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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놀란 ‘대단한 실험’

동물복제 양 ‘돌리’ vs 인간복제 양 ‘폴리’

  • 이한음 과학평론가 lmgx@naver.com

동물복제 양 ‘돌리’ vs 인간복제 양 ‘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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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제의 기린아 ‘돌리’

동물복제 양 ‘돌리’ vs 인간복제 양 ‘폴리’

체세포 복제로 탄생한 개 스너피. 당시 황우석 교수(가운데)의 연구에는 미국의 제럴드 새튼 교수(왼쪽)도 자문위원으로 참가했다.

20세기 초에 독일의 한스 슈페만은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그는 어린 아들의 가느다란 머리카락으로 도롱뇽의 초기 배아를 묶어서 둘로 나눴다. 나뉜 반쪽 배아에는 둘 다 세포핵이 들어 있었고 잘 자라서 정상적인 도롱뇽이 됐다. 인위적으로 쌍둥이를 만든 것이다. 또 슈페만은 세포핵이 한쪽에만 있고 반대쪽에는 세포질만 있도록 배아 중간을 느슨하게 묶은 뒤, 세포핵이 좀 자라도록 기다렸다가 그것을 반대쪽 세포질로 밀어넣었다. 핵이 없는 상태의 세포질은 변화가 없었으므로 사실상 좀더 분화한 핵을 수정란의 세포질로 이식한 것과 같았다. 그 배아는 정상적으로 자라났다. 거기에서 영감을 얻어 슈페만은 당시 실험 기술로는 불가능한 환상적인 실험을 고안했다. 난자의 핵을 빼낸 뒤 완전히 자란 성체의 세포핵을 거기에 넣는다는 것이었다. 그 난자는 정상적으로 발달할까?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뒤인 1952년 미국의 브릭스와 킹이 그 실험에 도전했다. 그들은 표범개구리의 난자에 있던 핵을 없앤 뒤, 배아에서 빼낸 핵을 거기에 넣었다. 핵 이식 실험은 성공했다. 하지만 배아까지만이었다. 그들은 성체를 복제하지 못했다. 수정란은 배아로 자라고 배아는 새끼로, 새끼는 성체로 자란다. 그러면서 몸의 세포들은 점점 더 분화해 특정한 일만 전담하게 된다. 따라서 배아세포에 비해 성체세포는 발달 잠재력이 훨씬 떨어진다.

10년 뒤 영국의 존 거든이 그 실험을 이어받았다. 그는 발톱개구리 올챙이의 창자에서 꺼낸 세포핵을 이식했다. 실험은 성공했다. 하지만 성공률이 낮았으며, 다 자란 개구리의 세포핵을 이식했을 때에는 실패를 거듭했다. 즉 그의 성공도 절반에 그친 셈이다.

그 뒤로 오랫동안 복제 연구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특히 포유류의 복제 실험에는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1979년 제네바 대학의 카를 일멘제가 생쥐의 배아 세포핵을 이식해서 세 마리를 복제했다고 발표했다. 드디어 포유류 복제에 성공했다니, 과학자들은 몹시 흥분했다. 여러 연구자가 그의 연구를 재현하고자 달려들었다. 하지만 모두 실패만 거듭했다. 그를 초청해 실험 기법을 전수받으려 한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일멘제는 실험하는 광경을 보여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렇게 몇 년이 흘렀다. 연구자들은 점점 회의적이 되어갔다. 과학은 재현성이 생명이다. 다른 연구자가 재현하지 못한다면, 그저 우연히 얻어진 결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멘제의 연구 결과가 바로 그런 사례였다.



이윽고 학자들은 포유류 복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거의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덴마크 출신의 스틴 윌러드슨이었다. 순수과학 분야의 연구자들은 생쥐를 연구했지만, 가축을 연구하는 응용과학 분야의 연구자였던 윌러드슨은 양으로 실험을 했다. 그는 초기 배아의 핵을 난자에 이식한 뒤 대리모에 착상시켰다. 두 마리는 사산됐고 한 마리가 살아서 태어났다. 응용과학 분야에서 이루어진 성과였기에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것이 사실상 핵 이식으로 태어난 최초의 포유동물이었다. 몇 년 뒤 윌러드슨과 미국의 다른 연구진은 각각 소의 배아 복제에도 성공했다.

인간복제의 허상

배아세포 핵 이식에 성공했으니 이제 성체세포 핵 이식이라는 과제가 남았다. 그 일은 영국 로슬린 연구소의 이언 윌머트와 키스 캠벨이 해냈다. 그들은 초기 배아가 아니라 배양 접시에서 이미 분화를 시작한 9일 된 배아의 핵을 이식해 1995년 메건과 모랙이라는 양 두 마리를 탄생시켰다. 그것은 이미 분화한 세포를 분화하기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는 의미였다. 따라서 복제 기술의 진정한 발전은 이때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이언 윌머트는 더 나아가 성체를 복제하기로 했다. 연구진은 어느 양에게서 떼어내 냉동해둔 젖샘세포를 복제하기로 했다. 그 양은 이미 죽고 없었다. 그들은 그 세포의 핵을 난자에 이식해 대리모 양에게 착상시켰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복제 양이 그 유명한 ‘돌리’다.

돌리는 성체세포에서 복제한 최초의 양이었다. 그것은 동물복제의 장벽이 사실상 모두 제거됐음을 의미했다. 그 뒤로 그의 실험 방법을 따라 동물을 복제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됐다. 생쥐, 소, 고양이, 말, 돼지, 개 등. 이제 어떤 동물도 복제가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없게 됐다. 그렇다면 인간도 복제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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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음 과학평론가 lmg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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