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의 서구화와 노령인구의 증가로 각종 성인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그중 당뇨병은 우리나라 총인구의 10%가 걸릴 정도로 유병률과 발병률이 높은 질병이다. 당뇨병은 ‘합병증 공장’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대부분의 나라에서 5대 사망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다리를 절단하는 사례만 보아도 교통사고를 빼고는 당뇨병이 원인인 경우가 가장 많고, 콩팥이 망가져 혈액투석을 해야 하는 환자의 절반이 당뇨병 때문이며, 25세 이상 성인의 실명원인 1위가 당뇨병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렇게 심각한 질환인데도 대부분의 환자들이 초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치료를 소홀히 한다는 점이다. 아예 자신이 당뇨병에 걸린지 모르는 사람도 적지 않다. 결국 나중에 합병증이 발생하면 깜짝 놀라 병원을 찾지만 당뇨병 만성합병증은 일단 한번 발생하면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유병률의 증가나 합병증의 파급효과를 볼 때 ‘당뇨대란’이라는 말이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당뇨병의 진단기준은 공복혈당 126mg/dL 이상, 경구 당부하 검사상 2시간 혈당 200mg/dL 이상이며,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 다뇨, 설명되지 않는 체중감소 등을 들 수 있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당뇨병을 완치하는 치료법은 없다. 하지만 초기에 발견해 혈당조절만 잘해주면 대부분의 합병증은 예방할 수 있다.
치료는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된 규칙적인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요법이 우선되어야 하고, 이 방법으로도 정상 혈당범위를 유지하지 못하면 약물요법(경구혈당강하제나 인슐린)을 병행하게 된다. 이외에도 비만, 특히 복부비만을 해결해야 하며 고지혈증, 고혈압 등 대사증후군을 함께 치료해야 한다.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합병증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그에 따른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환자들은 특별한 약을 사용해 병이 기적적으로 좋아지기를 바라지만 당뇨병 치료에는 왕도가 없다. 사실 우리나라의 평범한 음식은 단백질과 지방의 비율이 적절하고 동물성 지방도 그리 많지 않은 까닭에 최고의 당뇨병 민간요법이라 볼 수 있다. 긍정적인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우리 주위에는 적극적인 혈당관리로 정상인보다 오히려 더 건강하게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는 당뇨병 환자도 많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