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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희숙의 에로티시즘 ⑮

혼자만의 즐거움, 자위

혼자만의 즐거움, 자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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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즐거움, 자위

<자위행위를 하는 자화상> 1911년, 구아슈, 수채, 연필, 48×32㎝, 빈 알베르티나 미술관 소장

성(性)이 고상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죄악시할 것은 더욱더 아니다. 하지만 삶의 근본인 성을 우리는 너무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다. 잘못된 성교육 때문이다.

청소년 시절 성교육의 대부분은 성은 신의 영역으로 고상한 것이며 오로지 서로 합의하에 밤에 행해야 된다고 가르친다. 그렇지만 성충동이라는 게 밤에 상대가 있을 때만 일어나는 것도 아니며 욕구가 일어날 때마다 채워지는 것도 아니다.

특히 청소년 시절에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성충동이 자주 일어난다. 이런 성충동은 밤이 오기를 기다린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 상대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수시로 일어나는 성충동을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

인간은 필요하면 스스로 해결할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것처럼 성충동 역시 상대가 없어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자위행위다.

자위행위가 나쁘다는 편견에 도전하기 위해 자위행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 실레의 ‘자위행위를 하는 자화상’이다.

실레는 금기시하는 성을 자유롭게 표현하면서 본능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이 자화상을 제작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자위행위를 경험하면서 성장하는데 이런 보편적인 행위를 추하다고 비난하는 것은 자신을 속이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어른들은 자신들이 아직 어렸을 때 공포스러운 욕정이 급습하여 괴로웠던 기억을 잊어버린다. 하지만 나는 결코 잊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것으로 인해 정말 무섭고 괴로웠기 때문이다”고 작품 제작 동기를 설명했다.

이 작품은 실레 자신의 행위를 그린 것으로 벌거벗은 몸은 1910년 이후 줄곧 그의 자아 표현 방식의 테마였다. 그는 누드가 자아를 표현하는 극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에곤 실레(1890~1918)는 자기도취 성격이 강해 짧은 생애 동안 100여 점의 엄청난 자화상을 남겼다. 그는 거울을 좋아해 거울 앞에서 갖가지 포즈를 취하면서 자기 자신을 열심히 관찰했다. 실레는 거울을 보면서 자신 안에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고 싶었고 자신이 어떤 물질로 이뤄졌는지 알고 싶어 신체를 왜곡하거나 단순하게 혹은 부분을 나눠서 묘사했다. 그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기록했지만 자신을 영웅시하거나 경배하지는 않았다.

혼자만의 즐거움, 자위

<정원> 1992년, 설치작품

자위행위를 혼자 하면 좋겠지만 굳이 자랑하고 싶어하는 남자들이 있다. 일명 바바리맨이다. 바바리맨은 여학교 앞에서 한 시간 정도 서 있으면 반드시 만나는 인물로 날씨와 상관없이 옷차림이 일정하며 한두 명의 여학생 앞에 ‘짠’하고 등장해 자신의 페니스를 자랑하는 게 특징이다. 특별한 증세는 여학생의 비명을 성행위시 신음소리로 착각해 행동이 더욱 더 과감해진다는 점이다. 바바리맨을 그린 작품이 폴 매카시의 ‘정원’이다.

나무 무성한 수풀에서 바지를 벗은 대머리 중년 남자가 큰 나무 둥치를 끌어안고 있다. 나무 둥치에 가려져 있지만 발치 끝에 내려져 있는 바지와 벌거벗은 엉덩이는 남자가 지금 자위행위 중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화면 전면에 크게 부각된 나무와 돌은 남자의 페니스를 상징하며 뒤의 잎이 무성한 작은 나무들은 여성을 암시한다. 작은 나무 둥치에서 자위행위를 하는 것은 성의 상실을 암시한다.

폴 매카시(1945~)는 공공장소에서 자위행위를 하는 남자를 통해 성적 도덕성을 나타내고자 했다. 이 작품은 돌이 가득한 야외 정원을 만든 다음 로봇 인물을 내세워 만든 설치작품이다. 또한 반복되는 기계음을 들려주어 관람자들이 남자가 실제 자위행위를 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었다.

바바리맨이 아니고서는 자위행위라는 것 자체가 혼자만의 행위이다보니 남이 자위행위하는 모습을 볼 기회가 거의 없다. 동성끼리는 안 보아도 비디오이기 때문에 궁금하지도 않지만 이성이 자위행위하는 모습은 정말 궁금하다. 하지만 이성이 자위행위를 하는 모습을 본다는 것은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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