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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운의 지중해 편지

몬테네그로 페라스트

바다 위에 떠 있는 슬픈 전설의 섬

  • 사진/글·최상운(여행작가) goodluckchoi@naver.com

몬테네그로 페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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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네그로 페라스트

광장 앞에 정박한 배에서 멋진 결혼식 피로연이 열리고 있다.

처음에 나는 눈을 의심했다. 분명히 저긴 바다인데 언뜻 교회처럼 보이는 건물 두 채가 덩그러니 떠 있는 것이었다. 바다 위에 교회를 지은 건가? 혹시 바다가 아니라 호수일까? 파도가 치고 배가 거칠 것 없이 지나가는 바다만 알던 내게 그 광경은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바다를 메워 그 위에 집이나 교회, 혹은 아예 도시를 건설하는 것은 인류가 오래전부터 해오던 일이다.

몬테네그로 페라스트

페라스트 앞 바다에 두 개의 섬이 그림처럼 떠 있다.

산골마을 같은 몬테네그로

이탈리아 베네치아만 하더라도 그 먼 옛날 드넓은 바다 습지에 말뚝을 박고 찬란한 도시국가를 건설했다. 그런가 하면 요즘에는 중동의 두바이에서 거대한 미래형 해상도시를 만들고 있지 않은가. 언젠가 서해 위에 떠 있는 거대한 풍력발전기를 보고 감탄한 적이 있지만 그다지 비현실적으로 느끼지는 않았다. 그러고 보면 페라스트(Perast) 앞 바다의 섬 두 개가 선뜻 나의 지각 속으로 다가오지 못한 이유는 따로 있었는지 모른다. 그건 두 섬이 너무도 아름답기 때문이다.

근처의 작은 도시 코토르(Kotor)에서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왔을까. 길 아래로 펼쳐진 멋진 풍경에 급히 차에서 내렸다. 하마터면 모르고 그냥 지나쳤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한없이 느리게만 가던 버스가 조금은 고맙게 느껴졌다. 길 위에는 마땅히 버스 정류장도 없고 안내표지판도 안 보인다. 물론 이정표는 조금 전 페라스트에 진입했음을 알려주었다. 곳곳에 엄중한 국경초소가 있는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거쳐 몬테네그로에 들어서면서부터 알았다. 몬테네그로는 높은 산들에 둘러싸인 한적한 산골마을 같은 곳이라는 것을. 이런 곳에서 유명관광지에 있는 친절한 안내표지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렇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가는 설렘이 그런 불편쯤은 가볍게 날려버린다.

몬테네그로 페라스트

한적한 바닷가 마을의 풍경이 정겹다.(좌) 광장에는 이 도시 출신으로 섬의 성화(聖畵)를 제작한 화가의 동상도 서 있다.(우)

차에서 내리니 바로 앞으로는 허름한 집들이 있고 저 멀리 육지로 파고 들어온 바다가 보인다. 그리고 바다 위에 두 개의 섬, St. George와 Our lady of the Rock이 수줍은 듯 자태를 드러낸다. 언뜻 보아서는 두 개의 섬이 같아 보이지만 왼쪽의 St. George는 자연섬이고 오른쪽의 Our lady of the Rock은 인공섬이라는 차이가 있다.

바다로 다가가려면 가파른 계단을 꽤 내려가야 한다. 계단이 끝나고 광장이 나왔다. 광장 바로 앞에 꽃으로 아름답게 장식한 커다란 배가 정박해 있고 그 안에서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사람들이 모여 앉아서 음식을 먹고 있기에 레스토랑인가 싶어 배에 올랐다. 앉을 자리를 찾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다가와 지금 결혼식 피로연을 하고 있는 거라고 알려주었다. 어쩐지 사람들의 옷차림이 화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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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최상운(여행작가) goodluck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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