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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 교육 이념 전쟁

“파괴적 경쟁교육 타파는 시대적 요구”

<인터뷰> ‘진보 지식인’ 조희연 서울교육감

  • 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파괴적 경쟁교육 타파는 시대적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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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근혜 정부, 전교조 7만 명 적 만들면 절대 성공 못 해
  • ● 자사고 폐지는 박정희 대통령 고교평준화와 상통
  • ● 서울대 중심 대학서열과 학벌구조 깨뜨려야
  • ● 두 아들 외고 보낸 ‘민중적 지식인’의 모순
“파괴적 경쟁교육 타파는 시대적 요구”
‘與도 野도 아닌 진보교육감의 승리.’

6월 5일,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6·4 지방선거 최고의 ‘역전 주자’다. 3월 중순 진보진영 서울교육감 단독후보로 출마했지만 18대 국회의원 고승덕 후보, 현직 문용린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턱없이 낮았다. 선거 3주 전인 5월 15일 동아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 교육감의 지지율은 6.0%로, 문 후보(21.2%), 고 후보(19.9%)에 비해 크게 뒤졌다.

하지만 선거를 닷새 앞두고 고 후보의 친딸 ‘캔디 고’가 페이스북에 아버지를 비난하는 글을 올리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그에 대한 비판 여론이 쏟아졌고 고 후보는 이에 대해 “문 후보의 정치 공작”이라고 맞섰다. 결국 두 사람 모두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고, 막판까지 지지도 3위에 머물렀던 조 교육감이 당선됐다.

하지만 조 교육감의 당선을 단순히 ‘어부지리’라고만 평가할 수 없다. 지금껏 보수 성향 교육감의 텃밭으로 여겨지던 강남 3구에서, ‘진보’ 기치를 내건 조 교육감은 30%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심지어 송파구, 양천구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자사고 폐지, 혁신학교 확대 공약을 내건 조 교육감에 대해 전반적인 공감과 지지가 뒷받침됐다는 증거다.

7월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취임 열흘째를 맞은 조 교육감을 만났다. 자리에 앉자마자 조 교육감은 “내가 ‘동아일보 키즈’였다는 내용을 꼭 써달라”고 말했다.

“1974년 동아일보 백지광고사태 당시 고3이었는데, 친구들이랑 길에서 동아일보를 판매했습니다. 그렇게 모은 돈을 다시 동아일보에 헌금했죠. 한 1주일 정도 했던가, 그래요.”

성공회대 교수 출신 진보 교육감이라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겠다는 메시지일까. 조 교육감이 당선 이후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전교조가 아닌 한국교총이었고, 당선 직후 현재까지 가장 많이 접촉한 언론은 한겨레가 아닌 중앙일보였다.

진보 교육감 당선은 민심

▼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전국 교육감 당선자 17명 중 13명이 진보적 성향입니다. 여기에는 어떤 ‘민심’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에 근본적 성찰의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세월호 이전과 이후는 분명히 달라져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이 생겼고, 특히 ‘교육’에 대한 새로운 사고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생겼습니다. 우리 사회가 아무리 부정부패로 얼룩졌다고 해도, 교육만큼은 가장 안전하고 깨끗해야 한다는 거죠. 현재의 한국 교육은 아이들의 주체적인 미래 역량을 키우지 못한다는 인식도 있고.”

▼ 사실 진보 교육감에 대한 우려도 많습니다. 일부 이전 진보 교육감에 대해 “교육 현장을 정치적 실험실로 이용한다” “불필요한 정치적 이념논쟁에만 천착한다”는 여론이 있는데요.

“보수는 질서와 안정을, 진보는 변화와 개혁을 좋아합니다. 보수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진보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은 가보지 않은, 참 어려운 길이지만 제가 가고자 하는 길입니다. 저는 진보적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 신중하게 교육감직을 수행하려 합니다. 일례로 제가 취임 직후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이 바로 한국교총입니다. 교육청 인사도 전직 (보수) 교육감 때 있었던 주요 국·실장 간부를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주체와 이해관계자를 어우르는 교육 행정을 할 겁니다.”

▼ 선거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박 커플’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박 시장과는 참여연대 시절부터 뜻을 함께하셨는데, 당선 이후에도 만났죠?

“네. 6월 25일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정책 협의를 했습니다. 선거 과정부터 협력 관계였고 이미 통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향후 협력을 확대할 겁니다. 서울을 ‘교육특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죠.”

▼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 이후 사회적 갈등이 끊이지 않습니다. 전교조 교사들이 대통령 퇴진 운동, 조퇴투쟁 등을 벌이는 한편 정부 역시 강경책으로 맞섭니다. 조 교육감께서 전교조 문제와 관련해 성명을 발표하고 7월 9일 국회 교문위원회와 만나 협의하는 등 노력하고 계신데요.

“네. 정치, 사회 선진국에 가장 중요한 건 ‘갈등의 제도화’입니다. 더 많은 갈등이 제도권 내에 수렴돼야 하는데, 박근혜 정부 사법부가 전교조를 법외노조라고 판결한 것은 이 흐름에 역행하는 겁니다.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는 ‘중도화된 보수’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경제민주화를 주창하고 김종인 씨를 국민행복추진위원장으로 임명하고…. 당선 이후 통치하다보면 강경책의 유혹에 빠지는데, 박 대통령은 이미 부정적 이미지가 있는 전교조를 통해 통치 안전성을 구사하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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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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