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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선관위가 선거공약 재정 추계 발표토록 입법 추진’

취임 1주년 맞이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선관위가 선거공약 재정 추계 발표토록 입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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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비용 발표 여론 지지

▼ 경제수장으로서 지난 1년간 업무를 수행할 때 가장 어려웠던 일은 무엇이었는지요?

“지난해 8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초강대국이 꼬꾸라지는데 우리는 어떻게 될까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사실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국내 증시가 많이 출렁거렸지요. 자칫 나라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으니까 대외 건전성 쪽 체질 강화와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국내 증시가 문을 닫으면, 몇 시간 뒤에 유럽과 미국이 차례로 문을 닫습니다. 한국에서는 밤새 일어나는 일이지요. 그런 상황을 지켜보면서 환율도 챙겨야 했습니다. 그때 정말 머리 아프고 힘들었어요. 또 6월부터 8월 사이에 60일 정도 비가 왔습니다. 고추니 배추 같은 채소들이 다 녹아버렸어요. 채소류 값이 너무 많이 뛰어 하늘 보고 원망도 많이 했지요. 연말에는 예산안 문제가 가장 골칫거리였습니다. 지난해는 여야가 모두 복지 지출을 확대하기를 바랐지만 균형재정을 위해 그것을 수용하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예산안 통과가 쉽지 않았지요. 결국 양당이 예결위에서 합의해서 통과시켰으니 결과는 좋았습니다.”

▼ 지난 4·11총선 전 복지공약에 드는 비용 발표로 선관위로부터 경고를 받았습니다. 복지 예산을 따져본 이유는 무엇인지요?

“과도한 복지공약에 대한 국민의 경계심을 촉발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정부로서는 여론에 호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특정 정당의 안이 옳고 그르다고 말한다면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내놓은 공약을 전부 분석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그 결과 국민 부담액이 5년간 최소 268조 원에 달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언론이 잘 협조해줬어요. 그 때문인지 총선 기간에 포퓰리즘에 대한 경계가 더 생겼다고 봅니다.”



현행법상 각 정당의 개별 복지공약에 대한 정부의 분석결과를 공개하기는 어렵다. 제도가 보완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에 박 장관은 5월 말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권고나 호주 등의 사례를 참고해 우리도 정치 일정이 있는 해에 재정 당국이 선거공약의 재정 추계 결과를 담은 ‘선거 전 재정보고서’를 발간토록 정부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적인 측면에서 재정당국이 직접 발표할 경우 부처의 중립성 훼손 등의 문제가 파생한다. 따라서 박 장관은 이번 인터뷰에서 좀 더 진전된 방법론을 제시했다. “조만간 정부 입법을 추진할 겁니다. 정부가 당파성 없이 투명하게 추진할 수 있지만, 당파성이 문제가 된다면 독립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각 당의 정책 공약을 검토해 공식 발표하는 방식도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그 내용을 선거공보에 수록해서 유권자에게 알려준다면 정치적 중립성도 의심받지 않을 수 있고, 유권자에게도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해보았어요. 국회예산정책처도 가능할 텐데 그곳은 또 국회의장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어요. 정부는 대통령의 입김을 우려할 수 있고요. 그러니 정부가 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해서 입법이 되도록 하고, 실제 역할은 선관위가 맡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 앞으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통령후보들이 또 복지 공약을 남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직까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들이고, 실제 후보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공약이 발표된 뒤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공약들에 대해선 가서 말씀드리고 다듬어야 하겠지요.”

▼ 대선후보가 정해질 경우 재정을 추계하고, 그 내용을 공개할 작정인지요?

“우선 내부 분석은 당연히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예산에 반영할 수 있는지, 세법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는지 준비해야 하겠지만 그것을 공개하는 것은 이번에 권고가 있었기 때문에 쉽지 않지 않을 겁니다. 그럴 경우 중앙선관위 같은 데서 분석해서 발표하는 게 좋겠지요.”

▼ 올해 대통령선거에 앞서 공약의 재정보고서를 의무화하는 게 가능할까요? 정부 입법으로 제도화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이번 대선에 맞춰 국회에서 이 사안을 논의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겠지요. 그러나 여론이 지지해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각 당의 정책공약에 대해 재원이 얼마나 드는지 객관적 선거관리기구가 분석해서 국민에게 알려드리는 것을 마다할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여론에서 지지를 해준다면 빨리 입법화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19대 국회와 잘 협의해야 하겠죠.”

▼ 현재 예산실에서 내년도 예산 정책의 기초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내년도 예산안 기조는 무엇인지요?

“역시 균형재정이 첫째 화두입니다. 복지지출 수요가 폭주하고 있으므로 지출을 통제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하느냐가 문제입니다. 일하는 복지 쪽으로 가야 합니다. 복지제도가 근로유인이나 저축동기를 저해하면 안 됩니다. 복지 혜택을 받는 사람, 복지 수혜자보다는 어떻게 해서든 일하는 사람이 더 잘살아야 하는데, 그 반대로 된다면 제가 보기에는 희망이 없습니다. 그러면 누가 일을 하겠어요? 다 복지혜택을 받으려고만 하지. 지출을 감당할 수 없어서 나라 살림도 거덜 날 것이고, 상당수가 일하지 않는 사회로 갈 것입니다. 정부는 ‘워킹 푸어’(working poor·일해도 살림이 잘 나아지지 않는 저소득 근로자)에게 잘해야 해요. 그들이 땀 흘려 일하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둘째 화두는 필요한 이에게 필요한 혜택을 주는 맞춤형 복지입니다. 셋째 직접 재정을 투입해 일자리를 늘리기보다 예산이 마중물이 돼 민간투자나 민간 연구개발을 촉발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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