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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림 ‘형님·동생’들이 증언하는 ‘윤상림 사건’ 막전막후

“의원회관 여권 실세 10여 명 방 들락날락…‘회장님 오셨습니까’ 극진한 대접”

  • 한상진 일요신문 기자 hsj1102@hanmail.net

윤상림 ‘형님·동생’들이 증언하는 ‘윤상림 사건’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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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은 윤씨 사건과 한나라당의 관련성을 따져 맞대응하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윤씨 사건이 정치권으로 번지는 것을 적극 차단하는 눈치다. ‘의혹’과 ‘설’만 무성할 뿐 ‘확인된 사실’로는 사안이 심각하지 않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특검 대신 국정조사 택한 까닭

쟁점은 결국 한나라당이 윤상림 사건을 어떻게 요리할 것이냐의 문제다. 국정조사를 하는 방법, 특검제를 하는 방법, 국정조사와 특검제를 함께 하는 방법이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첫째 방법을 택했다.

2월9일 한나라당을 포함한 야4당은 윤씨 사건을 ‘참여정부의 최대 권력비리 게이트’로 규정, 국정조사를 하기로 합의했다.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윤상림 게이트가 이용호 게이트보다 집권층 관련자가 훨씬 많다고 한다. 노 정권 도덕성의 끝이 어딘지 윤상림 게이트를 통해 드러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선택한 ‘메뉴’는 과연 적절했을까. 한나라당 한 의원은 “특검제가 더 나았다”고 말했다. “드러나지 않은 핵심 자료는 검찰, 경찰, 행정부에 모두 있다. 이들 기관이 국회 국정조사에 적극 협조해 민감한 자료를 어느 정도까지 내놓을지 의문이다. 반면 특별검사는 이러한 자료를 모두 입수해 수사를 벌여 나갈 수 있다. 윤상림 사건의 진상을 정말 제대로 파헤치려면 반드시 특검제를 실시해야 한다.”



한나라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도 이런 견해엔 동의했다. 그러나 그는 현실적 문제를 들고 나왔다.

“권력형 비리인 윤씨 의혹을 대다수 국민은 아직 잘 모른다. 우선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그런데 특검제는 수사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여론에 실상을 알리는 것이 일차적으로 중요하다고 보고 우선 국정조사를 택한 것이다.”

조사단장을 맡은 검사 출신 주성영 의원은 “뭔가 보여주겠다”며 칼을 갈고 있다. 주 의원은 최근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한나라당은 청와대 관련설에 대해서도 상당부분 증거를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현 정부 최고위층 인사와의 관련 여부도 반드시 밝혀낼 것”이라고 했다.

아직까지는 윤씨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2003년 12월 한 차례 찾아갔다는 사실 외에는 밝혀진 것이 없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분명 뭔가 더 있다”는 의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한나라당이 오랜만에 현 정부를 상대로 칼을 빼든 시도는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오 원내대표 취임 이후 사학법 파문으로 공전된 국회가 자연스럽게 정상화됐다. 그 직후 법조 브로커 윤상림 사건 공세 및 장관 인사청문회 검증으로 국회를 ‘야당판’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 원내대표 본인도 만족스러운 모양이다. 그는 최근 “당 지지율도 올랐다”며 “박근혜 대표를 위하는 게 당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한 달 동안 구원투수로서 소임을 다했다”고 말했다.

“기호 1번 이회창입니다”

그러나 2002년 대선 당시 윤씨의 행적이 자칫 한나라당에 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전국구 브로커’인 윤씨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선거캠프였던 일명 ‘부국팀’에서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당시 윤씨가 이회창 후보측 인사들과 가까웠다는 사실은 윤씨 주변 인사들을 통해 확인된다. 윤씨의 한 측근인사는 “지난 대선 때 윤씨에게 전화를 걸면 ‘안녕하세요. 기호1번 이회창입니다’라는 통화연결음이 나왔다. 내가 이상해서 ‘왜 그 쪽 일을 하냐’고 물었더니 윤씨가 ‘아무래도 이회창 후보가 당선될 것 같아 미리 보험을 들어놨다’고 말한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는 또 “당시 윤씨가 이 후보의 부국팀 핵심 멤버들과 같이 다니면서 여러 일을 한 것으로 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했는지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윤상림 사건은 현 여권의 핵심에 타격을 줄 수도 있는 소재가 더 많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윤씨와 여권과의 관련 의혹은 다음의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윤씨가 현 권부의 누구와 어느 정도 자주 접촉하면서 어떤 일을 하고자 했는지의 문제, 전병헌 대변인과의 금전거래 등 열린우리당 인사들과의 관련 의혹,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한 행위와, 정치권 연관성 및 정치자금 문제, 경찰·검찰·군 등 사정기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 전·현직 검찰 관계자와 어떤 일이 있었는지의 문제, 내연관계에 있던 ‘장군 잡는 여경’ 강순덕 경위 등 경찰과의 유착 의혹….

윤씨의 주변인사 중 한 사람인 종교인 오모씨는 “2001~02년쯤 윤씨를 따라서 국회 의원회관에 자주 갔다. 윤씨는 그때마다 많게는 10여 개 방을 찾아 의원, 보좌관들과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곤 했다. 주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었는데 특히 기억에 남는 곳은 L·K·J·Y·H의원의 방이다. 이중엔 현 여권 실세도 많다. 갈 때마다 의원실에 있던 사람들이 ‘회장님 오셨습니까’라며 극진히 맞아주는 걸 보면서 ‘이 사람 대단하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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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일요신문 기자 hsj11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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