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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

기업 경영의 보감(寶鑑)이 된 인류 최고의 병법서

  • 김학순 │고려대 미디어학부 초빙교수·북칼럼니스트 soon3417@naver.com

기업 경영의 보감(寶鑑)이 된 인류 최고의 병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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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영의 보감(寶鑑)이 된 인류 최고의 병법서

손자병법
손무 지음, 김원중 옮김, 글항아리

“손자병법을 천 번 읽으면 신과 통하는 경지에 이른다”는 말이 있다. 성공한 기업가 중에는 실제로 ‘손자병법’을 천 번 이상 읽은 사람이 있다는 소문도 떠돈다. 과거 행적 때문에 낙마한 박근혜 정부의 첫 국방장관 후보자 김병관 예비역 4성장군의 프로필에서 ‘손자병법을 300번 읽은 병법의 대가에다 해설서까지 집필했다’는 대목이 세간의 화제가 됐다. 그런가 하면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손자병법을 보면…”이라는 비유화법을 즐겨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손자병법 13편 ‘용간(用間)’3619자를 송두리째 외웠다는 일화가 전해온다.

‘손자병법’은 중국 춘추시대의 전략가 손무(孫武)가 오나라 왕 합려의 초빙을 받아 전쟁에서 승리하는 방법을 강론한 열세 편의 병법서다. 합려는 이 책을 읽고 3만의 군사로 30만 초나라 군대를 대파하는 등 수많은 전쟁에서 승리한다. 손자는 손무를 높여 부르는 칭호다.

합려가 손무의 실력을 검증한 뒤 기용한 에피소드는 매우 흥미롭다. 손무의 명성을 익히 들었던 합려는 병서 강의가 아니라 현장 지휘 능력을 보고 싶었다. 이때 손무는 궁녀들을 대상으로 삼아 병법의 효험을 시범했다. 군사 훈련을 받아본 적이 없는 궁녀들을 데리고 지휘하겠다니 합려와 주변에서는 당연히 실패할 것이라고 여겼다.

손무는 궁녀 180명을 두 편으로 나눴다. 그중 왕의 총애를 받는 두 사람을 지휘자로 임명했다. 손무는 궁녀들에게 좌향좌, 우향우 같은 기본적인 제식훈련 동작을 가르치고 명령대로 따라 하라고 지시했다. 사전에 동작 요령을 알려주고 복종하지 않을 때는 도끼로 처형한다는 규칙을 충분히 설명했다. 궁녀들은 키득키득 웃기만 할 뿐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손무는 다시 설명하고 명령을 내렸다. 그래도 궁녀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자 손무는 “명령이 불명확할 때는 장수가 책임을 지지만 반복해 명확히 설명했는데도 명령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지휘자의 책임”이라면서 두 지휘자의 목을 쳤다. 그 후 다른 두 사람을 새 지휘자로 임명하고 명령을 내렸더니 궁녀들은 군소리 하나 내지 않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손자병법’은 인류 최고의 병법서로 통한다. 이 책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 百戰不殆)는 대목이다. 중국 혁명가 마오쩌둥이 가장 좋아한 구절이기도 하다. 그는 공산당 정부를 수립한 뒤 서양 정치인들을 만나 글을 써줄 때 이 구절을 가장 많이 인용했다.

知彼知己 百戰不殆

‘손자병법’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전쟁은 나라의 대사이다. 전쟁에서 최하책은 성을 공격하는 것이고, 최상책은 모략으로 이기는 것이다.”

이 책은 전쟁에 이기는 법을 다섯 가지로 명쾌하게 제시한다. 첫째, 싸움을 할 수 있는 경우와 싸울 수 없는 경우를 잘 분간하는 일이다. 둘째, 적을 공격할 때 병력을 얼마큼 동원할지를 정확하게 계량하는 것이다. 셋째, 윗사람과 아랫사람의 마음이 맞아야 한다. 넷째, 치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다섯째, 지휘관이 풍부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

손무는 먼저 전쟁에는 엄청난 재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파하고 그것이 국가 경제와 국민 생활에 어떤 부정적 파급 효과를 낳는지 매우 치밀하게 계산해냈다. 전쟁과 경제의 상관성이다. 그는 이를 토대로 전쟁 개시 시점, 전장 선택, 전투 유형, 전쟁 기간, 종전 결정을 내릴 때 최선의 방안을 선택했다.

손무는 지도자가 백성들로 하여금 한마음을 갖고 전쟁을 벌이도록 하는 사회적 결속의 가치를 역설한다. 그는 군사학에 뛰어난 것은 물론 지리, 재정, 경제 같은 분야에도 탁월했다.

이 책은 장수의 자질로 지혜, 믿음, 어짊, 용기, 엄격함을 들었다. 현대의 리더가 갖추어야 하는 덕목과 일맥상통한다. 손자병법에는 네 종류의 장수가 등장한다. 용장(勇將)은 지장(智將)을 이기지 못하고, 지장은 덕장(德將)보다 한 수 아래이며, 덕장도 복장(福將)에게는 어쩔 도리가 없다. 복장은 운장(運將)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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