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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돌아온 IT ‘전도사’ 정보통신부 장관 진대제

“꽃 키우고 잡초 뽑는 ‘벤처 정원사’ 되겠다”

  • 조인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ij1999@donga.com

돌아온 IT ‘전도사’ 정보통신부 장관 진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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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31 지방선거 이후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세간엔 끊임없이 ‘잠재적 대권후보’라는 말이 돌았지만, 막상 그는 고향에서 터를 닦고 있었다. 유망한 벤처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경영 노하우도 조언하는 ‘투자보육센터’를 차린 것. 그는 변화가 거의 없는 한국 대기업 리스트에 ‘신규 진입자’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돌아온 IT ‘전도사’ 정보통신부 장관 진대제
‘진대제 펀드’라고 불리는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의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PEF) 1호가 2006년 12월 중순부터 공식적인 투자활동을 개시했다. 이 펀드는 진대제(陳大濟·55)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설립한 투자회사다. 백두산 천지(天池, Sky+Lake)에 육성(Incubate)+투자(Invest)의 영문이니셜을 합했다. 복잡하지만 뜻을 세우려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사모펀드의 규모는 200억원대. 정보통신(IT)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진 대표가 투자회사를 만든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한 달 만에 200억원이 모였다. ‘진대제’라는 이름을 보고 수십억원을 베팅한 기업인들도 있다고 했다. 진대제 펀드 1호는 두 차례 더 자금을 유치할 계획이어서 운영자금은 300억∼40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IT업계는 벌써부터 그가 ‘찍을’ 기업이 어딘지 잔뜩 기대하고 있다.

“벤처생태계 복원하겠다”

진 대표는 2006년 한 해에만 무려 네 개의 명함을 만들었다. 정보통신부 장관, 열린우리당 경기도지사후보, 한국정보통신대학교 석좌교수,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 대표이사. 그런데도 언론은 여전히 그를 여권의 대선후보군(群)으로 분류한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정치인 진대제’ 시절은 거의 잊은 듯 보였다. ‘새로운 꿈’에 푹 빠진 사업가라고 할까. 인터뷰 중 간간이 젊은 벤처기업인들이 진 대표와의 면담을 기다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 전공 분야로 돌아온 셈이네요.

“요즘 엄청 바쁩니다. 여기가 무슨 복덕방 같아요. 사람들이 계속 찾아오거든요. 투자해달라는 분도 많고, 회사를 차리려는데 코치 좀 해줄 수 없겠냐는 분도 있어요. 직접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들고 와서 저에게 품평을 부탁하는 사람도 있어요. 제가 몇 마디 칭찬을 해주면 큰 격려가 됐다며 흐뭇해하죠. 좋은 IT기업 많이 육성해서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게 제 꿈이었어요. 이번에야말로 그 꿈을 펼칠 수 있을 것 같아요. 일이 무지 재미있습니다.”

▼ 회사 이름에 ‘육성(育成)’이란 의미를 넣은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삼성전자라는 대기업에서 일할 때는 중소기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몰랐어요. IT업체들의 기본적인 현황도 솔직히 몰랐어요. 정통부 장관할 때 조금 깨달았죠. 외국에서 공무원이나 기업인이 저더러 한국의 우수한 IT기업을 소개해달라고 하면 삼성 LG SK나 KT정도만 얘기해줬어요. 아무리 많이 잡아도 번듯한 곳이 10개 업체가 안 돼요.

한국 벤처기업의 역사가 15년쯤 됩니다. 그 사이에 개구리가 알을 낳고, 부화하고, 어떤 건 죽거나 도태됐어요. 그럼 개구리를 닮은 올챙이라도 몇 마리 있어야 정상인데, 온전한 개구리(대기업)로 성장한 게 몇 개나 됩니까. 벤처 생태계가 이미 파괴된 것이나 다름없어요. 민간에서 자발적인 힘으로 벤처를 창업한 게 아니란 얘깁니다. 정부가 지원하다보니 돈은 많았죠. 그러나 어디에 투자할지를 몰랐어요. 어디든 투자는 해야 하니까 ‘묻지마 투자’로 흐른 겁니다. 미국에선 이런 행태를 ‘스프레이 앤 프레이(Spray · Pray, 돈 뿌리고 나서 잘되기만 기원하는 전략)’라고 비난합니다.

제가 정부에서 일할 때 뛰어난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옥석을 가릴 만한 정보력도 약하고, 자칫하면 세금을 낭비할 것 같아 못 했어요. 무엇보다 제 돈이 아니라 국민의 돈이잖아요. 자기 돈이어야 절박함과 책임을 느끼지 않겠어요? 미국의 유명한 벤처캐피털사 인사들을 초청해서 간담회를 갖고 투자유치설명회도 열었는데 그저 의례적인 행사로 끝났어요. 이걸 보고 정부와 민간의 역할이 다르다는 걸 절실하게 깨달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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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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