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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거리는 베트남 경제, 위기인가 기회인가

“성장통일 뿐 내년 1/4분기가 투자 적기”

  • 정인섭 / 건국대 겸임교수, 경영학 insubman@becco.co.kr

휘청거리는 베트남 경제, 위기인가 기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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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거리는 베트남 경제, 위기인가 기회인가

포스코는 베트남 호치민 시 인근 동나이성 연짝5공단에 고급 철강재 가공센터를 준공했다.

현재 베트남은 도로, 항만, 공항 등 물류 인프라와 발전 및 배전설비 등 에너지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도로를 살펴보면 한국이 1970년 완공한 경부고속도로의 공사비가 429억원으로 km당 1억원가량 들었다. 반면 현재 베트남에서 검토 중인 람동성-동나이성 간의 공사비는 km당 약 5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기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베트남의 인프라 건설비용이 한국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70년 4월에 착공해 1973년 6월 생산을 시작한 포항제철 1번고로 공사비는 1215억원이었다. 이 공사비에는 다른 생산설비 등의 비용이 들어 있었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현재 포스코가 베트남 반풍 지역에 투자하려는 일관제철소의 사업비는 70억달러(약 7조원)에 달한다. 새로운 공법을 적용하고, 최초 생산량도 400만t 규모라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베트남이 산업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부담해야 하는 초기투자 비용은 한국이 투자하던 1960~70년대보다는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베트남에 투자되는 외국자본과 비엣큐(Viet Kieu)라 불리는 해외거주 베트남 교포들의 송금 액이 증가, 자산가격 상승을 불러오고 있다. 자산가격 상승은 향후 인프라구축 비용을 늘어나게 하는 작용을 한다. 특히 비엣큐들의 송금액은 2004년 26억달러, 2005년 31억달러, 2006년 38억달러에 달했다. 매년 40만명의 비엣큐가 방문하면서 비공식적으로 직접 들여오는 외화까지 합하면 매년 50억달러 이상의 외화가 베트남에 공급되고 있다.

이러한 외화자금이 은행 등 제도권 금융기관을 통해 국가산업시설 건설 등에 투자되는 게 아니라 부동산(주택, 토지 등)에 투자돼 최근 2~3년간 폭발적인 부동산가격 상승을 가져왔다. 베트남인들은 잦은 전쟁으로 인해 은행예금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성향이 있어 국민의 은행 이용률이 20%가 채 되지 않는다. 여유자금이 생산에 투자되지 못하고, 부동산 등에 투자되는 악순환 구조를 가지게 된 것이다.

베트남정부의 정책과 법 제도에도 문제가 있다. 베트남 정부가 일관된 환율정책, 물가억제정책, 금리정책을 펴지 못한다는 것은 여러 정책에서 나타난다. 특히 다이와 보고서에도 언급되었듯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급격한 금리인상책을 펴야 하는 데도 베트남국영은행(SBV)은 지난 4월 말까지 예금금리에 대해 12% 금리상한제를 실시했다. 이는 실질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상태로 유지한 것으로 자산버블을 키우는 데 영향을 끼쳤다.



또한 베트남은 2006년 7월 1일부로 베트남투자법을 시행, 외국인에 대해 내국인과의 차별을 없애는 등 외국인의 본격적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법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그러나 이런 법조문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관련 법률과 세부시행령, 시행규칙 등이 만들어지고, 그 법률에 따라 실제 행정이 이뤄진다는 게 확인될 때 투자가 가능한 것이다.

win-win 관계

이 점에서 베트남은 이제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법률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아직 법제도적 안정성이 완비됐다고 볼 수 없다. 물론 2006년 11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 글로벌 경제체계 속으로 본격적으로 편입되면서 법제도 정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1992년 12월 수교 이래 한국은 베트남에 대한 외국투자국 중에서 늘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5월22일까지 한국의 베트남 누적투자액은 148억5400만달러로 베트남에 대한 해외 직접투자(FDI) 1위국이다. 2007년 직접투자금액도 44억6300만달러로 버진아일랜드(42억6770만달러)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국의 주요 투자 프로젝트를 보면 경남기업 등이 5억달러를 투자해 하노이에 5성급 호텔과 복합건물을 짓는 것을 비롯하여, GS건설의 호치민 시 부동산개발투자(3억4000만달러), 태광Vina의 Long Tan-Phu Ho 신도시개발(2억9000만달러) 등 주로 부동산개발 프로젝트에 편중돼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은 베트남 최대의 투자국으로 베트남 국민에게 좋은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고, 베트남 정부도 한국을 좋은 투자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이 2006년 WTO에 가입하고, 향후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생산기지라는 매력이 알려지면서 여러 나라가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일본은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를 이용해 베트남의 주요 인프라사업과 광산개발 등을 주도하고 있다. 전자제품과 일반기계 제품 제조 등 제조업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미국은 아직 대규모로 움직이지는 않지만 리조트개발, 항만개발사업 등을 중심으로 투자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필자는 한국이 축적된 자본과 경제발전을 이룩한 경험을 바탕으로 개도국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여 개도국과 윈윈(win-win) 관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Made in Korea’의 시대에서 ‘Funded by Korea’ 시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Funded by Korea’ 시대에 해외투자는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 나라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전문인력, 양국 간의 관계, 그 나라의 향후 발전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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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섭 / 건국대 겸임교수, 경영학 insubman@bec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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