었다. 2015년을 고비로 전년보다 49% 가까이 폭락했다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2015년을 기점으로 외국계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영 악화와 불경기 여파로 고가의 피자 전문점 매출이 폭락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뚜띠쿠치나의 월평균 매출과 손익계산은 어떤지 알아보자. 월평균 매출은 5000만 원, 재료비 1775만 원(35.5%), 인건비 1200만 원(24%), 복리후생비 30만 원(0.6%), 수도광열비 155만 원(3.1%), 통신비 5만 원(0.1%), 전기사용료 45만 원(0.9%), 제세공과금 30만 원(0.6%), 임차료 180만 원(3.6%), 기타 비용 290만 원(5.8%), 영업외 비용(이자) 50만 원(1%), 순이익 1215만 원(24.3%)으로 계산된다. 여기에 부가가치세 7% 정도인 350만 원을 납세한다고 보면 순이익 900만 원(17.3%)이 나온다. 순이익이 높은 이유는 재료비와 임차료가 상대적으로 낮고 감가상각 기간이 지남에 따라 감가상각비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불경기에는 수명 주기상 성숙기가 긴 아이템으로 재료비 비중이 높지 않아야 하며, 인건비와 임차료를 줄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 뚜띠쿠치나는 인건비를 제외한 3가지가 해당되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피자 전문점 업종 경쟁력

    (주)나이스지니데이타의 업종 빅데이터 자료를 분석했더니, 2017년 12월 기준으로 서울의 경우 강남구가 매장 수 73개에 매장당 월평균 매출 8045만 원으로 단연 앞서 있고, 중구(27개 6416만 원), 용산구, 영등포구, 종로구 순으로 높았다. 오피스가 특성이 강한 상권이 매장당 월평균 매출이 높았다. 매출이 저조한 순으로는 도봉구가 38개 2705만 원으로 1위고, 그다음으로 강북구(50개, 2742만 원), 금천구(34개 2996만 원), 관악구 등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저조한 곳을 보면 주택가 특성이 강한 상권이다. 따라서 서울시 경우 사무실이 밀집된 곳을 중심으로 배후에 아파트단지 등 주택가가 몰려 있는 곳이 적합한 상권인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경기도의 경우 과천시가 매장 수 3개 6618만 원으로 매장당 월평균 매출이 가장 높고 화성시(96개 5022만 원), 용인시(141개, 4618만 원), 수원시, 하남시 순으로 매출이 높았다. 과천시는 매장 수가 워낙 적어서, 화성시와 하남시는 인구가 계속 증가하면서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고 생각된다. 매장당 월평균 매출이 낮은 곳은 연천군으로 매장 수 13개 1363만 원이었고, 가평군(13개 1498만 원), 포천시, 안산시, 시흥시 순으로 나타났다. 

    위 분석에서 보듯이 피자 전문점은 지역별로 출점 전략이 달라져야 하고 출점 타당성 분석을 통해 세심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아이템이다. 물론 현재 피자 전문점 창업은 크게 매력적이지 않지만 2015년을 최저점으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기 때문에 인건비와 재료비 그리고 임차료를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도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로 풀어본 상권입지분석

    뚜띠쿠치나 매장을 중심으로 반경 500m를 1차상권 범위로 정하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정보시스템으로 상권입지를 분석했더니 상권등급 5등급 중 3등급, 입지등급은 5등급 중 2등급으로 나왔다. 상권 유형은 중밀주거지역으로 구분된다. 상업·업무시설 밀도가 매우 낮으며, 빌라와 저층 아파트가 밀집해 있고 고층 아파트가 드문 지역이다.


      도로  

    상권 범위(반경 500m) 안에는 왕복8차선 도로인 중앙로와 왕복4차선 도로인 행신로와 서정마을2로, 서정마을로, 왕복2차선인 서정마을1번7길로, 중앙로472번길 등이 있으며, 인도와 차도 구분이 없는 골목길인 468번길, 행신311길, 행신로291번길, 279번길, 325번길 등이 있다. 골목길이 많은 이유는 도시개발 이전부터 주택가가 형성된 주거지역이기 때문이다. 왕복8차선인 중앙로가 상권을 남북으로 갈라놓는 상권 단절 요인이 된다.  

      방위  

    상권 범위를 설정하기 위해 동서남북을 비롯한 8방위를 사용한다. 매장을 중심으로 1차상권 범위인 반경 500m의 8방향 꼭짓점을 연결하면 그것이 바로 상권 범위가 된다. 뚜띠쿠치나 매장은 동쪽 500m 지점인 서정4단지 휴먼시아아파트 404동, 서쪽 햇빛동신일신 24단지아파트 2412동, 남쪽 500m 지점인 미래치과, 북쪽 로얄낚시터, 북동쪽 도내로27, 동남쪽 아람초등학교, 남서쪽 효그린요양병원, 서북쪽 가라산공원로 각각의 꼭짓점을 연결하면 총면적 70만5674㎡(21만3466평)가 상권 범위가 된다.


      TG 및 동선  

    상권 범위 안 교통발생원이라 할 시설이 없다. 대표적인 교통발생원은 지하철역이나 백화점,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등 사람이 많이 들락거리는 시설물을 말한다. 교통발생원이라고 할 만한 시설물이 없다는 것은 상권 활성도가 떨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곳 상권의 주동선은 중앙로 북쪽 도로변을 따라 베스킨라빈스에서 기업은행 행신동 지점까지 220m거리다.
      


      업종  

    반경 500m의 상권 범위 안에 있는 총 486개 점포 중 음식점이 236개(48.6%), 서비스업 90개(18.5%), 도소매업 157개(32.3%)가 분포해 있다. 전국 1500여 곳 상권의 업종 평균 분포 비율이 음식업 50% 내외, 서비스업과 도소매업 각각 25% 내외라고 보면 이곳의 음식업 비율은 전국 평균과 비슷하고 도소매업 비율은 평균치보다는 높다. 따라서 이곳은 주택가 특성이 강한 상권 유형을 보이고 있다. 선택업종인 피자 아이템 업소는 3개로 0.6%의 분포도를 보이고 있다.
      

    입지 분석  

    입지 조건은 가시성, 접근성, 주차편의성, 인지성, 홍보성 5가지 요소로 분석하는데 뚜띠쿠치나 매장의 가시성은 왕복2차선 도로인 지선도로에 접하고 있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어서 50점 만점에 25점, 접근성은 20점 만점에 10점, 주차편의성은 15대 규모의 자체 주차시설을 갖추고 있어 15점 만점에 15점, 매장을 고객에게 얼마나 쉽게 설명할 수 있느냐 정도를 나타내는 인지성은 10점 만점에 5점, 홍보성은 5점 만점에 2.5점으로 총 57.5점의 C급지 이하로 평가된다. 따라서 이곳 매장은 출점을 해서는 안 되는 입지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입지는 성공 가능성이 낮다.
      

    빅 데이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정보시스템 분석 자료에 의하면 이곳은 주거인구 2만1589명, 직장인구 2684명으로 직장인구가 훨씬 적은 주택가 특성이 강한 상권이다. 주거인구 중 10대 7%, 20대 11.2%, 30대 17.5%, 40대 18%, 50대 18%, 60대 이상 16.4%로 40~50대가 가장 많은 분포를 보이고 있다. 직장인구도 20대 11%, 30대 20.3%, 40대 28.7%, 50대 25.5%, 60대 이상 14.6%로 40~50대가 가장 많다. 고객별 매출 특성에서도 20대 8.8%, 30대 20.9%, 40대 35.2%, 50대 27.8%, 60대 이상 7.2%로 40~50대가 가장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뚜띠쿠치나는 입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공해 매장을 12개까지 늘렸다. [김성남 기자]

    뚜띠쿠치나는 입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공해 매장을 12개까지 늘렸다. [김성남 기자]

    업종별 매출 추이는 2017년 10월 2402만 원, 11월 2374만 원, 12월 2691만 원, 2018년 1월 1859만 원, 2월 1837만 원, 3월 1779만 원으로 최근 6개월 동안 2018년 3월 매출액이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난다. 12월 매출이 높은 것은 크리스마스를 비롯한 연말 특수 때문으로 보인다. 2월과 3월에 매출이 떨어지는 이유는 설 명절 등으로 가정마다 지출이 많아 소비 여력이 줄었기 때문이다. 요일별 매출 비율은 2018년 3월 기준으로 월요일 6.7%, 화요일 7.5%, 수요일 6.9%, 목요일 14.1%, 금요일 14.9%, 토요일 26%, 일요일 23.8%로 주말에 매출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시간대별 매출 비율은 저녁식사 시간대인 17~21시가 45.5%로 가장 높고, 14~17시가 20.8%로 점심식사 시간대 18.2%보다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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