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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달호 편의점 칼럼

GS25가 ‘애국 도시락’ 판매하는 까닭

  • 봉달호 편의점주 runtokorea@gmail.com

GS25가 ‘애국 도시락’ 판매하는 까닭

  • ● 그 많던 훼미리마트는 어디로 갔을까
    ● ‘불도저식 프랜차이즈’ 감당 못 한 SPC
    ● ‘삼각김밥 혼다씨’의 회고
    ● 코오롱의 ‘슈퍼마켓스러운’ 편의점
1989년 문을 연 대한민국 1호 편의점 세븐일레븐 올림픽점. [사진제공·코리아세븐]

1989년 문을 연 대한민국 1호 편의점 세븐일레븐 올림픽점. [사진제공·코리아세븐]

거리를 지나다 보면 수많은 편의점 간판을 만난다. 집을 나서자마자 편의점, 골목 끝에 또 편의점, 모퉁이를 돌면 또 하나의 편의점. ‘편의점 칼럼’ 첫 회는 한국 편의점의 기원과 현재를 살펴보고자 한다. 처음에 역사를 공부해둬야 나중에 디테일이 잘 보인다.

편의점 숫자부터 살펴보자. 눈에 가장 많이 띄는 편의점을 들라면 대체로 GS25, CU, 세븐일레븐을 꼽는다. 업계에선 이들을 ‘메이저 3사’라고 하고, 여기에 미니스톱과 이마트24를 합쳐 ‘프랜차이즈 5개사’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홈플러스에서 운영하는 365플러스라는 편의점, 한화그룹에서 운영하다 지금은 중소 물류업체 소유로 바뀐 씨스페이스 등의 브랜드도 있지만 가맹점 숫자가 수백 개에 불과하다.

메이저 3사 중에서도 GS25와 CU가 매장 수가 압도적으로 많아 ‘양대 메이저’라고 일컫기도 한다. 2018년 10월 현재 양대 메이저는 각각 1만2000개 가맹점을 운영 중이다. 매월 가맹점 숫자를 발표하며 자기 회사가 업계 1위라고 자랑하지만 고작 열댓 개 차이라 거의 의미가 없다. 군부대 PX를 포함할 것이냐 여부(요즘에는 군부대에도 프랜차이즈 편의점이 들어간다!), 폐점 절차가 진행 중인 점포를 포함하느냐에 따라 통계 결과는 달라진다.

양대 메이저의 뒤를 이어 세븐일레븐이 9000여 개 점포, 이마트24와 미니스톱이 각각 3000개 정도의 점포를 운영한다. 프랜차이즈 5개사를 합쳐 대한민국 편의점은 4만 개에 달하고, 중소 브랜드와 개인 편의점을 합치면 대략 5만 개로 추산된다. 인구 1억2000만 일본의 편의점 숫자가 5만6000개니 인구를 고려하면 우리는 세계 1위 편의점 왕국에 사는 것이다.


‘독도사랑컵라면’에 담긴 애국심 마케팅

훼미리마트는 CU로 브랜드 명을 바꿨다.

훼미리마트는 CU로 브랜드 명을 바꿨다.

“예전에 훼미리마트라는 편의점이 많았는데 요즘엔 보이지 않네?”라고 말씀하는 분들이 계신다. 현재 CU가 과거 훼미리마트다. CU를 운영하는 회사는 BGF리테일인데, 여기서 BG는 보광, F는 패밀리의 이니셜이다. 이렇듯 기업명에 훼미리마트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런데 왜 브랜드 명칭을 바꿨을까. 간판 1만 개를 바꾸는 일도 만만치 않았을 텐데 말이다.



훼미리마트는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편의점이다. 일본의 ‘메이저 3사’는 세븐일레븐, 훼미리마트, 로손으로 이들 모두가 각각 한국 기업과 손잡고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세븐일레븐은 롯데, 훼미리마트는 보광, 로손은 샤니와 연결됐다.

알다시피 보광그룹은 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의 사돈인 홍진기가 설립한 회사다. 삼성의 하도급을 받아 TV브라운관을 생산하는 사업을 주력으로 했다. 분류하자면 범(汎)삼성 계열 기업인데, 1990년 훼미리마트를 국내에 들여오면서 소매유통업에 진출, 1994년 보광훼미리마트라는 별도의 회사를 설립했다. 보광그룹이 일본 훼미리마트와 맺은 계약 기간은 20년이었는데, 2009년 계약이 종료되며 일본 자본이 철수하자 CU로 이름을 바꾼 것이다. CU는 CVS(Convenience store) for you(당신을 위한 편의점)’란 뜻인데, CU가 그런 뜻이라고 의식하고 찾아가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이런 뿌리를 두고 있기에 CU 직원들을 만나보면 삼성의 기업문화와 비슷한 전통 혹은 자부심을 갖고 있다.

CU의 흥미로운 대항마는 역시 GS25다. 이름에서 드러나듯 GS는 LG에 뿌리를 두고 있고 기업문화와 사업 방식도 LG와 비슷하다.


독도사랑 라면.

독도사랑 라면.

GS25 편의점은 유독 애국심 마케팅을 많이 한다. 올해 6월에는 상품진열대 전면에 꽂는 모든 쇼카드(행사 및 가격을 알려주는 카드)를 ‘호국보훈의 달’ 기념으로 제작했고, 8월에는 모든 도시락에 독립유공자 사진을 스티커로 붙여 판매했으며 ‘독도사랑 컵라면’ 같은 상품을 독자 브랜드로 출시하기도 한다. GS25가 이러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메이저 프랜차이즈 가운데 우리만 유일하게 국내 토종으로 자라난 브랜드”라고 과시하기 위한 일종의 네거티브(경쟁자를 깎아내리는) 마케팅이다. CU가 일본 훼미리마트와 완전히 분리하기 전에는 노골적으로 ‘국내 유일 토종 편의점’이라는 현수막을 GS25 매장 입구마다 걸어놓기도 했다.

CU는 이름을 바꿈과 동시에 ‘대한민국 편의점’이라는 홍보 문구를 전면에 내세우며 GS25에 맞불을 놓았다. 세븐일레븐도 이에 가세해 “소액의 브랜드 사용료를 지급할 뿐 엄연히 대한민국 편의점”이라고 궁색한 증명(?)을 내놓았을 정도다. BGF리테일이 엄청난 비용을 들여 훼미리마트라는 이름을 기어이 CU로 바꿔버린 것은 일본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지워내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한국에 로손이 있었어?

1989년 개점한 로손 광화문 1호점.

1989년 개점한 로손 광화문 1호점.

그렇다면 일본에서는 훼미리마트와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는 로손이 왜 우리나라에서는 맥을 추지 못했을까. “한국에 로손이 있었어?”라고 놀라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한국 로손은 원래 샤니그룹(현 SPC그룹)이 들여왔다. 1989년 광화문에 1호점을 열어 훼미리마트나 LG25(현 GS25)보다 오히려 편의점 개설이 빨랐고 1995년 코오롱으로 운영권이 넘어갈 당시만 해도 업계 3위였는데 1999년 롯데그룹으로 넘어가 결국 세븐일레븐으로 통합됐다.

로손을 일본 태생 브랜드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세븐일레븐과 마찬가지로 로손 역시 원래는 미국에서 태어났다. 로손 브랜드 마크를 유심히 보면 상단에 로손, 하단에 스테이션이라고 영문으로 적혀 있고 중간에 우유병이 하나 있는데, 로손이 우유가게에서 시작했기에 그렇다. 미국 오하이오에서 우유를 생산하던 로손이라는 농부가 자기 우유를 스스로 판매하려고 개설한 작은 소매점이 오늘날 세계적 프랜차이즈가 됐다는 브랜드 스토리를 갖고 있다.

세븐일레븐도 원래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일본에서 더욱 흥성했고, 결국 일본 세븐일레븐이 미국 본사를 사들여 지위가 역전된 것처럼 로손도 미국보다 일본에서 더욱 성장했다. 브랜드 소유권은 여전히 미국 본사가 갖고 있지만 실제 운영에서는 일본의 역할이 큰 애매한 시기에 한국 로손이 중간에 끼어 애로를 겪었다. 하지만 로손이 한국에서 사라진 이유가 단지 그것뿐이었을까.

1990년대 초반 한국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당시 로손을 들여온 샤니는 제빵회사였다. 지금이야 파리바게뜨, 베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파스쿠치 등을 성공시킨 프랜차이즈 기업이지만 그때만 해도 샤니는 삼립식품의 그늘에서 벗어나 광야에 내던져진 상황이었다. 편의점은 취급하는 품목만 수천, 수만 가지에 이르는 종합소매유통업이고 서비스업이며, 골목마다 가맹점을 개설하는 집중 출점 전략으로 승부를 겨루는 불도저식 프랜차이즈 사업이다. 단일 품목에 집중해 핵심 요처에 듬성듬성 가맹점을 개설하는 제과·제빵 프랜차이즈와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 편의점이 미래 소매유통업의 중핵이 될 것이란 샤니의 혜안은 정확했으나 당시 편의점은 그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그릇이었다.


펩시콜라만 판매한 세븐일레븐

샤니로부터 한국 로손을 사들인 코오롱은 또 어떤가. 코오롱은 샤니보다 더했다. 말할 것도 없이 코오롱은 패션이나 석유화학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회사다. 사업 다각화를 꿈꾸며 코오롱마트라는 슈퍼마켓 체인을 만들었지만 점포 수는 몇 개에 불과했고, 그 분야의 라인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로손을 인수했으나 애초에 슈퍼마켓과 편의점은 어떻게 다른지 인지하지 못했던 같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1998~2003년 한국 세븐일레븐 최고운영책임자로 일한 혼다 도시노리(本多利範) 씨가 쓴 책 ‘삼각김밥 혼다씨’에 일면이 잘 소개돼 있다. 한국 로손과 세븐일레븐의 합병이 결정돼 로손 가맹점을 둘러보았더니 똑같은 제조사의 상품이 진열대 한 칸을 가득 채우고 있더란다. 이것은 고객의 요구를 최대한 다양하게 충족시켜야 하는 편의점의 성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지극히 ‘슈퍼마켓스러운’ 진열과 운영 방식이다.

재밌는 일화가 있다. 혼다 씨가 막 부임했을 당시 한국 세븐일레븐에는 코카콜라를 아예 팔지 않고 있더란다. 상품 담당자를 불러 이유를 물어본즉 “한국에서는 펩시콜라가 압도적으로 잘 팔리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는데, 사실은 롯데가 펩시콜라를 생산하고 있어 코카콜라 자체를 배제했던 것이다. “세계적으로는 코카콜라가 압도적”이라고 설득해 결국 한국 세븐일레븐에도 코카콜라가 들어오게 됐다나.

로손과 세븐일레븐의 사례에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 로손을 경영한 코오롱은 편의점을 ‘24시간 운영하는 슈퍼마켓’ 정도로 인식했고, 롯데 경영진은 세븐일레븐을 삼성의 디지털프라자나 LG의 베스트숍처럼 자사 제품을 전문적으로 진열해놓고 판매하는 소매점 정도로 바라봤던 것이다. 이것은 당시 대다수 한국인이 편의점에 갖고 있던 일반적인 시선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편의점이라는 업태의 본질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편의점은 엄연한 ‘발명’

세계 최초 편의점 미국 세븐일레븐.

세계 최초 편의점 미국 세븐일레븐.

편의점이란 무엇인가. 분명하게 알아둬야 할 점은 편의점은 ‘발명품’이란 사실이다. 발명품이라고 하면 휴대전화나 복사기, 냉장고처럼 손에 잡히는 무엇을 연상하지만 일종의 무형의 발명, 즉 서비스의 발명이 있을 수 있다. 편의점은 백화점이나 슈퍼마켓, 양판점, 재래시장이 주축을 이뤄온 기존의 유통시장에서 새로운 판매 유형을 만들어낸 엄연한 ‘발명’이다.

편의점은 미국에서 시작됐다. 세계 최초의 편의점이라 불리는 세븐일레븐은 원래 얼음 가게에서 출발했다. 텍사스의 제빙회사 사우스랜드가 이왕 가동하는 냉장창고에 우유, 달걀, 치즈 같은 식료품도 함께 넣어 팔기로 하면서 ‘발명’이 시작됐다. 아득한 1920년대 말 벌어진 사건이다. 산재한 점포를 끌어모아 1946년 브랜드 명칭을 세븐일레븐으로 통합했는데, 이는 아침 7시에 문을 열어 저녁 11시에 닫는다는 뜻으로,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장시간 영업이었다. 나아가 1962년부터 세븐일레븐은 24시간 영업에 돌입해 ‘편의점=24시간’이란 공식의 출발을 알린다.

흔히들 “편의점을 시작한 나라는 미국이지만 꽃피운 나라는 일본”이라고 말한다. 단초는 미국에서 제공했지만 편의점이라는 업태의 본질을 재해석하고, 그것을 자신들의 문화에 맞게 재창조한 후 1970~80년대 경제 발전의 영향까지 받으면서 폭발적으로 성장시킨 사람들이 바로 일본인이다. 어쩌면 편의점은 미국보다 일본에 잘 어울렸는지도 모른다.

편의점이 일본에서 달라진 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즉석식품이다. 물론 미국 편의점에도 먹을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샌드위치, 햄버거, 부리토 등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했다. 일본인들은 이런 먹을거리를 삼각김밥, 도시락, 어묵으로 대체했다. 먹을거리를 동양식으로 대체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라 할 수 있지만, 그것을 아예 편의점의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다. 일본의 오래된 주먹밥 및 ‘벤토 문화’와도 잘 맞아떨어졌다. 그리하여 일본에서 편의점은 ‘24시간 영업을 하는 곳+언제든 간편한 먹을거리를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인식이 확장됐다.

즉석식품의 신선도를 보장하려면 물류 트럭의 동선이 되도록 짧아야 한다. 그런 이유 등으로 일본의 편의점은 일정한 지역에 동일한 브랜드를 집중 출점하는 일종의 도미노 전략을 도입했다. 일본에 가보면 동일한 브랜드 편의점이 도심 특정 지역에 줄지어 들어서 있고 경쟁업체는 드문 이유가 거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심지어 일본은 관동, 관서, 중부, 동북 등 광역으로도 메이저 3사 가운데 우위를 점하는 브랜드가 각각 나뉘어 있다.


‘세계 1위’ 편의점 밀집도

GS25가 ‘애국 도시락’ 판매하는 까닭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건너온 편의점은 ‘편의점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해 없이 10년의 세월을 보냈다. 1989, 1990년에 각각 1호점을 개설한 메이저 3사가 2000년까지 문을 연 가맹점을 다 합쳐봤자 3000개 정도에 불과했다. 아무리 즉석식품을 갖다놓아도 팔리지 않자 “한국 토양에서 편의점이라는 업태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회의론까지 나온 적도 있다. 그냥 ‘24시간 운영하는 슈퍼마켓’ 또는 ‘깨끗한 담배가게’ 정도였던 셈이다. 그러던 것이 2002년 한일월드컵 즈음을 기점으로 소비 패턴이 확연히 달라지며 2007년 1만 점, 2012년 2만 점, 2016년 3만 점을 돌파했고 2018년 현재 4만 점을 넘어, 세계 1위 밀집도를 갖게 됐다. ‘코리안 스피드’로 확산한 것이다.

여기서 도발적인 의문을 던져보자. 한국 편의점은 과연 편의점인가? 한국 편의점에서 즉석식품 판매 비중은 여전히 높지 않아 20% 수준에 간신히 머물고(일본은 30~40% 내외), 담배는 40%를 상회한다. 한국 편의점이 일본, 대만의 그것과 비교되는 또 다른 특징 가운데 하나는 1+1, 2+1 같은 할인 행사가 많다는 점이다. 점주 입장에서는 정말 ‘지나치게’ 많다. 원래 편의점이란 가격이 좀 비싸도 ‘여기는 24시간 영업을 하는 곳이니까(혹은 다품목 판매를 하니까) 유지비용이 많이 들겠지’ 하는 고객의 이해를 기반으로, 편의 자체를 가격으로 환산하는 소매영업의 한 유형이다. 따라서 높은 마진율이 편의점의 생명인데, 한국 편의점에서는 자기 이익을 경쟁적으로 깎아먹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외국 편의점 관계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갸웃한다.

사실 이유는 분명하다. 한국 편의점들은 2012년을 전후해 할인 행사를 경쟁적으로 시작했다.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편의점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더 이상 서비스 품질로만 승부를 낼 수 없으니 소모적 가격경쟁에 들어갔다고 해석하는 것이 옳다.

그렇다면 우리는 ‘껍데기만 편의점’을 우후죽순 양산해낸 셈인가. 혹자는 그래서 “한국 편의점은 편의점이 아니다”라고 깎아내리기도 하지만 미국 편의점이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식 문화에 맞게 정착했듯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한국에는 ‘한국형 편의점’이 생겨난 것일 수도 있으니까.


매일 갑니다, 편의점

이제 한국 편의점은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 세계 최초의 편의점은 얼음만 팔지 않고 식료품을 함께 파는 ‘일상의 편의성’으로 출발했다. 그러다 언제나 문을 열어놓고 고객을 기다린다는 ‘시간의 편의성’으로 확대됐고, 일본으로 건너가서는 ‘없는 것 없이 다 팔고, 무엇이든 할 수 있으며, 어디에든 다 있다’는 종합적인 편의성으로 정립됐다. 한국에서도 업태의 본질을 가늠하고 꾸준하게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며 자리를 지킨 편의점 브랜드는 살아남아 성장했고, 그러지 못한 브랜드는 이리저리 주인을 찾아다니다 소멸했다. 

편의점 과포화의 일차 책임은 물론 프랜차이즈 본사에 있다. 업태의 본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고 무조건 가맹점 숫자만 늘려나갔기 때문이다. 문제를 모두 본사 책임으로 돌리면 마음은 홀가분해진다. 그러나 과연 그것뿐일까. 피리 부는 사나이 뒤로는 늘 따르는 소년들이 있지 않은가.




신동아 2018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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