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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기업

밥상 살리는 미생물… 농가 소득도 껑충!

친환경 비료 겸 농약 전문기업 ‘푸르네’

  • 김지은 객원기자|likepoolggot@empal.com

밥상 살리는 미생물… 농가 소득도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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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약, 비료로 토양을 오염시키지 않고 농산물을 다(多)수확할 수 있을까. 병충해 잡는 농약과 농작물 성장을 촉진하는 비료를 대체한 친환경 비료 겸 농약으로 주목받는 ‘젤라/키틴분해 미생물 대량배양키트’ 생산 기업 푸르네를 탐방했다.
“친환경 인증 농축산물도 믿을 수 없다.”

한국 밥상 전체를 뒤흔든 ‘살충제 달걀’ 파동은 단순히 식탁 안전에 대한 불안과 우려를 넘어 정부의 농축산물 규정에 대한 불신과 불안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번 사건은 제아무리 생산 과정이 건강하게 진행돼도 농약과 화학비료에 오염된 토양에서는 농산물은 물론 가축도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없다는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친환경 농법에 대한 관심과 이해는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친환경’ 타이틀을 내걸고 매일 식탁에 오르는 식품이 가족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자신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농가에서 직접 미생물 배양

“우리나라는 절기의 특성상 하우스 재배를 많이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우스 재배의 단점은 노지 재배에 비해 일조량이 충분치 못하고 습하다는 겁니다. 병해충이 많이 발생하는 환경이라는 거죠. 농약 사용량이 자연스레 증가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아시다시피 농약은 병해충과 같은 농작물에 해가 되는 생물은 물론 미생물과 같은, 농사에 이로운 생물도 죽입니다. 한마디로 죽은 토양을 만드는 거죠. 최근 크게 이슈가 된 살충제 달걀 파문도  죽은 토양에서 살던 닭들이 토양에 남아 있던 살충제에 오염됐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근본 대책이 없는 한 정부 규제만으론 먹을거리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거죠.”

친환경 농법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는 ‘젤라/키틴분해 미생물 대량배양세트’ 개발자인 김길용 전남대 응용생물공학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가 개발한 ‘젤라/키틴분해 미생물 대량배양세트’의 핵심은 농업인 스스로가 손쉽게 미생물을 배양해 농사에 적용함으로써 농약과 비료를 한 번에 대체한다는 것이다. 1L들이 소량의 미생물을 물에 희석해 뿌리던 이전의 방식으로는 단위면적당 살충 효과가 작고 농작물 성장 촉진에 필요한 만큼의 미생물을 살포하기에 역부족이었던 한계를 동시에 극복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젤라/키틴분해 미생물 대량배양세트’는 토양에 살고 있는 미생물 중 키틴과 젤라틴을 분해해 먹이로 삼는 것들을 농가에서 직접 배양해 뿌릴 수 있도록 한 키트입니다. 병충해를 일으키는 곰팡이나 해충의 알 껍질, 애벌레 표피에 키틴과 젤라틴 성분이 있는 것에서 착안한 것이죠. 키틴과 젤라틴은 게 껍데기나 물고기 비늘에서도 많이 발견됩니다. 이를 먹이로 사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미생물을 대량 배양할 수 있는 것이죠. 토양에 살포된 미생물은 곰팡이나 해충을 죽일 뿐만 아니라 배양 과정에서 스스로 여러 가지 양분을 생산해 작물의 성장을 촉진합니다. 배양된 미생물이 비료의 역할까지 대체한다는 뜻이죠.”


농가 소득 혁신적 향상

미생물을 이용한 농법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이용되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미생물 자체의 살충 및 성장 촉진 효과가 미미해서라기보다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둘 만큼의 양을 살포하려면 엄청난 비용을 들여야 했기 때문이다. 울며 겨자 먹기로 미생물을 물에 희석해 살포할 것을 권유해왔지만, 이는 병해충 방제에 효과적인 미생물의 능력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노지는 미생물을 배양한 실험실과는 매우 다른 환경이어서 미생물이 제 효과를 발휘할 여건이 조성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실질 효과를 거둘 만큼의 미생물을 살포하려면 구입뿐 아니라 운반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기에 미생물을 농사에 이용하는 것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습니다.”

김 교수의 젤라/키틴분해 미생물이 본격적인 사업화의 길을 걷게 된 것은 2009년, 그의 연구를 돕던 제자 박윤석 대표가 ㈜푸르네를 설립하면서부터다. 출범과 동시에 전라남도가 시행한 대학농업벤처육성사업을 통해 1억 원의 정부지원금을 받은 푸르네는 자체 사업비 1억 원을 더해 김 교수가 연구해온 젤라/키틴분해 미생물의 대량배양키트 제품화에 박차를 가했다. 2011년부터는 3년간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에서 연 2억 원 정도의 사업비를 추가로 지원받아 2014년, 마침내 2세대 젤라/키틴분해 미생물 배양키트 제품화에 성공하기에 이른다. 

문제는 홍보와 마케팅이었다. 희석해서 사용하는 미생물 제제를 불신하는 농민들에게 ‘미생물을 직접 배양해 사용하면 다르다’는 것을 설득하는 작업부터가 쉽지 않았다. 수십 년간 농사를 지으며 자신만의 농법을 터득해온 농민들에게 또다시 기존의 생산방식을 바꾸라는 것은 자존심을 내려놓으라는 말과 같았다.

푸르네가 의지할 곳은 농민들의 입소문밖에 없었다. 다행히 김 교수가 초보 농사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친환경 농업 교육과정을 이수한 농민 중 젤라/키틴분해 미생물 배양키트를 농사에 적용해 성공한 사례가 하나둘 늘어나면서 자발적으로 대리점 역할을 하는 농가들이 생겨나는 중이다. 해외에서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중국과 미얀마, 캄보디아 등 아시아권 국가는 물론 미국과 유럽에서도 효과를 체험한 농가들을 중심으로 러브콜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농업 6차산업화 이끌 것”

정부지원금 등을 이용해 제품 개발에 성공한 신생 기업에 큰 기업과 경쟁할 여력이 있을 리 만무한 상황이기에 여전히 어려움은 존재한다.

“특히 저희처럼 시장에 생소한 제품을 소개해야 하는 처지에서는 정부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할 수 있죠. 농약과 비료의 기능을 모두 대체할 수 있는 터라 농약과 비료, 어느 쪽의 법으로도 규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처음 시장에 선보였을 때도 법규가 마련돼 있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다행히 그들은 대기업이었으니 판매와 홍보 분야에서는 어려움을 겪지 않았겠죠. 하지만 저희처럼 작은 신생 기업이 기존의 법과 제도를 극복하고 시장 진입에 성공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새로운 친환경 농사법에 대해 정부가 먼저 홍보 및 육성 프로그램을 내놓아야 합니다.”

시장 진입 단계의 장벽에 대해 박 대표는 이와 같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십수 년간 진행된 대학 연구진의 성과가 정부 지원으로 사업화 단계까지 진입한 것은 고무적 결과지만 이렇게 시작한 신생 기업이 시장에 안착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결정적 이유는 신생 기업에 대한 정부의 연결성 있는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새로 시작한 기업 중 열에 아홉이 3년 내에 쓰러지고 마는 현실을 정부도 모르지 않을 겁니다. 특히 창업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할 정도의 기업이면 정부 나름대로 그 기업의 비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투자한 것인데, 막상 창업에 성공하고 나면 신생 기업의 고충에 귀 기울이지 않는 현실이 답답합니다.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자한 창업지원 사업이 진정으로 빛을 발하려면 창업지원프로그램의 연장선상에서 신생 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푸르네의 비전은 단순히 친환경 미생물 제제를 생산,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친환경 농산물 재배단지를 관광지로 개발하고, 그곳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식품으로 가공해 관광객에게 선보이는 이른바 ‘농업의 6차산업화’를 꿈꾼다. 친환경 농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푸르네의 비전이 어떤 결과물을 낳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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