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열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 재즈계의 혁혁한 거장들. 이들의 연주와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건 감성의 깊은 밑바닥을 바라다보는 것 같은 소쇄의 희열을 안겨다준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랬던가. “내게 한 장의 레코드는 보물이었고, 다른 세계로 가는 귀중한 입장권 같은 것이었다”고.
최근 발매된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재즈명곡 100’은 컴필레이션 음반의 장점을 최대한 살렸다. 스타일과 장르에 따라 8장의 음반에 마법 같은 재즈의 감동을 담아냈다. ‘전설의 재즈 디바’에서는 빌리 홀리데이와 엘라 피츠제럴드, 사라 본의 열정을, ‘위대한 재즈 보컬’에서는 냇 킹 콜, 프랭크 시내트라, 알 자로 등의 감성을 맛볼 수 있다. ‘기분 좋은 재즈 스윙’에서는 글렌 밀러, 듀크 엘링턴, 베니 굿맨 등의 율동감 강한 연주를, ‘감동의 시네마 재즈’에서는 오즈의 마법사,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카사블랑카 등 명화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그밖에 ‘달콤한 로맨틱 재즈’ ‘불멸의 재즈 명작’ ‘열정의 재즈 라이브’ ‘초보자를 위한 재즈 가이드’에는 매혹적인 연주세계가 펼쳐진다. 연주자와 곡 설명을 섬세하게 작업해낸 해설집도 수록됐다.
여름밤에 먹는 수박화채 같은 스윙, 사랑의 설렘이 가득한 로맨틱 재즈, 벽난로처럼 온화한 보컬…. 여러 빛깔의 100곡을 모두 듣고 나면 두툼한 재즈 에세이 한 편을 읽은 듯한 여운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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