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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와인 ⑤

스위트와인 라이벌 샤토 디켐 VS 에곤 뮬러

썩은 포도알에서 나온 ‘황금액체’ vs 독일 스위트와인의 귀공자

  • 조정용│와인평론가 고려대 강사 cliffcho@hanmail.net│

스위트와인 라이벌 샤토 디켐 VS 에곤 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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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와인 라이벌 샤토 디켐 VS 에곤 뮬러

독일 와인너리의 첨단셀러(저장고).

뮬러 4세는 ‘왜 드라이 리슬링은 만들지 않느냐’는 조엘 페인의 질문에“1989년이 마지막 드라이 슈페트레제였다고 말할 수 있다. 나와 가족들은 드라이(단맛이 나지 않는 와인)보다는 스위트 리슬링이 휠씬 좋다고 믿는다”고 대답했다. 이처럼 샤르츠호프베르그에서는 보트리티스의 맛을 보여줘야 좋다고 믿는다. 그들의 열정은 귀부 와인이다. 아우스레제급만 돼도 폭발하는 탄력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에곤 뮬러 4세가 드라이 리슬링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처가 친척들의 포도밭이 있는 슬로바키아에서 드라이 리슬링을 생산한다. 조엘 페인은 “에곤 뮬러의 드라이 스타일 수준은 별로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02년과 2003년 빈티지의 슬로바키아 리슬링은 이 같은 고정관념을 바꿔놓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디켐 역시 드라이 화이트를 생산한다. ‘Y’라는 이름으로 병입하는데, Y는 Yquem의 머리글자다.

샤토 디켐과 대등한 수준의 와인을 골라야 한다면 아우스레제급 이상이어야 한다. 그래야 귀부 곰팡이의 작용을 제대로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곤 뮬러의 아우스레제는 매년 5000병가량만 생산되며, 이보다 더 당도가 높은 베렌아우스레제나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는 빈티지가 허락해야 조금 담글 수 있을 정도다. 디켐의 평균 생산량이 11만병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산규모가 매우 작은 편이다. 그러나 맛과 향기만큼은 뒤지지 않는다. 에곤 뮬러 4세가 태어난 해이기도 한 ‘1959년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와인으로도 꼽힐 정도다. 그는 이 점을 아주 자랑스러워한다. 에곤 뮬러 4세는 뱅커로 있는 두 형제에 비하면 자신은 큰돈을 벌지 못했다고 말하지만 마음속으로는 그리 낙담하지 않는다. 지하 깊숙이 저장돼 있는 1959 빈티지 와인 병수를 감안하면 자신이 더 부자일지도 모른다고 믿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숙성이 가능한 에곤 뮬러

에곤 뮬러는 또한 알코올 도수가 낮아도 아주 오랫동안 숙성할 수 있다. 카비네트, 슈페트레제는 10~25년, 아우스레제 이상이면 50년, 길게는 100년까지 숙성할 수 있다. 디켐의 도수 13.5%에 비해서 턱없이 도수가 낮지만, 숙성력에 서는 따라올 와인이 없다. 왜냐하면 샤르츠호프베르그 포도밭의 미세한 기후가 리슬링의 진면모를 모두 다 와인으로 치환하기 때문이다. 특히 강력한 산도는 숙성력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기둥이다. 이런 산도는 당분으로 가려져 있어 맛으로는 조화롭게 다가온다.

양조상 특징으로는 발효 작업이 무척 늦다는 점을 들 수 있다. 10월 말이나 11월 초까지 기다려서 수확한다. 양조장으로 포도를 운반하면 그때에는 기온이 매우 낮다. 그래서 캐스크의 크기도 작은 편이다. 발효는 10hℓ(헥토리터), 즉 1000L 캐스크에서 한다. 그러니 여러 캐스크가 필요하며, 특정 캐스크 와인이 뛰어나면 다른 캐스크와 섞지 않고 독립적으로 병입하여 따로 구분한다. 아우스레제급 이상의 와인은 모두 캐스크별로 양조한다. 700㎏의 포도를 담은 용기에서 보통 15L, 즉 20병 정도를 생산한다. 그러니 그 포도가 귀부곰팡이에 의해 얼마나 말라비틀어졌는지 짐작할 수 있다.



루이비통이 소유한 디켐처럼 에곤 뮬러 역시 일반 대중을 위한 와인이 아니다. 와인 사회 내부자들을 위한 와인, 와인 심미주의자를 위한 와인이다. 오직 품질과 전통 그리고 철저한 고급화 전략으로 오늘날 각각 그 나라를 대표하는 스위트와인이 됐다.

신동아 2009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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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용│와인평론가 고려대 강사 cliffch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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