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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의 How to start-up ⑦

벤처 창업한 LG U+ 전 상무 “소유 말고 공유하자”

코자자 조산구 대표

  •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벤처 창업한 LG U+ 전 상무 “소유 말고 공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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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창업한 LG U+ 전 상무  “소유 말고 공유하자”
2011년 12월. 그가 “LG U+ 상무직을 내놓고 벤처를 차리겠다”고 하자 반응은 대부분 “아니, 이 엄동설한에 왜?”였다. 아무리 요즘 ‘벤처 르네상스’라지만 나이 마흔일곱에 벤처 창업은 가시밭일 게 뻔했다. 그것도 KT와 LG U+라는 대기업에서 신사업 및 인터넷 담당 임원을 지낸 그에게 도무지 어울리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는 모두의 우려를 뒤로하고 ‘사회적 공유’를 지향하는 벤처 코자자(kozaza. com)를 창업했다. 2월 27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사무실에서 만난 조산구(47) 코자자 대표는 “혼자 힘으로 회사를 세우는 것은 사막에서 눈보라를 맞는 것과 같지만, 모바일 인터넷이 초래한 혁신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 만족한다”고 했다.

“KT와 LG U+는 변화의 필요성은 느꼈지만 회사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변화에 대처하지 못했습니다. 안에서 답답해하기보다는 ‘내가 직접 단검이라도 휘두르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죠.”

조 대표는 KT 전임연구원으로 일하던 1991년 한국 최초의 인터넷 커뮤니티 KIDS BBS의 ‘시삽(관리자)’을 맡은 ‘한국 인터넷계의 전설’이다. 미국 UC버클리 컴퓨터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중 2000년 실리콘밸리에서 벤처 ‘넷지오(NetGeo)’를 세웠고 2007년 귀국해 KT 신사업추진단장(상무) 등을 맡았다. 2010년 이상철 LG U+ 부회장의 권유로 LG U+로 자리를 옮겨 ‘한국식 트위터’ 와글(Wagle)과 ‘한국식 포스케어’ 플레이스북(Placebook)을 잇따라 선보였으며 페이스북, 트위터와의 전략적 제휴를 이끌었다.

2011년 1월 조 대표는 와글 서비스를 발표하며 “연말까지 국민 1000만 명이 쓰는 서비스로 키우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이 서비스는 큰 화제를 모으지 못했다. 그는 “와글은 카카오톡에 트위터를 가미한 것으로 서비스 자체로는 고객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지만, 통신과 웹의 결합이 쉽지 않았다”고 실패 이유를 설명했다.

“통신은 안정성이 중요하지만 웹은 스피드가 생명입니다. 웹은 부족한 상태라도 시장에 먼저 내놓고 계속 개선해나가야 하는데 통신회사인 LG U+는 피드백이 느렸어요. 정작 중요한 개발은 아웃소싱 하고 마케팅으로 승부를 보려고 했죠. 독립된 사업체로서 인정해주지 않았고요. 우왕좌왕하다 결국 실패했죠.”

그는 “통신사의 마케팅과 SNS 마케팅 차이를 이해하려면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의 사례를 살펴보면 된다”고 말했다. 마이스페이스는 ‘SNS 시초’였지만 2005년을 기점으로 페이스북에 SNS 1위 자리를 빼앗겼다.

“마이스페이스는 초반에 열풍을 일으키다 갑자기 사라졌고, 페이스북은 ‘서로 관계를 맺는다’는 간단한 개념만 가지고 시작해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입소문이 나 결국 현재의 위치까지 왔습니다. ‘화제를 만들어 사람을 모은 후 제품을 판매하는’ 통신사의 마케팅 기법이 웹에서 통하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주죠.”

최근 통신사도 새로운 시대를 맞아 변화의 욕구가 대단하다. 카카오톡, 틱톡 등 무료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때문에 문자메시지 이용이 줄고 있다. 앞으로 바이버, 스카이프 등 무료통화 앱까지 활성화되면 전화 이용도 줄어들 게 뻔하다. 전 세계적으로 “통신사가 살아나려면 ‘통신을 겸한 SNS 회사’가 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지만, 현재까지 웹에서 성공한 통신사는 거의 없다. 그는 “통신사가 살길은 인터넷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데, 새로운 회사를 세운다는 각오로 덤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비스를 만드는 건 DNA를 만드는 일입니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도 대기업 마인드로 접근해선 안 돼요. LG U+는 전 직원이 와글 서비스에 필수 가입하게 하는 등 위로부터 접근했습니다. SNS 등 서비스를 통신사의 일개 ‘신사업’으로 볼 게 아니라 ‘목적지’로 봐야 합니다. 자유롭게 도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벤처 DNA를 도입하지 않으면 통신사의 변혁은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한옥, 차, 경험… 모든 걸 나누자”

벤처 창업한 LG U+ 전 상무  “소유 말고 공유하자”

코자자를 통해 더 많은 외국인이 한옥을 손쉽게 체험할 수 있다.



그가 선택한 분야는 공유경제. 공유경제란 차, 집, 옷 등 당연히 개인 혹은 단체의 소유라 여겼던 것들을 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다. 기업 컨설턴트 레이첼 보츠먼에 따르면 사람들은 100달러에 산 전동 드릴을 평생 단 13분간 사용한다. 만약 전동 드릴이 필요한데 지인 소유의 전동 드릴을 SNS를 통해 빌려 사용료 10달러를 낸다면, 상대는 돈 벌어서 좋고 나는 돈을 아끼니 좋다. 불필요한 전동 드릴 제작을 줄이니 환경도 보호하고, 지역 사회에 유무형의 교류가 늘어나면서 긍정적이다.

최근 공유경제가 자본주의의 대체재 혹은 보완재로 대두되면서, 해외에서는 이미 에어비앤비, 집카, 릴레이라이즈 등 다양한 공유경제 서비스가 성공을 거뒀다. 코자자는 이 중 에어비앤비와 같이 숙소를 공유하는 모델을 택했다. 인터넷에 민박 및 숙박업소 정보를 올리면 이용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신청한다. 숙박업을 하는 사람뿐 아니라 장기간 집을 비우거나 집에 남는 방이 있을 때도 숙소를 공유할 수 있다.

“서울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맞았지만 숙박업소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호텔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내 호텔 객실 수는 2만4000개로, 수요에 맞추려면 객실이 현재의 2배 이상 필요합니다. 코자자를 통해 숙소를 공유하면 더 많은 관광객을 받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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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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