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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창사 이래 최대 실적 올린 신헌철 SK(주) 사장

“‘메이저’들 신경 안 쓰는 곳에 인재 풀었더니 석유가 펑펑”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 사진·김성남 기자

창사 이래 최대 실적 올린 신헌철 SK(주)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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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SK는 아·태지역에서 몇 위인가요.

“인천정유를 인수해서 4위가 됐어요. 일본 업체가 3위인데, 거의 차이가 없어요. 인천정유 정상화가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이를 통해 아·태지역 1위로 올라서겠다는 것이 목표입니다.”

-해외 석유개발사업에서도 처음으로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는데요. 비결이 있다면.

“그런 얘기하면 참 신이 나요(그의 눈빛이 번쩍했다). 이게 바로 블루오션이고 차별화 전략입니다. 우리가 처음으로 유전사업을 벌인 곳이 1983년 인도네시아예요. 결과는 실패였죠. 쏟아부은 돈만 그때 돈으로 300만달러가 넘는데 기름 한 방울 안 나왔어요. 그러면 그만뒀어야죠. 그런데 선대 회장인 최종현 회장이 계속 밀어붙였어요. 그걸 나중에 우리가 ‘방목(放牧)경영’이라고 불렀는데, 소가 풀을 뜯어먹도록 내버려두는 거죠. 실패해도 또 한다는 겁니다.

손놓고 있어도 18억달러 들어와



당시 김항덕 사장에게 유전개발을 맡겼는데, 1984년 예멘의 마리브 유전이 터진 거예요. 굉장했죠. 하지만 기쁨도 잠시, 버마 유전에 6000만달러를 넣었다가 한푼도 못 건졌어요. 그렇게 실패와 성공이 거듭됐죠. 성공하면 번 돈으로 또 투자했고요. 하지만 무턱대고 투자하지는 않았어요. 세계 석유 메이저들, 엑슨모빌이나 쉘 같은 회사가 가지 않는 지역을 중심으로 뒤졌습니다. 페루와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남미, 아프리카, 베트남 중심의 동남아, 카스피해 지역…. 부자(석유 메이저 업체)들은 끼리끼리 몰려다니지 우리처럼 조그만 회사는 안 끼어줘요.”

-석유업계만큼 폐쇄적인 이너서클도 없다고 들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메이저가 개발하다가 포기한 유전을 우리가 재발견해서 수익을 올린다는 사실이에요. 페루 유전이 그랬어요. 쉘이 개발하다가 재미를 못 볼 것 같으니까 철수했어요. 거기에 우리가 들어가서 성공한거죠.”

-페루 56광구나 브라질 8광구 같은 곳은 SK(주)가 지분 투자를 해서 성공했죠?

“지역에서 경쟁력을 가진 회사와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 사업인데, 리스크(위험)를 분산하고 시너지 효과를 얻습니다. 반대로 우리가 광구를 확보해 투자자를 모으기도 합니다. 미국 휴스턴에선 우리가 직접 시추했고, 그 가능성에 군침을 흘린 일본 업체가 투자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세계적인 석유업체가 되려면 이런 실적을 쌓아야 해요.”

-SK(주)가 확보한 유전개발사업을 정리해주시죠.

“12개국에 19개 광구를 갖고 있는데, 그중 7개에서 원유를 생산하고 있어요. 나머지 12개 중에서 기름이 있다고 확인된 곳은 페루 56광구와 브라질 8광구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카자흐스탄을 방문할 때 수행해 접촉했던 광구는 본계약 체결을 위해 논의 중이에요. 브라질 30광구, 32광구 그리고 러시아 서캄차카 광구는 시추 준비 중이에요. 페루를 중심으로 남미, 카스피 해 주변, 아프리카의 수단과 리비아에서도 준비하고 있어요. 베트남 15-1광구는 기대가 커요. 최근 백사자 구조에 추가로 3억배럴이 묻혀 있다고 하는데, 사실이라면 대단하죠. 가스도 3조~4조 입방피트가 있다고 하는데 좀더 봐야 해요.”

-보유한 유전의 실제 가치는 얼마나 됩니까.

“당장 유전개발사업을 중단해도 앞으로 20년 동안 들어올 돈의 가치가 18억달러는 됩니다. 지금까지 15억달러 투자하고 지난해까지 16억6000만달러를 벌었으니 본전은 회수한 셈이죠. 이제 시작이에요. 번 돈은 다시 투자해야 합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700억원 늘린 3400억원을 석유개발 하는 데 쓸 겁니다.”

-지난해 쿠웨이트 원유를 들여와 국내에 저장하는 시설을 확보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쿠웨이트는 아시아에 더 많은 기름을 팔고 싶어합니다.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SK(주)가 그 연결 고리 역할을 해줬으면 합니다. 그래서 한국석유공사의 비축시설에 쿠웨이트 원유를 저장하도록 중계했어요. 쿠웨이트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계약이 성사된다면 우선 1000만배럴, 그러니까 5억달러어치의 기름이 한국에 저장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에너지를 확보해서 좋고, 석유공사는 비축요금을 받아 좋고, 쿠웨이트는 안정적인 가격으로 동북아 3개국에 기름을 공급해서 좋은 거죠.”

-인천정유 인수 과정에서 안팎으로 반대가 심했다고 들었습니다.

“인천정유는 아까운 회사였어요. 원유정제 찌꺼기를 고급 유류제품으로 탈바꿈시키는 고도화 설비가 없어요. 그래서 돈을 못 벌었고, 경쟁에서 도태돼 부실화했어요. 지난해 8월 법원에서 경매로 나왔을 때 SK(주)는 1조6000억원을 투자하고, 또 1조6000억원을 연리 6%로 빌려주겠다고 제안했어요. 판사가 확실한 회생 방안이라고 생각해서 승인한 겁니다. 우리는 45년 동안 석유공장을 운영한 노하우가 있어요. 이를 인천정유에 활용하고 고도화 설비를 들여놓으면 우량한 회사가 될 겁니다. 또 구매력이 생기니까 싼 값에 원유를 들여올 수도 있죠. 이래저래 유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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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 사진·김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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