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씨는 지난해 3월 열린 24시간 달리기에서 155.3km를 뛰었다. 6월 제주도 성산 앞바다에서 치러진 철인3종경기는 13시간17분20초 만에 완주했다. 10월 충남 당진 앞바다에서 열린 100km 카누 레이스에서는 23시간54분7초 동안 바다와 사투를 벌였다. 12월 평창에서 열린 마지막 종목 100km 스키크로스컨트리는 11시간9분36초. 그나마 고통이 가장 짧은 종목이었다.
가히 한국 최고의 철인으로 불릴 만한 그는 이력도 이채롭다. 한국을 대표하는 특수부대 특전사와 세계 최고의 특수부대라고 하는 프랑스 외인부대 출신이다.
서울 목동운동장에서 만난 그는 175cm, 75kg의 단단한 체격에 구릿빛 피부, 날카로운 눈매가 인상적이었다. 태권도, 유도, 검도, 특공무술 등 무술실력이 합쳐 12단이라고 했다.
그는 이곳에서 매일같이 달리고 허들을 넘는다. 오후엔 권총사격 연습도 한다. 3월에 있을 경찰특공대 특채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경찰특공대는 쉽게 합격하지 않겠냐”고 하자 고개를 가로젓는다. 40여 명을 뽑는데 지원자가 수백 명에 달한다는 것. 게다가 지원자 대부분이 무술 고단자나 특수부대 출신이어서 한 종목만 실수해도 바로 탈락이라고 한다.
“지원자 대부분이 체력 테스트는 거의 만점일 거예요. 문제는 사격이죠. 사격 연습을 많이 해야 하는데, 통장 잔고가 바닥나 걱정이에요.”
사격연습장에서 권총 실탄사격을 하는 비용이 10발에 2만원이니 부담이 클 듯하다.
312km 한반도 횡단 마라톤 완주
챌린지컵 대회를 화제로 꺼냈다. 가장 힘들었던 종목은 100km 카누였다고 한다.
“꼬박 24시간을 쉬지 않고 노를 저었어요. 밥도 노를 저으면서 먹었죠. 너무 힘들어서 몇 번이나 포기하려고 했어요. 특히 결승점을 앞두고 밀물을 만났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아무리 노를 저어도 배가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잠시 쉬면 뒤로 밀려나고, 체력은 완전히 바닥났고…. 그런 상황에서 한 시간 넘게 씨름하다 결국 완주했죠.”
철인3종경기에서는 마라톤을 하던 중 발목이 접질렸다. 걷기조차 힘들었지만 끝내 완주했다.
챌린지컵 대회 종목처럼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를 ‘익스트림(extreme·극한) 스포츠’라고 한다. 대표적인 종목으로 강릉에서 강화도까지 한반도를 횡단하는 312km 마라톤이 있다. 중간에 쉴 수도 있고 잠을 잘 수도 있다. 72시간 내에만 들어오면 된다. 하지만 땀이 완전히 식으면 다시 뛰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걸으면서 자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멈춰서는 안 된다. 먹는 것도 걸으면서 해결한다. 횡단 마라톤을 완주한 사람은 김씨를 포함해 10여 명에 불과하다.
“대관령을 넘을 때 가장 힘들어요. 졸면서 가다가 방향감각을 잃어 다시 강릉 쪽으로 되돌아가는 경우도 많아요. 더구나 일반 마라톤 대회처럼 경기하는 동안 차량 통행을 막는 것도 아니어서 졸면서 걷다가 교통사고를 당할 위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