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대원외고 특별전형이 치러지던 날, 많은 학부모와 학원 관계자들로 학교가 북적였다.
“학원에서 주최하는 각종 입시설명회의 가장 큰 목적은 학원 홍보죠. 얼마나 많은 학부모가 관심을 갖느냐가 관건인데, 사실 순수하게는 100명 동원하기도 힘들어요. 그런데 ‘특목고’를 제목에 넣으면 2000~3000명이 모여드니, 특목고를 내세우지 않을 수 있나요.”
특목고(과학고, 외국어고) 전문 입시기관인 하늘교육 임성호 기획이사는 “5년 전부터 특목고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특히 최근 2~3년 새 특목고 졸업생의 대학진학 실적이 공개되면서 특목고 진학 희망자 규모가 에스컬레이터를 탔다”고 진단한다.
특목고 진학 희망자 규모는 한국교육개발원의 ‘한국교육종단연구2005’를 통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이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지금의 중학교 3학년이 중학교 1학년일 때 13.4%가 특목고 진학을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고등학생 중 특목고 학생의 비율이 2.1%에 불과한 것을 감안할 때, 특목고 입학을 위한 경쟁이 올해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고 인기 고공행진, 자사고는 하락
6월2일 토요일 오전 10시를 조금 넘긴 시각, 입시설명회가 열리는 대원외고 1층 컨퍼런스룸은 학부모들로 가득 차 있었다. 대원외고는 홈페이지를 통해 입시설명회 일정을 미리 공고하고 참석 예약을 받았는데, 2주 전에 확인했을 때 이미 ‘예약 완료’ 상태였다. 자녀가 외고에 진학하기를 희망하는 학부모들 사이에 대원외고가 단연 최고 인기라는 얘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예약하지 않고 가도 한두 사람 앉을 자리는 있을 거라는 ‘정보’를 입수해 무작정 찾아갔는데, 다행히 출입문 가까운 곳에 빈 자리가 보인다. 150명 남짓한 학부모의 연령대는 30대 중반에서 50대까지 폭이 넓어 보였다. 대체로 ‘엄마’들이 많으나 절대적 우세는 아니다. ‘엄마’와 ‘아빠’가 함께 온 경우, ‘아빠’만 온 경우도 생각보다 많다. 질문은 ‘아빠’들이 더 많이 했다.
하늘교육이 지난해와 올해 전국 초·중학생 학부모 56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목고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특목고 중에서도 외고 선호도가 가장 높고, 외고 중에서도 대원외고를 첫손에 꼽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고 선호도는 전년 60.3%에서 66.7%로 높아졌다. 반면, 자립형사립고는 15.9%에서 10.3%로 감소했다. 과학고는 23.8%에서 23%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학교별로는 대원외고(34%)가 2006년에 이어 2년 연속 선호도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은 명덕외고(11.3%), 한국외대부속외고(11%), 대일외고(5.3) 순이었다.
학부모들의 이 같은 선호도는 대체로 대학진학 실적에 비례한다. 서울시의회 이윤영 의원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대원외고의 2007학년도 서울대, 연·고대 진학률이 전체 졸업생의 68.6%다. 서울시내 8개 과학고와 외고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 다음은 명덕외고(61.1%), 한영외고(58.8%), 서울과학고(50%), 한성과학고(43.6%), 대일외고(40.7%) 순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