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한 미국인들과 동시에 움직여라
- 핵폭발 시 지하철역에서 2주 버텨라
- “문재인 정부 못 믿어…각자도생해야”
가만히 앉아 있을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것이 오히려 더 큰 문제다. 핵 폭풍에 타 죽는 사람보다 깔려 죽는 사람이 더 많을 수 있다. 언제나 그러하듯, 일이 터지고 난 뒤에는 별로 할 일이 없다. 선택지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예방이 중요하고 대비가 중요하지만, 그것에 공을 들이는 사람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요즘 서울시내 일각에서 나오는 ‘북한 핵 공격으로부터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법’에 대해 알아봤다.
“안보무능 文 정부”
이런 점으로 봐서 그는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인물로 비친다. 하지만 핵과 장거리미사일 개발 과정에서 그의 행동과 메시지는 일관된다. 미사일 발사 시기와 방향과 거리, 핵실험 시기와 규모가 치밀하기 그지없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화성-14형 미사일을 발사한 날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이었다. 발사 영상을 상세히 공개하던 날, 김정은은 미국 정부가 독립기념일에 받은 선물 보따리가 썩 마음에 들지 않을 것 같다면서 크고 작은 선물 보따리들을 자주 보내주자는 말까지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자 8월 9일 북한은 화성-12형 장거리미사일로 괌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했다. 한미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종료 이틀 전인 8월 29일 실제로 화성-12형 미사일을 일본 상공 넘어 북태평양으로 날려 보냈다. 당시 비행거리는 2700㎞로서 북에서 3350㎞ 떨어진 괌을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6차 핵실험을 실시한 날은 북한 정권 수립일인 9월 9일을 며칠 앞둔 9월 3일이었다. 5차 핵실험은 지난해 9월 9일에 실시했다. 잘 짜인 일정표에 따라 도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을 들어 핵 공격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도 없지 않다. 자기 죽을 길을 택하진 않을 것이란 전제다. 이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흉기는 들고 있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사용하면 자신도 위험해진다. 김정은은 웬만해선 핵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고 해서 김정은이 절대로 핵을 쓰지 않으리라 확정할 순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말발’이 있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문 대통령 취임 후 한미 관계엔 균열이 생겼다. 북한은 핵 능력을 더 고도화했다. 북한과 미국 간 무력 충돌에 대한 긴장은 더 높아졌다. 운전대를 잡겠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은 국내외에서 조롱의 대상이 됐다. 힘으로 북한 핵을 저지할 보다 확실한 수단인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도 청와대는 노타임으로 걷어찼다. 코리아 패싱, 문재인 패싱이란 말이 공공연히 들린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줄 것이라 믿는가? 북한에 대화를 구걸한다는 말이나 듣고 안보와 국방에서 전혀 유능한 것 같지 않은 문재인 정부를 과연 믿어도 되는가?” 하는 의구심이 번진다.
이런 의구심은 “문재인 정부를 믿지 말고 자신과 가족의 생명과 재산은 알아서 지켜야 한다”는 ‘각자도생’ 논리로 이어진다.
김정은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을 때, 즉 자신이 권좌에서 축출되거나 죽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될 때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한국에 핵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 이는 상식적으로 충분히 추정할 수 있다. 혹은 김정은은 대범하게 한국을 핵 공격한 뒤 바로 휴전을 제안할 수도 있다. 미국의 ‘핵우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리라 여기면 이렇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행정·입법·사법에 대기업까지 붕괴
김정은이 핵 공격을 한다면, 아마 자신에게 가장 피해가 덜 하면서 한국 정부에 치명적인 곳을 선택할 것이다. 서울이 첫손에 꼽힌다. 용산에 핵을 쏘면 국방부와 한미연합사령부 등 한미동맹군의 전쟁지휘부를 소멸시킬 수 있다. 광화문 일대를 공격할 가능성도 있다. 김정은은 한국 대통령까지 죽이면 일이 훨씬 수월하게 전개될 것이라 판단할 수 있다.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해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15㏏급 원자폭탄보다 훨씬 강력한 50~100㏏의 위력을 보인 것으로 분석한다. 100㏏급 핵폭탄이 서울 용산 상공에서 폭발하면 370만 명이 사망할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국방부가 1998년 15㏏급 핵폭탄으로 시뮬레이션을 했을 때 62만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왔다.
용산 상공에서 핵이 터져도 청와대는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광화문의 외교부도 날아가 외교 기능 역시 마비된다. 여의도 국회도 살아남기 어렵다. 한강 건너 법원과 검찰청도 기능 정지에 빠질 것이다. 행정·입법·사법체계가 일거에 붕괴되는 것이다. 도심과 여의도와 강남의 대기업과 금융기관 본사들도 엄청난 피해를 입어 국가경제가 곤두박질칠 것이다. 한마디로 국가 존망의 위기에 처한다. 이런 점에서 서울은 김정은에게 매력적인 타깃이다.
반면, 서울 공격은 김정은에게 위험요소가 적지 않다. 우선 서울은 평양과 너무 가깝다. 원자력연구소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서울 100㎞ 상공에서 10kt 급 핵폭탄이 터지더라도 전자기펄스(EMP)로 말미암아 피해 반경이 250여㎞에 달한다. 평양도 피해를 볼 수 있다.
북한이 입게 될 방사능 낙진 피해는 말할 것도 없다. 낙진은 바람을 타고 평양까지 날아갈지 모른다. 더욱이 서울은 북한군이 집중 배치된 휴전선 접경지역과 가깝다. 북한군 대군이 낙진을 덮어써 나가떨어질지 모른다. 북한군은 핵 공격 후 후속 공격을 감행해야 하는데 여기에 투입될 병력과 장비를 잃게 된다. 나아가 서울은 핵폭탄이 아닌 방사포와 단거리 미사일로도 상당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
물론, 김정은은 본인이 축출되거나 죽게 되는 상황이라면 서울로의 핵 버튼을 누를 수 있다. 반면, 권력이 공고한 상태에서 김정은이 핵전쟁을 벌인다면 그는 평양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한국에 치명적인 곳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곳이 어디일까?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은 부산이다. 이어 경상도 울산, 경주, 포항, 울진으로 이어지는 동해안 벨트다.
부산과 경상도도 핵 타깃?
부산항은 전쟁 발발 시 미군 증파 인원과 군수물자가 들어오는 전략적 요충지다. 4월 한미 군은 역대 최대 규모의 해안양륙군수지원 훈련을 포항시 도구 해안 일대에서 실시했다. 전시에 항구가 파괴될 때를 대비한 훈련이었다. 당시 항구를 새로 건설하는 훈련도 실시했다.부산에 핵폭탄이 터지면 부산은 물론이고 경북 동해안 일대까지 접근금지구역이 되고 만다. 이 지역은 원자력발전소가 집중된 지역이다. 이 점은 김정은이 노리는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핵폭격에 원전 폭발까지 더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은 전시에 한국 정부가 우선적으로 이전할 지역으로 고려된다. 북한이 핵 공격 한 번으로 전시 행정부가 들어설 한반도 남동부를 선제적으로 완전히 폐허로 만든다면, 이는 한국 정부의 퇴로를 차단하는 격이다. ‘선(先) 후방 타격, 후(後) 전방 점령’ 전략을 구사해 단기전으로 끝내려 한다면, 부산은 최적의 목표가 된다. 김정은의 시각에서, 경상도는 한국 내에서도 ‘반(反)김정은 성향’이 가장 강한 지역이기도 하다.
공격 타깃이 부산일 가능성이 높은 또 다른 이유는 바람의 방향이다. 북한은 남동풍이 불 땐 핵 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다. 방사능 낙진이 북쪽으로 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서풍이 불 때라면, 가을부터 봄까지다. 그때 부산에 핵 공격을 가하면, 경상도를 폐허로 만들면서도 한반도의 나머지 지역에 대한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더욱이, 방사능 낙진은 중국으로는 날아가지 않게 된다. 반면, 일본엔 방사능 낙진으로 인해 비상이 걸릴 것이다. 그 결과 일본으로부터 올 미군 지원 병력이 한동안 묶일 가능성이 높다. 이와 동시에 괌이나 미국 서부로부터 들어올 병력과 장비는 말할 것도 없고 북한에 위협적인 미 항공모함이나 폭격기 같은 전략무기조차 전개하는 데 큰 제약을 받을 것이다.
방사능 낙진, 일본으로 향하게?
이런 점에서 언제 떨어뜨릴까 하는 문제와 어디에 떨어뜨릴까 하는 문제는 서로 긴밀히 연결된다. 2006년 9월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위협감소국(DTRA)은 북한이 핵 공격을 감행할 시기를 10월 26일로 추정했다. 당시에도 핵폭발 직후 발생할 방사능 낙진의 방향이 최대 고려 사항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이 핵 공격을 하는 순간 제2의 한국전쟁이 발발한다. 북한은 개전과 동시에 남하할 인민군 주력부대의 방사능 낙진 피해를 최소화하려 할 것으로 추정됐다.DTRA는 낙진 방향에 대한 고려를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 조건이라고 규정지었다. 군사전략상 그러하다는 뜻이다. DTRA는 주한미군 주둔지인 서울, 부산, 오산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이는 미국도 북한의 핵폭탄 목표지점으로 서울, 부산, 오산을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는 점을 보여준다.
DTRA가 추정한 사망자 규모는 100kt급 투하 시 서울 370만 명, 부산 52만 명, 오산 9만 명이었다. 아마 DTRA가 지금 다시 시뮬레이션을 실시한다면 대규모 미군기지가 조성된 평택을 포함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주한미군 피해 규모를 주로 예측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 타깃이 서울과 부산이 아니라면, 그다음으로 가능성이 높은 곳은 가장 많은 주한미군이 주둔해 있는 평택일 것이다. 그러나 평택에 핵을 터뜨리면 한국의 3분의 2가량이 방사능에 오염돼 전후 복구의 부담이 커진다. 이런 점에서 평택은 부산보다 유리한 선택지는 아니다. 또한 평택이 중국과 인접해 있는 점도 북한으로선 큰 부담이다.
이런 논리에 따르면, 북한의 핵 공격을 받을 위험이 상대적으로 가장 적은 지역은 휴전선에 인접한 수도권 북부와 호남이라고 할 수 있다.
주한 미국인들 없어지면 전쟁
갑자기 발생하는 도발은 없다. 도발 징후를 무시해서 마치 몰랐던 것처럼 사후에 분석하는 것일 뿐이다. 북한이 핵 공격을 감행할 때는 전면전을 준비한 뒤다. 미국이 일본에 핵폭탄을 투여해 전쟁을 종결시키던 때와 지금은 다르다. 이번에는 핵무기로 전쟁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은 살기 위해서라도 핵폭탄 투여 후 서울 점령을 신속하게 전개할 것으로 봐야 한다. 서울을 점령해야 주변국에 대한 협상 지렛대가 생기면서 군사 개입을 막을 수 있다.서울 점령 계획을 실행하려면 북한은 전면전 수준의 준비를 해야 한다. 군사위성과 고고도 정찰기가 감시하는 상황에서 이것을 은밀하게 해내기란 불가능하다. 우리 군은 몰라도 미군은 사전에 징후를 포착할 가능성이 높다. 역으로, 미국이 예방전쟁을 시작해 김정은 제거에 나설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반격으로 김정은은 서울 등 한국에 핵 공격을 해올 수 있다.
김정은이 먼저 공격하든 미국이 먼저 공격하든 어느 쪽이든 미국은 전쟁의 징후를 사전에 알게 된다. 그러면 미국은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을 한국 밖으로 소개하는 작전에 곧바로 돌입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미국 CIA(중앙정보국)와 DHS(국토안보부) 소속 정보요원 수십 명이 대거 방한한 것이 관심을 끈다. 이들은 북한이 화성-12형으로 괌을 포위 사격하겠다고 위협한 직후부터 입국하기 시작했으며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한 이후 추가로 입국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의 임무 중에는 20만여 명에 달하는 주한 미국인 소개를 관장할 주한 미국대사관과 주한미군의 계획을 점검하는 업무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실제로 주한 미8군은 지난해 10월 31일부터 11월 3일까지 제19전구 지원사령부 주관으로 ‘커레이저스 채널’ 훈련을 실시했다. 주한미군 가족들이 1차 집결지인 평택 ‘캠프 험프리스’로 모인 뒤 2차 집결지인 대구 공항을 거쳐 김해 공항을 통해 수송기를 타고 주일미군 기지로 탈출하는 훈련이다. 2009년 이후 7년 만에 실전처럼 실시한 훈련이어서 당시에도 눈길을 끌었다.
북한과의 무력 충돌에 앞서 이런 소개 작전이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와 달라진 점은 주한미군 가족들이 대규모로 이동하기 시작하면 관련 소식이 처음에는 입소문으로 퍼지고 그다음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개인이 북한의 핵 공격으로부터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싶다면 전쟁징후를 미리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사전에 움직여야 살 수 있고 재산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때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이 주한 미국인들의 움직임이다. 만약 국내건 해외건 피난을 계획하고 있다면, 주한 미국인들이 움직일 때 함께 움직여야 한다. 정부의 공식 발표를 통해 전쟁 사실을 파악했다면 이미 때는 늦었다고 할 수 있다.
‘해외계좌 개인예금’ 최근 증가
핵 공격으로부터 자신의 재산을 지켜낼 가장 유용한 수단 중 하나는 해외계좌다. 해외계좌에 달러화를 입금해두는 것이다. 핵 공격을 받으면 국내 금융자산, 주식, 부동산의 가치는 급락한다. 상당수 국내 은행이 ‘문자 그대로’ 없어질지 모른다. 여의도 증권거래소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주식은 폭락할 것이고 원화 가치도 급격히 떨어질 게 틀림없다. 낙진을 덮어쓰면 15억 원 넘는 서울 강남 아파트도 ‘0원’이 된다. 결국 생명줄은 ‘달러화’일 수밖에 없다.
올해 해외 금융계좌를 신고한 사람이 1133명이다. 지난해보다 80명이 늘어났다. 신고금액은 61조1000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5조 원이 증가했다고 한다. 계좌 수나 금액이 많으면 많다고도 할 수 있지만 우리 경제 규모 전체로 보면 적다고 할 수도 있다. 그만큼 해외계좌를 트는 건 우리 사회에서 보편화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핵전쟁에 대비할 요량이라면 해외계좌와 친해져야 한다.
해외계좌 신고 대상은 해외 금융계좌 잔액 합계가 하루라도 10억 원을 초과한, 한국의 소득법상 거주자 또는 내국법인이다. 10억 원 미만 해외 금융계좌를 가진 이는 아마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외화예금도 꾸준하게 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7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잔액이 691억1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55억 달러나 증가했다. 물론 거주자외화예금에는 일반 국민 이외에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과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도 포함된다.
이 가운데 개인예금만 따지면 105억2000만 달러로 알려진다. 개인예금 예금주는 일반 국민일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전달 대비 5억3000만 달러 증가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북한 리스크에 달러화가 급등한 까닭도 있겠지만, 불안한 안보 정세에 기인한 대비용도 측면도 없진 않을 것이다.
재외동포 700만 시대다. 전체 인구 5000만 명 대비 14%가 해외에 거주한다. 누구나 외국에 사는 친인척 한두 명쯤은 두고 있다. 한국인 해외 유학생만 하더라도 2016년 기준 22만3908명이다. 이렇게 해외에 연이 있으므로 유사시 해외 피난을 고려하는 일반 국민 숫자가 그만큼 많을 수 있는 것이다.
이들 중 몇몇은 당장 학비를 보내야 하기 때문에 환율 대비 차원에서라도 외화예금 보유 잔고를 늘리겠지만, 도피 상황까지 고려해 조금 넉넉하게 외화예금 규모를 유지할 것이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실시한 직후 국내외 금값도 올랐다. 특히 국내 금값은 1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쟁이 발발하면 원화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경우를 대비해 금 매입을 희망하는 이들이 늘었다는 방증이다. 서민 귀금속으로 불리는 실버 바(silver bar) 판매도 급증했다. 6차 핵실험 다음 날인 9월 4일 오전 1㎏ 단위 실버 바가 194개나 판매됐다고 한다. 평상 시 하루 평균 판매량 20개 대비 9배 이상 팔린 것이다. 북한이 도발할 때 부자들은 미니 골드 바 매입을 늘린다. 그런데 최근에는 서민층조차 대비하는 것이다. 한 금융 전문가는 이렇게 조언한다.
“주한 미국인들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의 국외 탈출은 전쟁이 임박했다는 신호다. 이어 주한 일본인들이나 유럽 사람들이 출국할 것이다. 항공권 등 교통편을 미리 확보할 필요가 있다. 북한 핵 공격을 사전에 대비하려면 해외계좌에 달러화를 많이 입금해두는 게 좋다. 방사능 낙진에 피폭만 되어도 부동산 재산 가치는 급락한다. 부동산을 달러화로 바꿔 해외계좌에 입금하는 중대 결정을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 핵이 터진 뒤 대응하면 이미 늦다. 전 재산이 날아갈 수 있다.”
공습경보 5분 내 지하철역으로
가능하면 지하로 깊이 내려가야 한다. 북한이 우리나라로 미사일을 발사하면 중앙민방위경보통제소가 공습경보를 울린다. 그러면 5분 안에 도피해야 한다. 미사일이 도달하는 데 그 정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5분 이내 거리에 지하철역이 있다면 그것이 최선이다.
그렇지 않다면 건물 지하주차장으로 가야 한다. 가능한 한 아래층으로 뛰어내려 가야 한다. 폭탄이 터지기 전 지하 15m 이하에 있으면 나쁘지 않다. 대략 지하철 승강장 깊이이자 지하주차장 4층 또는 5층 깊이다.
내려갈 만한 곳이 없다면 건물의 지하상가에라도 가야 한다. 지하 1층이 지상 1층보다 훨씬 안전하다. 물론 시내에선 붐빌 것이다. 아수라장일 가능성이 높다. 계단을 떼로 내려가다 압사하는 사람들이 나올지 모른다. 좀비영화를 떠올리면서 이 위급한 순간에도 넘어지지 않도록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 사람에 깔려 죽는다면 더 억울할 것이다.
만약 지하철역으로 피신했다면 그곳에 오래 머물러야 한다. 죽지 않을 정도까지 버티다 나와야 한다. 사람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도 2주는 버틸 수 있을지 모른다. 비라도 와서 지상의 방사능 낙진이 어느 정도 걷히기를 기다려야 한다. 물론 완전히 없어지진 않겠지만 방사능 피폭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지상으로 올라가는 시간을 최대한 늦춰야 한다.
생수 병이나 과자봉지라도 들고 들어갔다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그만큼 늘어난다. 물론 그 물과 식량을 다른 이들로부터 끝까지 지켜낼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다. 이런 곳에서 평화나 질서를 기대하긴 어렵다.
이땐 방사능의 반감기와 공기 희석 정도가 가장 큰 관심사가 될 것이다. 방사능 수치는 7시간이 지나면 10분의 1로 줄어든다. 49시간이 지나면 100분의 1이 된다. 343시간이 지나면 1000분의 1이 된다. 343시간은 14일, 즉 2주다. 지하철역 안에서 무슨 수를 쓰더라도 2주는 버티라고 하는 이유다.
행정 기능이 어느 정도 회복된다면 지하철역 내의 피난민들에게 물과 식량을 제공하는 작업이 간헐적으로 이뤄질지도 모른다. 이럴 경우 생존해 신체를 보존할 가능성은 훨씬 높아진다. 지하철역에서 올라온 뒤 핵폭발 이전에 만들어져 밀봉된 생수는 금값이 되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낙진에 의한 오염 가능성으로 인해 수돗물을 먹지도 않을 것이고 수돗물로 씻지도 않을 것이다. 위생문제로 큰 고통이 따를지 모른다.
방사능에 오염된 신체로는…
이후 방사능 오염 지역으로부터 벗어나는 고난의 행군에 나서야 한다. 1시간에 4㎞를 걷는 속도로 10시간을 걸으면 수일 내 전국 웬만한 곳엔 도달할 수 있다. 중간에 공식 대피소나 구호센터를 만날 가능성도 있다. 이는 완전히 복불복이다. 사전에 가족이 모일 곳을 미리 약속해두면 가족과 빨리 재회할 수 있다.피난생활을 위한 자금이 별로 없다면 구호에 의존해야 한다. 자금이 넉넉하다면 훨씬 낫다. 출국을 시도해볼 수도 있다. 그러나 비자를 받기 어려울 것이고 상대국은 까다롭게 입국심사를 할 것이다. 단기간에 많은 난민이 들어오는 것도 문제지만, 몸에서 나오는 방사능 수치가 더 문제다. 방사능에 오염된 신체를 가진 사람은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해외로 피난 가려 한다면 핵이 터지기 전에 가는 게 맞다.
핵폭발 후 세계 거의 모든 국가는 한국을 여행금지국가로 지정할 것이다. 항공편도 취소할 것이다. 한 달? 1년? 10년 이상이 될지 모른다. 많은 대기업은 도산할 것이고 살아남은 몇몇 대기업은 한국에선 경영이 어려워 본사를 해외로 이전할 것이다. 이후에도 정부는 방사능 피폭 수준을 검사해 기준치 이내인 사람들만 출국시킬 것이다. 어쩌면 출국 허가를 받을 때 병원검사 결과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할 수도 있다. 그렇게 오랫동안 통제구역 주민으로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로 살아야 할 것이 분명하다.
출국에 실패했다면, 차선책으로 국내의 안전한 곳으로 이사하길 희망할 것이다. 이뤄지기 힘든 희망이다. 국가가 허락하지 않아서다. 모든 국민이 그런 지역으로 이주를 원할 것이기 때문에 국가가 개입하지 않으면 혼란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 집값이나 전세 값은 그다음 문제다.
김정은은 아마 제거될 것이다. 살아남는다면 대학살을 저지른 전범으로 국제전범재판소에 기소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