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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원, 384억 금융사기 피의자 김경준씨 한국송환 판결

이명박 시장측, “대선 때 김대업식 허위폭로 재연 우려”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美 법원, 384억 금융사기 피의자 김경준씨 한국송환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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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법원이 한 사기사건 피의자에게 ‘한국 송환’을 판결한 사실은 국내 언론엔 보도되지 않았다. 그러나 4개월이 지난 요즘 정치권에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슈로 부상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피해액이 384억원대에 이르는데다 파렴치한 불법혐의를 받고 있는 이 피의자가 “이명박 서울시장도 관련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美 법원, 384억 금융사기 피의자 김경준씨 한국송환 판결
지난해 10월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은 한국 검찰의 추적을 받고 있는 김경준씨에 대해 ‘한국 강제송환’ 판결을 내렸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던 ‘옵셔널벤처스’의 회사자금 384억원을 횡령해 2001년 12월 미국으로 도피했다. 유관 회사인 ‘BBK’를 통한 불법 혐의도 포착됐다.

옵셔널벤처스는 당시 코스닥 상장사로, 이 회사의 주식을 산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자 검찰에 김씨를 고소해 수사가 이뤄졌다. 김씨는 여권 7매 위조, 법인설립허가서 19매 위조, 펀드운영 허위보고, 주식 가장매매, 허수매수, 허위사실 유포 등 공문서 위조 및 증권거래법 위반을 ‘밥 먹듯’ 하며 관계 당국과 투자자들을 속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당국의 김씨 재산압류 현황에 따르면 이런 사기 행각 이후 그는 300억원(3000만달러)대의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선 김씨 혐의의 죄질이 매우 나쁘다는 평이 나온다.

2004년 5월27일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한국 검찰의 신병 인도 요청을 받아들여 김씨를 체포해 구금했다. 체포된 후 김씨는 “한국 송환은 부당하다”며 LA연방법원에 재판을 청구했으나 이번에 패소한 것이다.

김경준, “BBK는 이명박 시장 회사”



김씨가 연방대법원에 항소할 가능성이 남아 있어 이번 판결이 그의 한국행을 최종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 검찰이 미국 당국에 제출한 ‘범죄인 인도요청서’의 물증이 명백해 송환 절차가 빨리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2007년 12월 대통령선거 이전에 그가 한국으로 송환될 가능성은 이 판결에 의해 상당히 높아진 셈이다.

그런데 김씨의 변호인측은 미국 법정에서 “한국 검찰이 대권(大權) 후보인 이명박 서울시장을 겨냥한 표적수사를 해 김씨가 희생양이 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씨측은 “(사건의 핵심 회사인) BBK는 이명박 시장의 회사”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측은 이 사건에 이명박 시장을 걸고 들어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김씨가 한국으로 송환되면 즉시 검찰 조사가 이뤄진다. 그의 ‘입’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대선 정국의 한 쟁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여권, ‘이명박-김경준 엮을 자료’ 요구

여권은 김경준 사건과 이 시장의 관련 여부에 대해 이미 조사에 착수했다. 이 사건과 이 시장 관련설은 2002년 4월 한 언론에 의해 처음 알려졌다. 이 시장이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해 새천년민주당 김민석 후보와 격돌하기 직전이었다. 현 여권의 전신 격인 새천년민주당측으로선 호재였다. 여권은 서울시장선거에서 활용할 목적으로 이때부터 이 시장 관련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는 김경준씨가 해외로 종적을 감춘 시점이어서 흐지부지됐다.

그러나 지금은 당사자인 김씨의 신병이 확보되어 한국 송환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김씨 스스로 “이명박 시장도 관련됐다”고 떠벌리는 상황이 됐으므로 여권 내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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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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