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혁신 성과 없다?
“총리실 평가서 7~8점 받아”
최종구 금융위원장. [안철민 동아일보 기자]
금융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각종 금융혁신 작업이 별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관료 출신인 최 위원장에 대한 청와대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금융위원회의 관리감독을 받는 금융감독원에 청와대와 직접 소통이 가능한 김기식 전 원장이나 윤석헌 원장이 임명된 것도 이 연장선상에서 해석된다. 국무총리발(發) 개각론과 맞물려 “최 위원장이 국무총리실에서 실시한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동걸 산은 회장 ‘평판 조회’
여기에 최근 청와대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에 대한 평판 조회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 위원장 거취에 관심이 더 커졌다. 이 회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데다 문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가계부채 등 금융정책의 뼈대를 완성한 인물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때부터 금융위원장 후보군으로 분류돼왔다.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청와대는 6월 하순께 경찰 등을 통해 이 회장에 대한 세평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평판 조회는 개각 등 인사를 앞두고 실시된다. 그러나 여권 내 전언을 종합하면, 최 위원장 교체는 당분간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최 위원장은 국무총리실에서 실시한 내·외부 평판 평가에서 상위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총리실 평가에서 최 위원장이 10점 만점에 7~8점을 받은 것으로 안다. 창의적인 부분이 아쉽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내부 직원들과 언론의 평가가 괜찮았다고 한다”고 전했다.문재인 정부 경제팀 중에선 관료 출신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 위원장밖에 없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최 위원장을 섣불리 교체 대상에 올리기가 어렵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여권의 다른 관계자는 “소폭 개각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이런저런 평가를 들어보면 최 위원장은 끄떡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 교체설의 진원지가 된 이동걸 회장 평판 조회는 최근 단행된 청와대 참모진 개편과 연관된 일로 전해진다. 청와대 관계자는 “개각 가능성이 있지만 최 위원장 교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면서 “최근 이동걸 회장에 대한 세평을 들은 것은 청와대 경제수석 및 일자리수석 교체와 관련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이 회장이 산업은행 회장으로 간 지 1년이 채 안 된 점 등을 고려해 수석 인사에서도 제외했다고 한다.
“뚝심으로 균형 유지”
업계에선 최 위원장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적지 않다. 한 증권사의 고위 임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참여연대 같은 시민단체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에서 그나마 최 위원장이 뚝심으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최 위원장마저 입지가 흔들린다면 이 정부의 금융정책은 균형감을 상실하고 말 것이다. 그런 상황이 오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그래선지 금융위 내에선 “(최 위원장) 교체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금융위에선 최 위원장이 이제 경험도 많이 쌓여 앞으로 잘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라는 목소리가 굳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