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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수사 대부’ 조승식 전 대검 형사부장 토로

청탁받은 법무장관, “검찰조직 위해 ‘순천주먹’ 불구속하라”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조폭수사 대부’ 조승식 전 대검 형사부장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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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주먹 대부 이육래 수사에 대한 여당 중진의원의 ‘관심’
  • 김태촌 검거 현장에서 의문의 사복경찰에 불심검문당해
  • 안기부 실력자와 칠성파 두목 이강환의 ‘우정 어린’ 현찰거래
  • 영도파 두목 천달남 구속하자 검찰 고위인사 “깡패 아닌데…”
  • 호남주먹 친분 의혹 검찰 고위층의 노골적 인사차별
  • 김대중 정부 때 르네상스 맞은 조폭들, 노무현 정부 들어 위축
  • 대선자금수사 당시 검찰 지휘부, 수사팀의 ‘삼성 강공’에 제동
‘조폭수사 대부’ 조승식 전 대검 형사부장 토로
‘주먹 잡는 검사’ 조승식(趙承植·56) 전 대검 형사부장이 검찰을 떠났다. 동기가 검찰총장에 오른 경우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떠나는 ‘용퇴’ 전통에 따라서다. 이로써 검찰 조직폭력배 수사의 대부는 전설로 남게 됐다.

그는 부임하는 곳마다 현지 폭력조직을 소탕해 주먹계에서 악명을 떨쳤다. 군산파(전주지검 군산지청), 논산 한실파(대전지검 강경지청), 광양 라이온스파(광주지검 순천지청 ), 안산 원주민파(수원지검 강력부), 김천 연주파(대구지검 김천지청)…. 간부가 돼서도 평검사처럼 주먹 수사 일선에 나섰다. 폭력세계에서 ‘광복 이후 최고의 악질 검사’로 불리지 않았다면 이상한 일이었다. 내로라하는 주먹들도 그 앞에서는 설설 기었다. 호남주먹의 대부 이육래·김태촌씨를 구속했고, 부산주먹계의 거물 이강환·천달남씨를 감옥으로 보냈다.

특히 국내 최고의 깡패로 불리던 김태촌씨 검거 작전은 조폭 수사의 전설로 남아 있다. 당시 그는 현장에서 권총을 차고 체포작전을 지휘했다. ‘큰놈을 잡을 때는 직접 움직여야 마음이 놓인다’는 나름의 원칙 때문이었다. 공중전화 추적으로 영도파 우두머리 천달남씨를 잡을 때도 그랬다.

‘신동아’는 2001년 11월호에서 그의 활약상을 자세히 소개한 바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당시엔 현직 검사 신분이라 다 밝히지 못했던 얘기를 들어봤다.

사법시험 19회인 그의 검찰 재직기간은 28년6개월. 사표 낼 당시 사시 동기생인 박상길 부산고검장, 안영욱 법무연수원장과 함께 현직 검사 중 최장 근무기록이었다. 세 사람을 포함한 임채진 검찰총장의 사시 동기생 5명은 모두 3월초 사직했다.



그는 1979년에 검사생활을 시작했는데, 첫 근무지가 서울지검이었다. 평검사가 고위 공무원으로 대우받던 시절이었다. 당시 전국의 평검사 수는 300명밖에 안 됐다. 그해 10월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하자 서울지검과 대검 검사 전원이 청와대로 문상을 갔다.

그로부터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대검 형사부장으로 퇴직할 때까지 인사발령을 22회 받았고 18개 검찰청을 돌았다. 소감을 묻자 “홀가분하다”고 했다. 미리 물러날 준비를 했기 때문이란다.

▼ 고검장 못해 봐 아쉽지 않습니까.

“별 아쉬움이 없어요. 검찰에서 검사장은 관리자입니다. 수사는 하지 않고 지휘만 하지요. 관리자가 되면 수사에 직접 관여하지 못하니 수사팀에 끼지 못합니다. 저는 수사를 할 만큼 했기에 여한이 없습니다. 검사들 중에는 자리 욕심을 내는 사람이 꽤 있습니다. 그러나 그거 다 소용없습니다. 검찰 직위가 나중에 변호사 할 때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인간성으로 판가름 나게 됩니다.”

▼ 퇴임 소식을 듣고 ‘주먹’들이 기뻐할 것 같습니다.

“부산지검 강력부에 근무할 때 일입니다. 인사 때 조폭들이 축전을 보냈더라고요. ‘축 개업’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발령이 나지도 않았거든요. 옷 벗고 나가서 변호사 개업하라는 자기들 희망을 담은 축전이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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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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