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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봉관의 옛날 잡지를 보러가다 38

벌교 백만장자 서도현 참살 사건

돈 앞에 무너진 인륜, 도대체 돈이 뭐길래?

벌교 백만장자 서도현 참살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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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들이닥친 강도단

“서도현! 서도현, 나와!”

서도현은 마당에서 들리는 고함소리에 놀라 잠에서 깼다. 서도현이 언짢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오밤중에 대체 어떤 녀석이야!”

뒤늦게 잠에서 깬 김회산도 화들짝 놀라 남편을 따라 일어났다. 서도현이 성냥불로 촛불을 켜자, 누군가가 방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누, 누구시오?”

복면을 쓴 괴한의 손엔 권총이 쥐어 있었다.

“잔말 말고 따라 나와!”

괴한이 대뜸 서도현의 상투를 잡아끌었다. 뒤따라 들어온 괴한은 김회산의 머리채를 부여잡고 방문 밖으로 끌어냈다.

“왜, 왜 그러시오?”

“시끄러워!”

괴한이 서도현의 복부를 주먹으로 강타했다.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꺼꾸러진 서도현을 괴한이 마당으로 끌어냈다. 마당에 쓰러진 서도현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방문마다 총칼로 무장한 복면 괴한들이 지키고 서 있었다. 어림잡아 10명은 돼 보였다. 서도현은 비명을 질러봐야 구해줄 사람이 없음을 깨닫고 순순히 괴한의 지시에 따랐다. 하지만 머리채를 잡혀 끌려가던 김회산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보쇼, 젊은 양반! 대체 이 늙은이들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이리 험하게 다루쇼. 당신은 부모도 없소?”

“아니, 이 할망구가!”

사내가 김회산의 뺨을 후려갈겼다.

“어이쿠, 어이쿠. 여보게들, 사람 죽어. 방 안에만 숨어 있지 말고 어서 나와 구해주구려. 어서!”

김회산이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 집안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괴한들이 구둣발로 짓밟았지만, 김회산은 사력을 다해 저항했다. 노복들은 총칼 든 괴한들이 무서워 방 안에서 벌벌 떨기만 할 뿐, 차마 주인 내외를 구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복면 괴한들이 서도현 내외를 마당에 꿇어앉히고 쇠몽둥이를 어루만지며 협박했다.

“돈! 돈은 어디에 숨겨뒀나?”

“흥, 가난한 사람들 도와줄 돈도 모자라는 판에, 총칼 든 강도 놈들에게 나눠줄 돈이 어디 있나?”

“아니, 이 영감이!”

격분한 괴한들이 서도현 내외를 쇠몽둥이로 미친 듯 내려쳤다. 내외가 동네가 떠나갈 듯 비명을 질렀다. 둘째딸 서소아가 참다못해 방문을 열어젖히고 뛰쳐나왔다.

“아이고, 아버지! 아이고, 어머니!”

괴한들이 총칼로 위협했지만 울부짖으며 부모에게 달려가는 여인을 막을 수 없었다.

“동네 사람들! 우리 아버지 죽어요! 우리 어머니 죽어요! 동네 사람들!”

괴한이 쇠몽둥이로 서소아의 머리를 내려쳤다. 서소아는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고함을 그치지 않았다. 쇠몽둥이로 아무리 내려쳐도 서도현은 돈을 숨긴 곳을 대지 않았고, 김회산과 서소아는 비명을 멈추지 않았다. 괴한들이 난처한 듯 눈빛을 주고받았다. 대장인 듯 보이는 괴한이 손을 들어 대문을 가리키자, 괴한들이 일제히 대문 밖으로 빠져나갔다.

탕.

대장인 듯 보이는 괴한이 뒷걸음질치면서 서도현을 향해 총을 쏘았다. 서도현은 붉은 선혈을 쏟으며 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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