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호

일민문화상 받은 최완수 간송미술관 연구실장

  • 글 /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사진 / 박해윤 기자

    입력2012-02-23 09: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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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민문화상 받은 최완수 간송미술관 연구실장
    최완수(70) 간송미술관 한국민족미술연구소 연구실장이 1월 19일 제10회 일민문화상을 수상했다. 최 실장은 한국 유수의 미술품과 문화재를 보유한 간송미술관에 46년간 재직하면서 80회의 기획전시와 연구를 통해 우리 미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자긍심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2월 6일 간송미술관에서 만난 최 실장은 “평생 우리 역사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자고 주장했는데, 그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조선이 일본 때문에 망했다는 사실만 부각되면서 극단적으로 ‘조선왕조가 우리 역사에서 없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우리 역사에서 한반도를 완전하게 통일한 유일한 나라가 조선이에요. 조선만큼 문화가 발전했던 시대가 없습니다.”

    그는 특히 조선의 겸재 정선과 추사 김정희야말로 유라시아 대륙문화를 완결 지은 인물이라고 평했다. 겸재의 진경산수화는 조선 성리학, 특히 ‘주역’의 음양조화 원칙에 입각해 음과 양이 한 화면에 조화를 이루도록 했고, 추사 역시 중국 후한(後漢)대에 유행했던 회화성이 높은 서체를 중심으로, 역대 명필의 특징을 모두 가미해 완결했다는 것. 그는 “기본적으로 이민족의 문화를 높이 평가하지 않는 중국에서도 겸재와 추사의 작품을 엄청난 고가에 거래했을 정도”라며 “우리 스스로도 우리 역사에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고 강조했다.

    “요즘 젊은이들이 역사공부를 기피하는 현상은 교육정책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역사는 재미없고 어려운 것’ 또는 ‘한국 역사는 한심하다’고 인식시킨 학자들 탓이기도 합니다. 스스로 인생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발전이 있듯, 역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간송미술관은 신윤복의 단오도, 훈민정음 해례본 등 10여 점의 국보급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지만 1년에 단 두 번, 4주만 대중에게 개방한다. 전시회가 열리면 미술관 앞으로 수만 인파가 몰린다. 불만의 목소리도 높지만 최 실장은 단호하다. 그는 “우리는 전시하는 박물관이 아니라 연구하는 박물관이다. 전시를 제대로 하려면 연구가 제대로 돼야 하니 어쩔 수 없다”고 잘라 말하면서 “대신 연구를 근간으로 작품을 전시하기 때문에 일목요연하고 짜임새가 있다. 관람객들이 투자한 시간만큼 배워가는 것이 많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50년간 역사 공부에 매진했지만 끝이 안 보인다는 그는 “역사는 ‘그 시대에 나온 모든 책을 읽겠다’는 각오 없이는 공부할 수 없는 학문”이라면서 “가까운 시일 내 추사와 왕릉교사 정리를 마치겠다”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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