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대의료원, 국가전략프로젝트 정밀의료 분야 선도
- 유전체, 생활습관 등을 통한 ‘개인 맞춤형’ 의료의 미래
- 암 치료 전반 가이드라인 개발…“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일조할 것”
정밀의료란 유전체, 임상 정보, 생활환경 및 습관 정보 등을 토대로 보다 정밀하게 환자 각 개인을 분류하고, 이를 고려해 각 개인에게 최적의 맞춤형 의료(예방·진단·치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차세대 의료 패러다임이자 미래 의료산업의 핵심이다.
우리 정부도 국내 의료 기술력과 ICT 경쟁력을 결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정밀의료 활성화 방안을 추진한다. 그리고 그 핵심에 고려대의료원이 있다.
지난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가 총 사업비 769억 원(정부지원금 및 민간자본 포함) 규모의 국가전략프로젝트를 출범시켰는데, 고려대의료원이 이 중 정밀의료 분야에서 2개 사업단이 선정됐다. ‘정밀의료 기반 암 진단 치료법 개발사업단(K-MASTER 사업단)’과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P-HIS) 개발사업단’이 그것이다. 김열홍 교수(안암병원 혈액종양내과)와 이상헌 교수(안암병원 연구부원장·재활의학과)가 각 사업단의 연구를 이끌고, 김 교수가 총 사업단장을 맡는다.
암 치료 및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
고려대의료원은 앞으로 5년간 정부로부터 총 631억 원을 지원받아 ‘치료의 새 지평’이라 불리는 정밀의료 기반의 암 치료법과 정보통신기술(ICT) 및 클라우드 기반의 병원정보시스템(P-HIS)을 구축한다. 이들 신기술은 기존에 개발 중인 최첨단 의료기기 등과 함께 운용될 예정이다.고려대의료원은 정밀의료사업단으로 선정되기 이전부터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왔다. ‘끊임없는 연구를 통한 의학발전 모색’은 고려대의료원이 가진 사명이다. 이를 위해 연구 인프라 확충은 물론 국내외 유수 연구기관 간의 개방형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 힘써왔다. 현재 헬스케어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컨소시엄을 통한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개발, 개인건강기록(PHR·Personal Health Record)을 활용한 원격 의료 플랫폼 구축,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병원 내 의료용 클라우드 구축 등 빅데이터를 통한 연구개발(R&D)의 기반을 다졌다. 헬스케어 ICT 컨소시엄 및 의료기기상생사업단(MeDIC), 의료기기중개임상시험지원센터 등은 현재 구축해놓은 연구 생태계와 시너지를 내고 있다.
치료법 연구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고려대의료원은 정밀의학센터 운영,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도입 등을 통해 정밀의료의 토대를 이미 마련한 상태. 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유전체 기반의 맞춤형 항암치료법’도 연구 중이다. 안암에는 임상과 기초의학을 아우르는 최첨단융복합의학센터도 짓고 있다.
K-MASTER 사업단이 정밀의료 기반의 암 진단 치료법을 연구한다면, P-HIS 개발사업단은 클라우드 기반의 정밀의료를 구축하고, 이를 국내외에 보급하는 사업화 모델을 개발한다. 과제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정밀의료사업단의 궁극적인 목적은 ‘정밀의료를 통한 개인 맞춤형 의료 실현’이다.
고위험군 환자 예방치료 가능
이 모든 프로젝트가 완성돼 시스템이 보급되면 환자는 본인이 원하는 경우 어느 병원에서건 자신에게 최적화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의료기관은 환자 개인의 유전체 정보와 기타 임상 정보, 생활습관 등 각종 정보를 종합해 고위험 질병 발병 대상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치료를 안내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K-MASTER 사업단의 목표는 암 진단 및 치료 시스템에 정밀의료를 적용해 국민보건의료 수준을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모든 환자가 동일하게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지방 소도시에 거주하는 암환자가 근처 중소병원에서 암 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은 서울의 대학병원에서 진료받는 것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표적치료제를 적용하려면 유전자 변이 검사를 해야 하는데, 이 검사에 드는 시간이 만만치 않다. 해당 검사를 통해 변이를 찾아내는 과정도 까다롭다.
K-MASTER 사업단은 기존 검사 패널의 장점만 모아 새로운 암 정밀진단을 위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패널을 개발할 예정이다. 그러면 환자에게 맞는 표적치료제를 빠르고 쉽게 찾아낼 수 있게 된다. 다국적 제약회사들과 협력해 임상시험 중인 약제를 환자에게 제공해 서울로 올라오지 않고도 거주지 인근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한국인 유전자에 맞는 신약도 개발할 수 있다. 또한 암 진단부터 치료 과정 전반에 걸쳐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맞춤형 의료’를 확대하겠다는 것이 K-MASTER 사업단의 로드맵이다.
K-MASTER 사업단은 사업의 효과적인 수행을 위해 지난 6월부터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앞서 언급한 암 유전체 분석을 위한 패널 및 분석 플랫폼 구축에 돌입했다. 앞으로는 암 정밀의료 확대, 글로벌 임상시험센터 및 대한항암용법연구회(KCSG) 네트워크를 이용한 임상시험 확대 등 타 사업과의 차별성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라이프로그’의 시대
정밀의료사업단 총괄 기관인 고려대의료원도 이 사업에 힘을 보탠다. 우선 디지털 헬스와 클라우드 분야에서 최고 역량을 보유한 삼성SDS, 의료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크로센트, 소프트넷, 후헬스케어, 데일리인텔리전스 등 기업들과 협력 개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아주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가천대길병원 등 국내 대형병원들과도 유기적으로 교류한다.
사업화도 추진한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최첨단 정밀의료기술을 사업화해 국가 경제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향후 사물인터넷(IoT), 개인건강기록(PHR·Personal Health Record), 인공지능(AI) 기술과도 결합해 환자가 더욱 편리한 진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병원 밖에서는 건강관리와 질병 예상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도 마련돼 있다.
정밀의료사업단이 이번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고려대의료원은 국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의료기관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국가 의료 체계의 새로운 흐름을 가져오는 것은 물론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의료 정보 시스템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김열홍 총사업단장은 “우리나라 암 유전체 및 정밀의료 기반 임상시험 분야를 선도하고 치료법을 개발해 암 정밀의료를 실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상헌 단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적극 협력해 각종 바이오 헬스케어 융복합 연구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화 모델을 만들겠다”며 “정밀의료사업단의 성과가 국내외로 확산돼 국가 보건의료산업을 발전시키고 나아가 우리 국민의 의료 혜택 수준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