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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돈이 되는 법률지식 ②

세금도 내지 않고 출처도 묻지 않는 계(契)에 관한 모든 것

  • 장진영│변호사│

세금도 내지 않고 출처도 묻지 않는 계(契)에 관한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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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강남을 근거지로 삼아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굴리던 다복계가 깨져 사회적인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계는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근대 이전에는 농업사회에 맞추어 둑의 축조나 수리를 위한 제언계, 경조사 때 들어갈 목돈을 장만하기 위한 혼상계, 종중원들끼리 친목을 도모하는 종중계 등의 형태였지만 현대에는 값비싼 명품을 마련하기 위한 가방계, 반지계, 친목도모를 위한 형제계, 고액의 곗돈과 높은 금리를 준다는 귀족계 등 다양한 형태로 변화,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 옛날, 2000년 전 삼한시대 때부터 전해 내려왔다는 계가 펀드니 선물이니 하는 첨단 금융상품이 지배하는 오늘날에도 그 위세가 약해지기는커녕 서민 금융수단을 넘어 부유층,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이어가는 현상은 아주 흥미롭다. 계의 사회적 현상에 대해 법률적인 관점에서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왜 계가 인기를 끄는 것일까

계가 기나긴 세월을 거쳐 지금도 다양한 형태로 발전을 거듭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네 가지를 든다.

첫째, 사회적 인적 교류를 넓히기에 좋은 수단이다. 계는 강력한 상호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유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폐쇄적일 수밖에 없다. 진입장벽이 높고 소위 ‘물 관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그런데 일단 내부 구성원이 되기만 하면 인적 네트워크 형성과 정보 습득에 유리한 지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둘째, 목돈을 만들기 좋은 수단이다. 일단 계가 깨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계원들은 강제성을 띤 곗돈 불입 의무에 커다란 부담을 갖게 된다. 강제성이 없는 일반 금융상품에 비해 지출을 통제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셋째, 이용하기 쉽다는 점이다. 그리고 먼저 곗돈을 타는 사람이 이자를 많이 내야 하기는 하지만 금융기관과는 달리 담보 없이도 돈을 빌릴 수 있어서 좋고 나중에 곗돈을 타는 사람은 금융기관보다 훨씬 높은 이자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세금을 내지 않고 출처도 묻지 않는 이점이 있다. 은행에서 이자를 받으면 20%가 넘는 이자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곗돈 이자는 은행보다 높으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또 금융당국의 추적을 피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계가 검은돈을 세탁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계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

계원의 구성이나 계의 목적에 따른 분류도 가능하지만 가장 중요한 곗돈을 타는 방식에 의한 분류로는 번호계와 낙찰계가 대표적이다.

번호계는 미리 순번에 따른 이자를 정해놓고 계원끼리 순번을 정해 곗돈을 받는 방식이다. 급전이 필요한 계원은 앞 순번을 받고 높은 이자소득을 원하는 계원은 뒤 순번을 신청하게 된다. 순번을 미리 정하는 것이 아니라 곗돈을 탈 때마다 뽑기로 정하는 형태의 계는 뽑기계라고 한다.

낙찰계는 가장 낮은 곗돈을 받겠다고 써 내거나 가장 높은 이자를 주겠다고 써낸 계원부터 먼저 곗돈을 타는 방식이다. 입찰방식으로 곗돈 타는 순서를 정하기 때문에 입찰계라고도 한다.

급전이 필요한 사람은 번호계보다는 낙찰계에서 더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반면 급전을 받아간 사람이 곗돈을 못 부을 가능성도 그만큼 높기 때문에 계가 깨질 위험도 낙찰계가 더 크다. 그래서 계가 형사문제로 비화하는 경우 대부분 낙찰계인데 최근 문제가 되었던 다복회도 낙찰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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