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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인터뷰

러 연해주 땅 17만ha(제주도 크기) 사들인 이유종 대순진리회 종무원장

“쌀·밀·콩 생산 급증…통일한국 1억명 먹일 농업기지 조성 중”

  • 연해주=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러 연해주 땅 17만ha(제주도 크기) 사들인 이유종 대순진리회 종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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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연해주 땅 17만ha(제주도 크기) 사들인 이유종  대순진리회  종무원장
▼ 수십여 명의 한국 농업인과 기업들이 연해주 농업 분야에 진출했다가 실패했습니다. 모 대기업은 100억원에 이르는 손해를 본 뒤 철수를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요. 아그로상생이 비교적 성공적으로 연해주에 안착한 요인이라면….

“농업에 대한 열정과 현지화 전략이 생산 혁명을 가져왔어요. 원래 농사는 ‘숙맥’이 해야 해요. 농사를 하다 보면, 열심히 했는데 품삯도 못 건지는 경우가 허다하죠. 그렇더라도 농사가 좋기 때문에 계속 하는 ‘농부의 마음’을 늘 갖고 있어야 한다고 봐요. 대순진리회 임원들은 흔들림 없이 나를 지지해줬습니다.”

▼ 현지화 전략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우리는 별도 연구소를 설립해 4년여에 걸쳐 이곳의 토양과 기후를 연구했어요. 땅에 물과 산소가 스며드는 정도까지 일일이 측정했어요. 이런 세밀한 조사를 통해 현지에 맞는 파종 시기와 종자를 선택했고 영농방식도 변화시켜나갔어요.”

“토양·기후 연구에 4년 투자”



▼ 한국에서 하던 대로 하면 통하지 않는다, 이런 말인가요.

“그렇죠. 고정관념에서 탈피해야 해요. 예를 들어 한국에선 벼농사를 지을 때 모내기를 하지만 이곳에서는 땅에 직파하죠. 한국에선 수로의 ‘물꼬’를 열어 논에 물을 대지만 여기선 물꼬를 두지 않아요. 수로에서 물이 넘쳐 저절로 논으로 흘러들어가도록 하죠. 땅을 갈지도 않으며 화학비료나 제초제를 뿌리지도 않아요. 우리는 사람 손과 농기계를 가급적 덜 동원하는 방식을 개발한 거죠. 연해주의 특성은 농지는 엄청나게 넓고 기계화 농업이 불가피하다는 점이죠. 우리는 ‘농기구에 드는 석유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이 비즈니스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품종과 영농방식을 거기에 맞춰 바꿔나간 거죠. 덕분에 스스로 자라는 자연친화적 유기농 곡물이 나오게 되었고 시장 반응도 좋아요. 철저한 현지화와 끊임없는 혁신 없이는 해외식량기지 개척에서 성공할 수 없어요.”

2000년 무렵, 소비에트 시절 만들어진 국영 집단농장들은 파산상태였고 농촌 가정은 실직과 빈곤으로 인해 해체 위기에 놓여 있었다고 한다. 이 종무원장은 “우리가 투자하면서부터 연해주의 농촌은 부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 연해주 진출 당시 집단농장의 상황은 어떠했나요.

“1960~70년대 소비에트 정부는 연해주에 국영 집단농장을 집중적으로 조성했죠. 현재의 농로나 수로 대부분이 그 당시 군인들이 만든 겁니다. 그러나 ‘사회주의’식 농장 운영은 실패로 귀결됐어요. 현지인들의 설명에 따르면 국가는 집단농장에서 일하는 농부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못했습니다. 농부들은 사유지 텃밭에서 감자를 재배해 연명했어요. 농장에선 도둑이 활보했고 알코올 중독자가 급증했으며 가정은 해체 위기를 맞게 됐죠.”

▼ 아그로상생이 이들 집단농장을 인수한 뒤 변화가 있었나요.

“땅만 매입해두고 정작 농사는 짓지 않던 여러 한국 기업과 달리 우리는 젬추쥐느 농장을 인수한 뒤 실제로 트랙터를 사고 씨를 뿌리기 시작했죠. 또한 현지인을 대거 고용했어요. 우리를 지켜보던 러시아인들은 ‘제대로 하려나 보다’고 믿게 됐죠. 우리 농장에서 양질의 점심을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하자 사람들이 일하겠다며 몰려들었어요. 그런데 이들은 대부분 오전 10시쯤 출근해서는 11시까지 빈둥거리다 점식 먹고 오후 3시쯤 퇴근하는 거예요. 아침부터 술을 마시는 사람도 많았죠. 이래서는 생산성이 올라갈 수 없었어요. 술을 마시면 무조건 근무에서 제외, 하루 8시간 노동시간 엄수, 작업 결과에 따른 성과급 차등지급 원칙을 지켜나갔죠. 약속한 날짜에 급여가 어김없이 나오고, 열심히 일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급여 격차가 크다는 점을 실제로 눈으로 확인한 뒤로 러시아 농부들의 태도가 싹 바뀌기 시작했죠.”

“한국농업, 기적 일궜다”

▼ 한 러시아인이 ‘러시아에서 유행하는 농담’이라며 소개하길, 마르크스- 레닌의 저서를 절반쯤 이해한 사람은 ‘공산주의자’가 되고, 완벽하게 이해한 사람은 ‘반공주의자’가 된다고 하더군요. 소비에트는 ‘노동자 농민의 세상’을 표방했지만 농민의 삶을 피폐하게 했는데 오히려 한국의 농업자본이 공산주의 종주국의 농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한 건가요.

“그렇게 봐도 된다고 자부합니다. 우리는 단기간에 연해주 농촌의 풍경을 확 바꿔놓은 기적을 일구고 있다고 봅니다. 과감한 투자, 과학적 영농, 엄격한 회계, 통합적 관리, 복지 증진, 국적을 초월한 상생과 소통, 중장기 비전 제시를 통해 효과를 거뒀어요. 그 결과 연해주 농민의 삶도 달라졌죠.” 이어지는 이 종무원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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