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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만 퍼붓지 말고 펌핑할 성장동력 찾아라”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작심 토로

  • 최호열 기자|honeypapa@donga.com

“마중물만 퍼붓지 말고 펌핑할 성장동력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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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고소득자 증세는 ‘국민 편가르기’
  • ●소득만 늘린다고 성장 안 돼…규제개혁·노동개혁 필요
  • ●일본 대졸취업률 97%…재정 지출 확대와 구조개혁 결과
  • ●주택 보유세 올리고 거래세 내려야
  • ●한미FTA 재협상 요구는 우리가 협상 잘했다는 증거
문재인 정부가 주요 경제정책 기조로 ‘소득주도 성장론’을 내세우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론이 우리 경제의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윤증현(71)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맥을 잘못 짚었다”고 지적했다. 9월 8일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 있는 윤(尹)연구소에서 윤 전 장관을 만나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문제점과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한미FTA 폐기 움직임 등 우리 경제 전반에 대한 해법을 들어봤다.

윤증현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 때 금융감독위원장을, 이명박 정부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거셌던 2009~2011년에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010년 4월 “한국은 위기를 통제하는 데 만점을 받았다. 교과서적 회복을 이루고 있다”고 당시 윤 장관의 위기 대응을 극찬한 바 있다. 2011년부터 자신의 성을 딴 윤(尹)경제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소득과 성장

최근 한국경제의 위기를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성장 중심 정책으로 양극화를 키웠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양극화는 자본주의의 기본 한계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시장경쟁에서 낙오된 개인이나 기업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갖춰, 재기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4대보험이 대표적이다. 양극화를 막는다며 경쟁 자체를 없애면 사회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양극화 해법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제시한 게 ‘소득주도 성장론’인 것 같다.
“소득주도 성장론을 단순하게 정리하면 노동자의 소득 비율을 올리자는 것이다. 임금을 올리면 가계소득이 늘고, 가계소득이 늘면 소비가 늘고, 소비가 늘면 생산이 늘어나 경제 성장의 선순환이 일어난다는 것인데, 주류경제학에선 인정하지 않는 논리다. 가계소득을 늘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을 올리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고,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것인데, 임금이 어디에서 나오나. 기업이 이윤을 많이 창출해야 임금이 늘어난다. 성장이 이뤄져야 소득이 증가하지 소득이 늘어난다고 성장이 되는 건 아니다.”



소득주도 성장을 위해 5년간 178조 원의 추가예산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그래서 증세 이야기가 나온다. 정부가 내놓은 국정과제를 보면 소득도 늘리고, 복지 수준도 높인다고 한다. 그러려면 빚을 내거나 세금을 더 걷는 수밖에 없다. 빚을 내는 건 한계가 있고 결국 세금을 늘려야 하는데, 이에 대한 청사진이 안 보인다.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18% 정도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평균 25% 정도다. 지금보다 복지 수준을 높이려면 그만큼 더 올려야 한다. 이에 대한 종합계획을 세우고 증세에 대해 국민을 설득하는 정책을 가져가야 한다.”


國民皆稅와 공동체의식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내 서민, 중산층 증세는 없다. 증세 대상은 초고소득층과 초대기업으로 한정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스스로 178조 원이 더 필요하다고 했는데, 초고소득층의 소득세와 초대기업의 법인세 인상으로 늘어나는 세금은 5년간 20조 원 정도밖에 안 된다. 나머지는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 재정지출을 줄이고 경제성장에 따른 세금 자연증가분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데, 박근혜 정부도 그렇게 주장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세금은 기본적으로 국민개세(國民皆稅)로 가야 한다. 그래야 공동체의식이 생긴다. 내는 사람 따로, 받는 사람 따로 있게 하는 건 국민을 분열시키고 편가르기를 하는 것밖에 안 된다. 지금도 소득세를 상위 10%가 80% 이상 내고 있다. 한 푼이라도 소득세를 내는 사람이 50%밖에 안 된다. 조금 버는 사람이라도 일단 세금을 내고 복지정책을 통해 돌려받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리스,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가 왜 망했는지를 돌아봐야 한다.”

유명한 실험 사례가 있다. 평소 학점을 후하게 주던 미국의 한 대학 교수가 모든 수강생에게 F학점을 준 일이 있다. 그 교수는 “국민 누구도 가난하거나, 지나친 부자로 살아서는 안 되며, 모두가 평등한 부를 누려야 한다”는 주장이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시험점수 평균에 따라 모든 학생에게 같은 학점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학생들도 모두 찬성했다. 하지만 평소 공부를 하지 않던 학생은 계속 놀았고, 공부를 열심히 하던 학생도 “내가 왜 남 좋은 일을 하냐”며 공부를 게을리 했다. 그 결과 모두 낙제점수를 받은 것이다.

구체적인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보면, 우선 내년 최저임금을 16.4% 올렸다. 1만 원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임금을 많이 받게 한다는 데 누가 반대하겠나. 그런데 임금을 주는 주체인 사용자의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처럼 자영업자가 많은 나라는 사용자가 감당할 수준을 넘어서면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들고 고용이 차단된다. 2006년 아파트 경비원에 대해 최저임금을 보장하자 오히려 일자리 4만 개가 사라졌다. 최저임금을 크게 올리니까 벌써 편의점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은 ‘일단 올리고 1년 지켜본 후 판단하자’고 말한다. 국민경제를 시험대상으로 삼자는 이야기로 들려 기가 막힌다. 또한 민간의 최저임금 인상분 일부를 정부가 세금으로 보전해준다는데, 이게 얼마나 지속가능할지 모르겠다.”



일자리와 일거리

공무원 17만 명 등 공공일자리 81만 개를 창출하겠다고 한다.
“정말 잘못된 방향이다. 그 인건비를 누가 부담하나? 국민 세금이다. 정부는 지금 일거리와 일자리를 혼동하고 있다. 일거리가 있으면 일자리는 저절로 생긴다. 공무원을 늘리겠다는 것은 일거리와 상관없이 일자리만 늘리겠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성과연봉제 폐지는 어떻게 보나.
“최근 법원에서 노조가 합의하지 않은 성과연봉제는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놓았다. 나라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박근혜 정부의 정책 중에서 그나마 건질 수 있는 게 성과연봉제였다. 노조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 업무가 다르고 성과가 다른데 똑같은 월급을 받는 게 말이 되나. 우리처럼 노동유연성이 없는 나라에서는 비정규직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2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하니까, 1년 일하면 자를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계약직 직원들도 일을 열심히 안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효과가 없다고 보는 건가.
“지금 우리 경제가 여러 상황이 꼬여 있기 때문에 뭔가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마중물이 필요하다. 마중물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의미가 있긴 하다. 하지만 맹점이 있다. 그렇게 늘어난 가계소득이 소비증가로 이어지겠느냐는 것이다. 가계부채가 14조 원에 달한다. 개인소비를 늘리려면 웬만한 마중물 규모로는 한계가 있다. 또 하나, 투자의 주체는 기업이라는 걸 다시 한번 유의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의 주체도 기업이다. 그런데 기업에 대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기업에 비뚤어진 운동장

기업들이 투자할 곳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마중물이라며 돈만 퍼붓지 말고 기업들이 펌프질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투자 확대, 성장, 소득 증가, 소비 증가의 선순환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성장의 동력이 되는 기업들이 투자처를 늘리고 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에 비뚤어져 있는 운동장을 바로잡아주고, 멍석을 깔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어떤 점이 기업의 투자를 막고 있다고 보나.
“규제개혁을 전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으로 관광객이 줄고 있는데, 관광객을 늘리려면 관광에 투자해야 한다. 중국, 일본, 스위스를 가보라. 해발 3000m에도 케이블카를 설치해 관광객을 실어 나른다. 그런데 우리는 케이블카 하나 설치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실정에서 기업이 관광산업에 투자할 수 있겠나. 의료와 교육도 마찬가지다. 줄기세포치료, 원격진료를 왜 허용 안 하는지 모르겠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지금도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규제개혁은 행정만으로는 안 된다. 국회에서 관련법을 만들어 통과시켜야 한다. 정부가 국회를 설득하고, 국민이 국회를 압박해야 한다. 지금 상태로는 미래가 불안하고 암담하다.”



인사 배분 실패

윤 전 장관은 규제개혁과 함께 노동개혁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동시장은 고용보장성의 적절한 조화를 전제로 채용과 해고의 유연성이 강화돼야 한다. 노동개혁 없이는 기업이 투자를 못한다. 노조가 무서워 해외로 나간다. 지난 10년간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액이 국내투자액의 10배가 넘는다. 그만큼 일자리가 외국으로 나간 것이다. 해외기업도 국내에 투자할 생각을 안 한다. 결국 기존 노조가 기득권을 유지하려다 보니까 국민이 피해를 보는 것이다.”

정부가 돈을 풀어 성장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소득주도 성장론과 비슷해 보인다. 아베노믹스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데.
“흔히 아베가 3개의 화살을 쏘았다고 말한다. 하나는 통화의 양적완화다. 환율을 떨어트려 통화 유동성을 확보하고 물가상승률도 2%대로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두 번째, 재정지출을 대폭 확대해 경기를 부양했다. 마지막 세 번째 화살이 구조개혁이다.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법인세 인하 등 구조개혁이 성장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금 일본은 대졸자 취업률이 97%에 달하는, 사실상 실업률 제로 상태다. 열도가 활기에 차 있다. 소득주도 성장은 두 번째 화살에 해당한다. 세 번째 화살인 구조개혁에 성패가 달려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고영권 기획재정부 1차관, 김용진 2차관,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등 문재인 정부 경제 관료들이 모두 과거 예산처 출신들이다.
“물적자원이든 인적자원이든 적절하게 배분하는 게 중요한데, 인적자본 배분에 문제가 있다.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기획재정부의 역할에 예산만 있는 게 아니다. 세입, 세제, 경제정책, 금융 등 다양하다. 그만큼 인사권자의 안목이 좁다는 것이다. 안타깝고 우려된다.”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부동산이 급등하는 건 여러 요인이 있다. 과거 강남 집값 상승의 주된 요인 가운데 하나가 교육이었다. 몇 년 동안 강남 집값이 안정될 수 있었던 게 특목고가 분산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현 정부 교육정책이 특목고를 없앤다는 것이다. 당장 강남 집값부터 오를 가능성이 크다. 유동성도 문제다. 지금 여유자금이 갈 곳이 없다. 은행금리가 미국금리와 똑같다. 은행 이자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여유자금이 주식 아니면 부동산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보유세 증세 논란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은 어떻게 보나.
“각종 부동산 대책을 총망라해서 쏟아냈다. 이게 효과가 없으면 다음에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 노무현 정부 때도 부동산 잡는다고 난리쳤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공급이 모자라는데 수요만 규제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정작 중요한 공급대책이 빠져 있다. 시장은 정부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의해 좌우된다. 공급이 늘어야 한다.”

공급을 늘리는 방법은.
“재건축을 규제하다보니 공급이 달려 부동산가격이 올라갔다. 건축업자가 마음대로 집을 짓게 해서 공급을 늘리면 시장가격은 하락한다. 보유세를 높이는 것도 방법이다.”

집을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 세금을 높게 부과하면 반발이 크지 않을까.
“주택개념이 소유에서 주거로 바뀌어야 한다. 자기 능력범위 내에서 주택을 갖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보유세를 올리고 거래세를 내리는 게 방법이다. 집을 가진 사람이 집을 내놓아야 공급이 늘어 가격이 떨어진다.”

보유세를 늘리면 집 한 채 가진 사람도 부담이 돼 집을 팔고 전·월세로 가야 한다. 또한 집주인은 늘어난 세금을 전세나 월세에 전가해 월·전세 상승으로 이어진다. 결국 서민들 부담만 늘어나게 되는 것 아닌가.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면 된다. 장기 모기지주택시장을 키워야 한다. 선진국은 젊은 부부가 30년 분할상환으로 돈을 갚는 주택상품이 있다. 우리는 지금 그 역할을 공공기관이 하고 있는데 이 부분의 공급이 너무 적다. 관련 규제를 없애 민간자본 참여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난 9월 3일 벌어진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화제를 돌렸다. 이로 인해 우리 경제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현 정부를 포함해 역대 정부가 남북문제에 하나의 원칙과 방향을 가지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 같아 정말 안타깝다. 1990년대 초에 남북이 비핵화선언을 하고 우리 쪽에 있던 미국 전술핵을 다 철수했다. 그런데 북한은 그 후 20년 동안 핵과 미사일을 줄기차게 개발해왔다.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은 완성단계와 와 있고, 핵 보유국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해가고 있다. 전 세계 평화에 위협이 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국민들은 안보불감증에 빠져 있다. 긴장감도 없다. 언젠가 대가를 치르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전쟁 각오해야 평화 유지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한다.
“지금까지 대화하자고 해서 이 꼴이 된 것 아닌가. 북한은 그동안 불리하면 6자회담 등 협상에 응하면서 경제 지원을 받고, 뒤에서 핵무기를 개발해 왔다. 지금은 대화할 상황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자존심도 없나. 정신 차려야 한다.”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는가.
“진정한 평화는 힘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힘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 정부가 이 부분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전쟁하자는 것이냐’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전쟁할 각오를 해야 평화가 유지된다.”

긴장이 고조되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줄 텐데.
“각오해야 하는 것 아닌가. 경제위기가 겁나서 북한에 대화를 구걸해야 하나? 그럼 전쟁이 피해지나? 강하게 대처하자는 게 아니라, 북한이 수위 높이면 우리도 높이고, 북한이 한발 물러서면 우리도 낮추는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


한미FTA 협상 담당 부서

북핵 문제로 잠시 수그러들었지만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미FTA 폐기를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한미FTA 이야기가 나오자 윤 전 장관은 “지금 정부를 지지하는 사람들, 과거에 한미FTA협상할 때 우리가 미국에 종속이 되느니 어쩌느니 하면서 얼마나 반대했나. 지금 평가해서 그게 옳은 이야기였나?” 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도 협정 내용을 고치자고 하고, 트럼프도 바꾸자고 하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협상을 잘했다는 반증이다.”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나.
“당당하게 대응해야 한다. 한미FTA는 우리만 이익을 보는 게 아니다. 실제 한국과 미국은 교역량이 같이 늘었다. 우리가 자동차 등에서 흑자를 보지만 서비스에선 적자를 보고 있다. 전체적인 균형을 이루고 있다. 자기들도 손해가 크기 때문에 미국도 함부로 폐기하진 못할 것이다.”

그런데 왜 미국은 저렇게 나오나.
“우리의 무역 흑자가 큰 건 사실이다. 수출이익이 많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한미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어떤 부분을 수정하는 게 좋은지 대화할 필요가 있다. 양보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의 합리적인 요구는 수용하고 그렇지 않은 건 수용하지 않으면 된다. 우리도 미국에 요구할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러면서 윤 전 장관은 “하루 빨리 한미FTA협상을 담당할 행정조직을 분명히 정해야 한다”고 정부에 충고했다.

“과거 외교통상부에서 담당하던 것을 박근혜 정부에서 산업통상자원부로 넘겼다. 내 생각엔 외교통상부로 환원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을 담당하는 부서로, 농림부처럼 한미FTA의 이해당사 부서다. 중립적이고 전문성이 있는 부서에서 전담하는 게 옳다.”



태양광 패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어떻게 보나.
“답답하다. 풍력이나 태양광이 우리나라에 맞지 않는다는 건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특히 태양광은 패널 수명이 20년인데 폐기하는 게 핵폐기물 처리보다 더 문제가 많다. 러시아 천연가스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러시아나 북한이 가스관을 막아버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에너지 주권을 포기하자는 것인가.”

원전이 위험하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
“원전이야말로 친환경적이다. 위험성이 있긴 하지만 다른 에너지에 비해 오히려 사고가 덜 난다. 원자력 핵은 위험하다면서 북핵은 어떻게 머리에 지고 살아갈 것인가. 중국은 지금 원자력발전소 수십 기를 건설 중이다. 거기서 사고가 나면 편서풍 타고 바로 우리나라로 날아오는데 왜 거기에 대해선 침묵하나. 정부는 당장 5년은 큰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그 이후에 국민이 전기료 상승을 감당할 수 있겠나. 독일은 탈원전을 하는 대신 부족한 전기를 프랑스에서 수입한다. 우리가 그런 형편이 되나? 심지어 탈원전 결정을 전문가도 아니고 시민단체에 맡기겠다는 무책임한 정부가 어디 있나. 탈원전은 정책의 수립과 절차, 방향, 모든 게 상식에서 벗어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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