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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존은 세계를 우아하게 설명하는 이론”

제로존 2탄! - 키예프 CODATA 국제학술대회 참관기

  • 우크라이나 키예프=박성원 전 신동아 기자 parkers49@hanmail.net

“제로존은 세계를 우아하게 설명하는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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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대장-‘신동아’ 2007년 8월호에 첫 공개된 ‘제로존 이론’은 세상을 더욱 정밀하게 측정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발견했다는 찬사에서, 단순한 숫자놀음이라는 비난까지 극심한 논란에 휩싸였다. 제로존 이론은 한국물리학회가 “과학적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는 등 국내 학계가 외면하자 중대 고비를 맞았다. 그러나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과학기술데이터위원회의 국제학술대회에서 제로존 이론이 소개됐고, 이를 계기로 국제 과학계의 관심을 모으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제로존은 세계를 우아하게  설명하는 이론”
미국의 조그마한 섬 하와이에서 동유럽의 우크라이나까지 가는 여정은 멀고도 멀었다. 워싱턴 주(州)의 시애틀 공항에 내려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느라 6시간을 보냈고, 11시간을 날아가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암스테르담을 다시 찾아 잠깐 추억에 젖었으나 다시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향했다. 유럽에서도 크고 오래된 도시로 손꼽히는 키예프에 도착한 것은 10월6일 오후 5시. 36시간 넘게 공항에서, 비행기 내에서 보낸 셈이었다. 피곤했다. 그러나 유려한 도시를 한가로이 가로지르는 드네프로(Dnipro) 강이 마치 서울의 한강처럼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신동아 기자 시절, 마지막으로 쓴 기사가 제로존 이론을 소개한 글이었다. 그때만 해도 제로존 이론이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소개될 줄은 상상조차 못했다. 한국물리학회가 제로존 이론을 두고 ‘엉터리’라고 평가했고, 이들의 의견을 그대로 반영한 언론이 대부분이었던 점을 기억한다면 제로존 이론은 벌써 자취를 감췄어야 했다.

그러나 제로존 이론을 주창한 양동봉 표준반양자물리연구원 원장은 자신의 이론을 지지하는 과학자들을 모았고, 신동아 기사를 읽은 수많은 독자를 인터넷에서 만나 이들과 논쟁하면서 꾸준히 자신의 이론을 설명했다. 그 결과 양 원장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폭넓은 지지층을 확보했고, 과학기술데이터위원회(CODATA)의 국제학술회의에서 그의 이론을 소개하기에 이르렀다.

파리에 본부를 둔 과학기술데이터위원회는 2년마다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하는데, 직접 가서 보니 규모가 생각보다 컸다. 지난 10월5일부터 8일까지 개최된 학술회의에는 요약본 심사를 통과한 논문 500여 편이 세계 각지에서 제출됐고, 학술회의 참석자들은 아침 8시30분부터 저녁 6시까지 키예프공과대학 예술대학 캠퍼스에서 나뉘어 토론했다. 올해 국제학술회의 전체 주제는 ‘미래 사회를 위한 과학기술정보’. 이는 다시 10개의 소주제로 나뉘는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학 데이터, e-사이언스 네크워크, 새로운 데이터 발굴과 지식 경영, 친환경 데이터, 정보사회를 위한 과학 데이터 등 주제가 다양했고, 내용도 흥미로웠다.

500여 편의 논문 중 주요 회의(Key Session)의 의제로 채택된 논문은 60여 편, 이 중 제로존 이론은 셋째 날 토론 주제로 선정됐다. 주요 회의에선 토론을 이끄는 의장이 두 명씩 있으며, 세계 각지에서 온 과학자들이 한 주제를 놓고 중점적으로 논의한다. 나머지 논문들이 제출 자체에 의미를 두었거나 분과회의(Parallel)를 통해 소규모 인원이 토론하는 것과 비교하면 주요 의제의 토론 과제로 제로존 이론이 선택됐다는 것은 학술회의 주최 측에서 제로존 이론을 비중 있게 다뤘다는 점을 암시한다.

셋째 날 주요 회의석상에서는 제로존 이론 등 총 6편의 논문이 토의과제로 선정됐다. 제로존 논문의 교신저자인 이상지 박사(GG21 기술총괄이사)는 이론의 핵심인 5가지 가정을 설정한 배경과 SI(국제단위계) 기본단위의 무차원수 유도과정, 그리고 과학기술데이터위원회의 자료를 이용해 제로존 이론을 검증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 박사는 “제로존 이론은 자연이 하나의 기본 요소로 이루어져 있고, 그것을 숫자 ‘1’로 해석하고 있다”며 “7개의 SI 기본단위를 포함한 모든 물리량을 무차원수로 변환했고, 이를 큐닛(Qunit)으로 이름 지었다”고 말했다. 큐닛은 단위(unit)를 포함하는 물리량(quantity)을 의미하는데, 양 원장의 표현에 따르면 “시간과 공간의 기본 크기를 숫자에 이미 반영한” 것이다. 가령 숫자 ‘1’은 진동수 1Hz이며 시공간의 크기 ‘1’이 된다. ‘신동아’ 2007년 8월호에선 숫자 ‘1’을 ‘빛 알갱이’ 하나로 묘사했다. 이 세상은 모두 ‘빛’이며 모든 물질은 고유한 진동수와 함께 고유한 시공간의 크기를 가진다는 것이 양 원장의 주장이다.

“모든 것은 하나”

제로존 이론은 참석한 과학자들의 눈길을 끌었는데, 한 과학자는 턱을 괸 채 진지하게 들었고, 또 다른 과학자는 제로존 이론의 주요 수식을 메모했다. 발표가 끝난 뒤에도 흥미를 보인 러시아 고에너지물리학연구소의 에젤라(Ezhela V.V.·입자물리학 전공)씨는 제로존 이론을 발표한 이상지 박사와 양동봉 원장에게 다가가 추가 설명을 요청하기도 했다. 세션 의장을 맡은 브라이언 맥마흔(Brian McMahon·결정학국제연합 연구원, 물리학 전공)씨는 “세계를 우아하게 설명하는 이론(an elegant description)”이라고 치켜세웠다. 맥마흔씨는 세션 의장으로서 발표된 모든 논문의 주요 내용을 본부에 보고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상세하게 메모했고 발표가 끝난 뒤엔 간단하게 자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인도 핵연구센터에서 온 가네산(Srinivasan Ganesan·이론물리학 전공) 박사는 제로존 이론을 들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아주 흥미롭다”면서 “혁신적인 이론일수록 옳다는 것이 증명되기까지는 100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껄껄 웃었다. 가네산 박사는 필자에게 “핵물리학 관련 회의 때문에 한국에 자주 갔다”며 “제로존 이론을 설명하는 자료가 있다면 e메일로 보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모스크바 핵물리학데이터센터에서 온 골라쉬빌리(Golashvili T.V.·핵물리학 전공)씨는 “제로존 이론이 내놓은 새로운 데이터가 한국에서 공신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느냐”며 한국의 반응을 떠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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