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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뜻미지근한 여야 리더’ 박희태·정세균 밀착탐구

‘안정 희구’ 월급사장 닮은꼴 …개혁은 논하지 말라

  • 송국건 영남일보 정치부 기자 song@yeongnam.com

‘뜨뜻미지근한 여야 리더’ 박희태·정세균 밀착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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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뜻미지근한 여야 리더’ 박희태·정세균 밀착탐구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7월10일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새 지도부와 오찬을 하기에 앞서 박희태 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김성조에겐 미안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당내 친박 진영도 ‘적장(敵將)’이었던 박 대표의 당권 장악에 동의 차원을 넘어 은근히 지원했다는 점이다. 이른바 ‘대안 부재론’ 때문이다. 최근 복당된 친박 진영의 핵심 인사는 사석에서 박희태 카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7·3 전당대회 때 그는 당 밖에 있어서 ‘투표권’은 없었지만 당 안의 친박 계열은 대부분 그의 영향권에 있었다).

“친이 쪽에서 박희태 대표만큼 우리와 대화가 통하는 사람도 없다. 그는 융통성이 있는 사람이다. 박희태 대표 체제가 돼야 우리의 살 길이 생긴다. 만일 정몽준 의원이 대표가 되면 우리는 설 땅이 없게 된다. 우리 쪽에서 허태열 의원이 출마했지만 어차피 대표는 안 된다. 그럴 바에야 박희태를 밀어야 한다.”

이 인사는 당내 친박 의원들을 만나서도 이 같은 자신의 뜻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친박 진영에선 이번 지도부 경선을 ‘두 개의 시장’으로 파악하고 대응했다고 한다. 6명의 후보를 놓고 투표를 실시해 최다 득표자가 대표최고위원이 되고, 2~5위가 최고위원이 되는 방식이지만 어차피 대표 자리는 박희태-정몽준 후보가 맞대결하는 구도라고 판단해 대의원이 던지는 1인2표 중 한 표는 박희태 후보에게, 나머지 한 표는 자파인 허태열 후보에게 찍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문제가 나타났다. 친박의 지원을 기대하고 출사표를 던진 후보가 또 한 사람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 출신 김성조 의원이다. 김 의원은 강재섭 전 대표와 가까워 ‘친강’으로 꼽히지만 친이-친박 구도에선 친박임에 틀림없다. 그는 친박계 대의원들이 ‘허태열-김성조’ 조합에 각각 한 표씩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6명의 후보 중 유일하게 낙선했다. 친박 세력이 ‘허태열-김성조’가 아닌 ‘박희태(대표)-허태열(최고위원)’ 조합을 선택한 결과였다. 김 의원은 대의원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합쳐 5위를 차지했지만 선출직 최고위원 5명(대표 포함) 중 한 명은 여성에게 줘야 한다는 당헌·당규에 따라 꼴찌를 한 박순자 후보가 최고위원이 됐다.



박희태-허태열 조합을 유도한 친박 핵심인사는 “김성조에게 미안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박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서둘러 당 밖 친박 인사들의 무조건 일괄복당을 밀어붙여 불과 1주일 만에 전격 성사시킨 것도 이런 과정과 무관하지 않다.

열린우리당계의 전폭 지원

다음은 정세균 민주당 대표. 그가 대표 경선 과정에서 일찌감치 ‘대세론’을 탈 수 있었던 것은 당내 다수파인 열린우리당계가 전폭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이다. 그도 한나라당 박 대표와 마찬가지로 ‘변방 주류’였지만 열린우리당계의 핵심인 ‘386’은 물론 구(舊)민주당계의 한 축인 박상천 전 대표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정 대표 대세론에 날개를 달아준 세력도 한나라당 박 대표 지지자들과 비슷한 생각을 했다. 지금은 본격적인 대여(對與) 투쟁에 앞서 당을 추슬러야 하는데 그 적임자는 ‘정세균’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견제하고 투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 비수기 때는 대선과 총선 참패로 흐트러진 당을 단합시키는 것이 선결과제라는 그들의 판단은 결국 온건합리주의자인 정 대표가 대세론을 타게 했다.

정 대표도 열린우리당계와 구(舊)민주당계의 ‘화학적 통합’을 강조하는 경선 전략으로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획득, 여유 있게 당권을 잡았다. 박상천 전 대표계를 제외한 구 민주계가 ‘투쟁’ 이미지의 ‘추 다르크’ 추미애 의원과 화합형인 정대철 전 의원을 밀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지난 2001년 ‘정세균이 바라보는 21세기 한국의 리더십’이란 책을 내기도 한 그는 통합의 리더십, 화합의 리더십을 주창한다. 언론사 정치부 기자들의 투표로 매년 뽑는 ‘백봉신사상’을 6차례나 수상했다는 점에서 그의 스타일이 읽힌다.

정 대표의 정치기반인 호남권의 한 언론인은 그에 대해 “화를 내는 모습은커녕 인상을 쓰는 모습도 본 적이 없다. 정치를 하다 보면 하루에도 몇 차례 희로애락이 생길 법한데, 그는 항상 웃는다. 적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소문난 ‘워커홀릭’이다. 일이 없으면 일을 만들어낸다. 그것도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벌여 몰두한다.

그의 보좌관은 “정 대표의 하루는 일로 시작해 일로 끝난다. 오전 5시30분에 어김없이 눈을 떠 그날의 일정표와 필요한 보고서들, 조간신문을 챙겨 본다. 어떤 날은 보좌진조차 하루에 5분도 얼굴을 못 본다”고 했다. 쌍용그룹 상무를 끝으로 1996년 정치에 입문한 이래 지난 12년 동안 당 정책위 의장을 거쳐 예결위원장·원내대표·당 의장을 지내고 노무현 정부에서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한 것도 특유의 성실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가 산자부 장관 취임식 때 “일하다가 접시를 깬 사람은 용서하겠지만 일을 하지 않아서 접시에 먼지가 낀 사람은 용서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말은 유명하다.

여러 갈래인 열린우리당계의 결집된 지지를 받고 구 민주당계 박상천 전 대표 지지를 이끌어낸 것도 ‘친화력과 성실성으로 당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을 것’이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박상천 전 대표가 그를 지지한 이유는 국회부의장직을 염두에 둔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정 대표에게 카리스마나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이끌어가는 리더십은 없다. 다만 누구의 말이라도 귀담아 듣고 적대 세력과도 절충점을 찾아내는 능력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 대표가 취임 직후인 7월11일 최고위원들을 데리고 김해 봉하마을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나러 간 것도 현시점에서 대표로서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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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 영남일보 정치부 기자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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