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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는 사랑만 하고 결혼은 안 하는 게 좋아”

중년의 사랑 갈구하는 오연수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연기자는 사랑만 하고 결혼은 안 하는 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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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는 사랑만 하고 결혼은 안 하는 게 좋아”

MBC 드라마 ‘트라이앵글’ 제작발표회.

▼ 배우가 된 걸 후회한 적이 있습니까.

“한 번도 없어요. 슬럼프도 없었어요. 좋게 말하면 순탄하게, 나쁘게 말하면 밋밋하게 연기생활을 한 거죠”

▼ 연기할 때의 감정이 집에 가서도 유지되나요.

“집에서는 엄마, 아내 노릇도 해야 하니까 감정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아요. 연기자는 사랑만 하고 결혼은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결혼이 나쁘다는 게 아니에요. 가사와 연기를 병행하면 배우의 감정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요. 어떤 남자배우는 촬영할 때 집 대신 여관이나 숙소를 얻어서 생활하기도 해요. 저처럼 자녀가 있는 여배우는 엄두를 내기 힘들지만.”

▼ 끝나면 캐릭터에서 바로 빠져나오나요.



“작품마다 달라요. 상대 배우나 감독과 손발이 안 맞거나 말도 안 되는 극본이라 몰입이 안 된 작품은 ‘수고하셨습니다’ 하고 돌아서는 순간 바로 잊히는데 ‘달콤한 인생’이 끝났을 때는 그 감정이 몇 개월 가더라고요. 그 드라마를 찍을 때는 오연수라는 생각이 안 들었어요. 다른 세상에 사는 기분이었어요. 극본이 참 좋았어요. 정하연 선생님이 대본을 쓰셨는데 60대 작가가 썼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진부하지 않아서 늘 대본이 기다려졌어요.”

그는 연기 호흡이 가장 잘 맞은 상대 배우로 ‘결혼의 법칙’의 손현주를, 앞으로 같이 연기하고픈 배우로 이병헌과 박해일을 떠올렸다. “박해일 씨는 실생활처럼 연기하는 배우”라는 평과 “연기 잘하는 배우와 작품을 하면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설명을 곁들인다.

첫사랑과 결혼? 후회하죠^^

“연기자는 사랑만 하고 결혼은 안 하는 게 좋아”

1998년 기자회견을 열고 결혼 소식을 알린 손지창(왼쪽)과 오연수.

▼ ‘나쁜 남자’에서 불륜 상대였던 김남길(33) 씨하고도 잘 어울리던걸요.

“멜로를 찍을 때는 상대와의 느낌이 중요해요. 눈에 좋아하는 감정이 실려 있지 않으면 느낌을 살릴 수 없거든요. 멜로연기를 할 때는 좋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해요. 김남길 씨와 연기할 때도 나이 차를 의식하지 않고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계속 했어요.”

▼ 방영 당시 두 사람의 격정적인 멜로신이 중년여성들에게 대리만족감을 준다는 평가가 있었어요. 그런 감정을 느끼는 건 연기하는 당사자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맞아요. 제가 더 어릴 때 그 역을 맡았더라면 느낌이 살지 않았을 거예요.”

▼ 보는 이를 가슴 졸이게 만든 파격적인 장면도 꽤 있었는데 남편이 싫어하지 않던가요. 10년 전 인터뷰할 때는 남편이 싫어하면 애써 찍지 않는다고 했던 걸로 기억해요.

“별로 좋아하진 않아요. 찍고 있을 때나 방송이 끝나고 나서 기분 나빴다고 대놓고 말하진 않지만 얼굴에 다 써 있어요. 남편은 별생각이 없는데 주변 남자들이 자꾸 들쑤셔요. 와이프가 그런 거 찍는 데 기분이 어떠냐고. ‘나쁜 남자’를 찍을 때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대요. 무슨 답을 원해서 그런 질문을 자기한테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 화를 내거나 못되게 굴지는 않나요.

“안 그래요. 저도 남편이 안 좋아하는 걸 굳이 하고 싶진 않아요. 그래봐야 분란만 일으키지 좋을 게 없잖아요. 남편이 싫어하는 걸 또 찾아서 하고 싶지도 않고요.”

▼ 가정 있는 중년 남녀의 불륜을 이해합니까.

“법적으로는 안 되는 일이지만 사람의 감정을 막을 수 있나요. 끝까지 가면 안 되겠죠. 그 끝은 이혼일 테니까.”

▼ 그런 상황에 처하면 어떨 것 같나요.

“상대가 알면 안 될 것 같아요. 알게 되면 다시 돌아오더라도 예전 같을 순 없을 거예요. 한번 금 간 곳에 자국이 남듯이 마음에 상처가 남을 테니까. 갈라서려고 해도 자식이 걸려 헤어지기 힘들 것 같아요. 처음부터 시작하지 말아야지요.”

▼ 첫사랑과 결혼한 걸 후회하지 않나요. 좀 더 여러 사람과 연애해보고 결혼했더라면 하는.

“후회하죠.(웃음) 하지만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남편과 결혼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혼자 살 것 같아요. 그때 결혼해서 숙제를 일찍 끝낸 느낌이에요. 다 큰 아이들을 보면 일찍 결혼하길 잘했지 싶어요.”

▼ 결혼할 때 조건을 안 따졌나요.

“나이가 더 들어 결혼했다면 조건을 따졌을지도 몰라요. 그때는 어려서 조건 따지지 않고 6년을 사귀었으니까 결혼하는 걸 당연하게 여겼어요. 더구나 누구랑 사귄다는 소문이 나면 결혼해야 하는 시절이었어요. 지금이야 공개 연애를 하다 헤어지는 일이 예사지만 그때는 스포츠신문 1면에 나면 큰일 나는 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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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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