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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왜 우는지 안다”〈申〉 “선수들과 ‘밀당’하며 훈련”〈鄭〉

초보 감독 신기성 & ‘바스켓 퀸’ 정선민

  • 이영미 | 스포츠 전문기자 riveroflym22@naver.com

“여자가 왜 우는지 안다”〈申〉 “선수들과 ‘밀당’하며 훈련”〈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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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자 농구, 여자 농구의 레전드가 감독과 코치로 뭉쳤다. 여자 프로농구 신한은행의 신기성 감독과 정선민 코치다.
“여자가 왜 우는지 안다”〈申〉 “선수들과 ‘밀당’하며 훈련”〈鄭〉

[지호영 기자]

신기성(41) 감독은 선수 시절 1999년 신인왕, 2005년 정규리그 MVP, 우승 등을 이뤄냈다. 정통 포인트가드 출신으로 별명이 ‘총알 탄 사나이’다.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 남자 농구 금메달 주역.

정선민(42) 코치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7회, 소속팀 우승 9회,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대회 우승,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강, 2002년 세계선수권 4강 등 맹활약했다. 선수 시절 별명은 ‘바스켓 퀸’.

신 감독과 정 코치는 KEB하나은행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신 감독이 박종천 감독 밑에서 수석 코치로 있을 때, 정 코치가 시즌 중 막내 코치로 합류해 지도자로서 처음 만났다.

2007년부터 6년간 통합우승을 일궈낸 신한은행은 2015~2016 시즌 5위로 추락하며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신한은행은 ‘농구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고자 리빌딩 작업에 들어갔다. 명가 재건을 목표로 신 감독과 정 코치를 영입한 것이다.

6월 8일 신한은행 홈경기장인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두 레전드를 만났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사진만 체육관에서 찍고 인터뷰는 체육관 인근의 복집에서 소주를 곁들이며 진행했다.

신기성 감독은 신한은행에서 ‘초보 감독’ 타이틀을 달았다. 그동안 코치로만 지도자 생활을 이어오다 처음으로 사령탑에 오른 것. 감독으로 선임되고 가장 고민한 부분이 코칭 스태프 구성이다. 신 감독은 주저 없이 정선민 코치에게 손을 내밀었다.



정선민의 반전 매력

“여자가 왜 우는지 안다”〈申〉 “선수들과 ‘밀당’하며 훈련”〈鄭〉

정선민 코치. [지호영 기자]

“선수 시절엔 정 코치와 개인적 인연이 없었다. 대표팀 시절 선수촌에서 오다가다 만난 적은 있어도 대화를 나누거나 연락을 주고받진 않았다. KEB하나은행에서 정 코치를 가까이 접하면서 농구를 보는 눈이 나와 엇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신한은행에서 화려한 선수 생활을 한 경험이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지금까진 내가 최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정선민 코치는 선수 시절부터 ‘쎈 언니’ 이미지가 강했다. 정상에서만 농구를 한 터라 아래를 보듬는 마음이 어느 정도일지 의문이었다. 신 감독은 하나은행에서 정 코치의 반전 매력을 확인했다고 말한다.

“정 코치가 정형화한 이미지 때문에 종종 손해 보는 때도 있을 것 같다. ‘세다’ ‘강하다’ ‘고집 있다’ 같은 선입관이 있는데, 직접 겪어본 그는 성격 좋고, 사람에 대한 배려와 이해심이 뛰어나다. 후배들한테도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자신이 어떻게 감독을 도와야 하는지 잘 파악한다. 감독으로 첫발을 내디디면서 좋은 파트너를 만났다.”

옆에서 신 감독 얘기를 듣던 정 코치가 “나도 ‘립 서비스’ 해야 하는 거예요?”라며 큰소리로 웃는다. “사람 옆에 두고 낯간지럽게 어떻게 그런 얘기를 하느냐”며 가볍게 항의도 한다.

“선수 때는 서로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난 (문)경은이 오빠, (전)희철이 오빠랑 친했고, 주로 그 두 오빠랑 얘기했다. 더욱이 내가 신 감독님보다 한 살 많은 터라 더 다가가지 못했다. 지도자로 신 감독님을 만난 건 행운이나 다름없다. 나도 농구에 대해 뚜렷한 가치관을 갖고 있기에 서로 나아가는 방향이 맞지 않았다면 어떤 자리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감독님이 내게 많은 권한을 부여해준다. 코치들에게 역할을 분담시키면서 혼자가 아니라 같이 하는 걸 선호한다. 그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



응답하라 2002

신 감독과 정 코치는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때 각각 남녀 대표팀 선수로 활약했다. 남자 대표팀에는 가드로 이상민 신기성 김승현 추승균 조상현, 포워드로 문경은 이규섭 전희철 현주엽 방성윤, 센터에는 서장훈 김주성이 뛰었다(이름만 봐도 화려함 그 자체다). 여자 대표팀에는 가드로 전주원 양정옥 김영옥 김지윤 이미선, 포워드 김경희 박정은 이언주 변연하, 센터에 정선민 이종애 김계령 허윤자 곽주영이 포진했다.

당시 농구인들은 여자 대표팀의 금메달을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강 멤버가 대부분 건재한 데다 김계령, 이미선, 변연하 등 신예의 성장세가 도드라졌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결승에서 중국을 만난 여자농구 대표팀은 아쉽게도 금메달을 코앞에 두고 좌절을 곱씹어야 했다. 정 코치의 설명이다.

“남녀 농구 결승전이 같은 장소에서 치러졌다. 여자가 먼저 경기를 했는데 4쿼터 3분을 남겨놓고 10점을 앞선 터라 금메달이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이었다. 그런데 막판에 갑자기 분위기가 넘어가면서 역전패 당하고 말았다. 어이없는 결과에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였다.경기 후 선수 모두 관중석에 앉아 남자 결승전을 지켜봤다. 우리도 못 땄는데 설마 남자들이 금메달을 딸까 싶었다. 그런데 결국 중국을 꺾고 시상대 맨 위에 올라서더라.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이번엔 신 감독의 얘기다.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면 병역특례 혜택을 준다. 나를 포함해 현주엽, 조상현, 이규섭이 상무 소속이었는데 당시 병역법은 금메달을 따더라도 중도에 제대시켜주지 않았다. 그래서 대회가 끝난 후 모두 부대로 복귀했다. 2010년 병역법이 개정돼 복무 중에라도 금메달을 획득하면 곧바로 전역한다.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때 오세근이 그 혜택을 받았다. 세근이를 보면서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더라(웃음). 그래도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은 영광스러운 기억이자 나의 기록 중 하나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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