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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시론

한중일 공동시장 씨앗 뿌려 번영과 평화 꽃피우자

동북아 경제공동체 건설을 위한 제언

  • 글: 김세원 서울대 명예교수·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caeonek@snu.ac.kr

한중일 공동시장 씨앗 뿌려 번영과 평화 꽃피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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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동(북)아시아의 경제통합 추진에 대한 미국의 시각도 바뀌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동아시아 국가들이 독자적으로 추진해온 경제통합은 물론 경제협력체의 형성에도 반대해왔다. 예를 들어 1990년대 초 말레이시아 마하티르 총리가 내놓은 동아시아경제회의(EAEC) 구상은 물론, 외환위기 이후에 등장한 일본의 아시아통화기금(AMF) 구상에 대해서도 부정적 태도로 일관했다.

사실, 최근에 일고 있는 지역주의, 특히 FTA의 확산에 불을 댕긴 것은 미국이다. 1994년 북미자유무역지역(NAFTA)이 설립된 후 미국식 FTA가 붐을 이루기 시작했고 2005년에는 전(全)미주자유무역지역(FTAA)을 설립하기 위한 협상 타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한국을 廚沌?다른 대륙 15개 이상의 국가와 FTA 협상을 벌이고 있거나 이미 체결한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동아시아 내 시장통합 움직임에 공식적으로 부정적 견해를 피력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FTA는 가장 느슨한 시장통합

흔히 지역주의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경제적인 면에서 보면 지역주의는 자유무역지역(free trade area)에서부터 EU와 같은 공동시장 및 경제동맹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지역주의는 설립 취지, 철학적 배경이나 접근 방법에 따라 현격한 차이가 있다. 또 같은 시장통합이라고 하더라도 어떤 형태를 띠느냐에 따라 여기에 참여하는 국가간 통합의 정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가장 느슨한 시장통합을 목표로 하는 FTA는 실용적인 면에서 여러 이점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도 민감한 사안인 회원국 주권에 대한 제약을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회원국간 합의에 따라 협정에 담길 내용을 신축적으로 조정할 수도 있다. 역내에서 상품무역을 대부분 자유화한다는 것을 제외하면 서비스무역 및 투자, 지적재산권 보호, 노동·환경보호 등을 협정에 포함할 것인지 여부는 각 회원국의 방침에 따른다. 이와 같이 같은 FTA라 하더라도 경우에 따라 큰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FTA는 현실적으로 많은 단점도 가지고 있다. 가장 큰 결함은 회원국들이 역외국가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무역정책을 실시함으로써 발생할 수도 있는 무역우회 현상이다. 따라서 역내에서도 원산지규정이 요구되고 멕시코나 칠레같이 여러 국가와 FTA를 체결한 경우에는 수입관리제도가 대상국별로 복잡하게 얽히게 된다. 또 FTA는 예외규정의 채택을 허용할 뿐만 아니라 국가간 수많은 비관세장벽의 처리에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250여개의 FTA가 체결되기는 했으나 제대로 운영되는 경우는 북미자유무역지역(NAFTA),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및 유럽경제지역(EEA) 등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FTA는 특혜지역의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으며, 세계무역기구(WTO)의 무차별 원칙에 지장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FTA보다는 동북아 공동시장이 바람직

한편 한국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뒷받침하려면 큰 시장이 필요하고 따라서 적극적인 FTA정책은 바람직하다. 특히 특화산업을 중심으로 산업구조조정을 원만하게 이루기 위해서는 국내시장처럼 교역이 자유로우면서도 한층 확대된 시장이 필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동시에 ‘큰 시장’이라는 두 조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면에서 보더라도 앞에서 지적했듯이 FTA는 적절한 선택이 될 수 없다.

더구나 최근 급속하게 번지는 FTA 추세와 이를 주도하는 미국 및 EU의 움직임으로 미루어 볼 때 FTA는 지역주의 현상을 뛰어넘어 일반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국제적인 FTA 정책은 WTO에서 현재 진행중인 도하개발의제(DDA) 협상을 계승하고 WTO를 보완하는 새로운 국제무역정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볼 때 한국경제는 ‘하나의 큰 시장’을 이룩한다는 점에서 양자간 FTA보다는 동북아지역의 공동시장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동시장(common market)’이란 원칙적으로 일정국가 사이에 상품 및 서비스는 물론 자본 및 노동과 같은 생산요소의 이동도 자유화하는 시장통합의 형태를 말한다. 따라서 이를 위해서는 공동시장의 운영을 뒷받침할 만한 국가간 제도와 정책을 어느 정도 근접시켜 나가는 것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동북아 경제공동체는 동북아 특유의 문화적 바탕 위에 공동시장의 형성을 추구하는 한중일 3국의 모임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시장 확보 차원에서 보면 한국은 미국 및 아세안 국가를 비롯해서 가능한 한 많은 국가와 FTA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지 이와는 별도로 한중일 3개국은 FTA라는 과정을 거쳐 장기적으로는 단계별 경제공동체를 추진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동안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을 비롯해서 국내 여러 연구기관이 한중일 FTA를 체결했을 때 예상되는 효과에 대해 연구를 해왔다. 주로 거시경제적 전망에 비중을 둔 이러한 연구들은 산업별 분석, 제도적 접근 등 미시적 부분에 대한 연구를을 심층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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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세원 서울대 명예교수·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caeonek@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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