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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사정관제

입시 패러다임 바꿀 다크호스? 예산 잡아먹는 헛물켜기?

  • 이설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now@donga.com

대학 입학사정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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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없는 정보전’

현재 대학 신입생 모집단위는 정시와 수시로 나뉘며, 각각 정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정시는 수능 점수 위주로 선발한다. 수시는 수능점수를 제외한 학생부 성적, 특기, 실적을 기준으로 선발한다. 학생부와 논술 성적이 6:4 정도로 반영돼 당락을 좌우한다.

수시는 지원자격 제한 유무에 따라 다시 일반전형과 특별전형으로 나뉜다. 특별전형은 외국어능력, 리더십, 지역균형 등 다양한 요건을 기준으로 삼는다. 모집인원은 전체 인원의 5% 내외. 즉, 대부분의 학생은 수능과 학생부 성적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셈이다.

문제는 입시 전형이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는 데 있다. 같은 정시라도 학교별, 과목 점수별 반영 비율이 제각각이다. 수시전형은 수십 가지가 넘으며, 내신, 논술, 기타 성적, 대외활동 등의 항목이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다.

매년 바뀌는 입시제도와 세부 전형에 수험생과 학부모는 머리가 아파온다. 볼펜을 쥐고 성적과 전형표를 번갈아보며 점수를 계산해도 어떤 전형이 가장 유리한지 좀체 판단이 서질 않는다. 한국의 대입 전형은 왜 이렇게 복잡한 걸까.



“수능이 끝나면 입시는 정보싸움입니다. 그러나 각 대학은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습니다. 실질 반영률을 알아야 정확한 예측이 가능한데, 오히려 입시전형 요강을 복잡하게 만들어 반영률을 속이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 이유는 내신을 무력화하기 위해서입니다. 대학은 고교 내신을 믿지 않습니다. 3불(不)정책으로 고교등급제가 적용되지 않는 이상 고교 내신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지난 정부는 공교육 강화를 목적으로 학생 선발에서 내신을 50% 이상 반영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대학은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전형 방식을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수험생과 학부모는 불안한 마음에 시간당 수십만원씩 지급하며 입시상담을 받게 됐고, 정보가 없는 지방 학생들은 우왕좌왕하는 폐단이 생긴 것이지요.”

대학 입학사정관제

미국 대학은 거의 모든 전형에서 SAT 점수, 학과 성적, 특별활동 등 교과와 비교과 영역을 종합평가한다.

고려대 입학처장을 지낸 박유성 교수(통계학)의 말이다. 지난 30여 년 동안 평준화 정책으로 대학은 학생 선발권을 갖지 못했다. 규제하는 정부와 규제를 피해 좋은 학생을 뽑으려는 대학 간 줄다리기에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교육 정책은 자율로 방향을 틀었다. 정부는 단계별로 2012년 이후 학생 선발권을 완전히 대학에 넘긴다는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2010년까지는 3불 정책이 유지되는 등 현재는 과도기 상태다.

입학사정관제는 지난 정부 때 처음 논의되기 시작했다. 점수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잠재력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자는 취지였다. 점수를 등급화하는 수능등급제도 같은 맥락에서 도입됐다. 수능등급제는 “변별력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 올해 점수제로 회귀한 반면, 입학사정관제는 정권이 바뀐 뒤에도 자율화 정책과 맞물려 계속 추진 중이다.

이런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해 처음으로 시범사업이 실시됐다. 정부의 예산지원이 계기였다. 참가 대학은 가톨릭대, 건국대, 경북대, 경희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인하대, 중앙대, 한양대 등 10개교.

사정관제는 성적을 안 본다?

교육부는 예산을 지원하면서도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래서 시행 초기 대학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입학사정관제 지원 공고에 여러 대학이 당황하며 신청을 포기했다. 신청한 대학들 역시 긴가민가하면서도 일단 지원금을 타내자는 의도로 지원했다”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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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설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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