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호

공갈꽃

  • 정겸

    입력2012-02-21 10: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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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 서편에 자리 잡은 아고라 정원

    울긋불긋한 꽃들이 정결한 척, 한바탕 피어 있다

    자유와 민주, 평화를 위한 구원의 나팔수라며

    세상에 좋다는 소리는 모두 따 붙여가며

    4년마다 피는 꽃, 파리지옥 같은



    공·갈·꽃

    공갈꽃

    일러스트·박용인

    아무 꽃나무에 물거름 주어도

    꽃놀이패라며 흥얼거리다 꽃 농사 망친 아버지

    파랑꽃 노랑꽃 빨강꽃…

    꽃 소리만 들어도 질린다 했다?

    아버지, 이제는 아무 나무에 물거름 주지 마세요

    이번에는 튼실하고 향기 좋은 꽃, 제대로 찍어보세요

    언뜻 불어온 봄바람에 흔들리지 마세요

    촛불에 현혹되면 안 돼요

    아프리카 사막에 피어난 재스민 같은

    그 꽃, 기어코 만나고 싶어요

    정겸

    ● 1957년 경기 화성 출생
    ● 2003년 격월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등단

    ● 2009년 공무원문예대전 시조부문 행정안전부장관상 수상

    ● 작품집 : 시집 ‘공무원’

    ● 현재 경기도청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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