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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급유시설 사내이사 등록 후 3년간 출근 안 하고 연봉 1억~1억5000만 원씩 받아가”

인천공항급유시설㈜과 대한항공 논란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조양호 회장, 급유시설 사내이사 등록 후 3년간 출근 안 하고 연봉 1억~1억5000만 원씩 받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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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급유시설 측은 ‘신동아’ 본사를 방문해 조 회장 건에 대해 설명했다. 이들 관계자는 “조 회장이 급유시설에서 받는 연봉은 1억~1억5000만 원 정도”라고 말했다. 사내이사임에도 급유시설에 출근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선 “밖에서 주로 업무를 관장한다. 그런데 (기업 총수가) 그 많은 회사를 다 출근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사회와 주총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과 관련해선 “그룹사들 주총과 겹쳐서…(평창 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평창 일 때문에”라고 답했다. “올림픽 유치활동 이전에도 출석하지 않았다고 한다”라는 추가질문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대표이사가 보고를 올린다”고 했다.

대한항공 측은 급유시설 대표가 대한항공 본부장을 겸직하는 문제에 대해 “급유시설 대표를 따로 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 현 대표는 보안 및 정비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자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경영진의 잦은 비상근, 겸직 등은 급유시설을 이윤창출수단 정도로만 보는 데에서 기인한 현상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당장 드러나지 않는 공공성, 안전성 등은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고도 했다.

실제로 급유시설에선 항공유 유출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휘발성 항공유를 다량 저장하고 있는 회사 특성상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토지오염이 발생해 이를 처리하는 데 20억 원이 소요되기도 했다고 한다. 급유시설 노조가 5월 14일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보낸 공문은 2010년 2월 저장탱크 항공유 누출 사고를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사고 발생 시부터 처리 시까지 무슨 연유에서인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어 왔습니다. 저장탱크 내부 Dike가 포장이 되었다면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도 있었습니다. 언제 어디서 어떤 유형의 사고가 발생할 지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급유시설의 주요 운영시스템인 자동제어시스템 일시 중단, Hydrant 펌프 고장, Air Compressor 고장 수리 지연, 설비 노후화로 인한 급유 일시중단 사태가 있었습니다. 운영기간 동안 예방정비를 통한 제대로 된 수선유지비 집행은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서울지방항공청이 적정집행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급유시설 측은 “직원이 항공유 실험을 위한 샘플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였으나 오염범위는 회사 부지 내의 일부에 국한됐고 관할 관청 신고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처리를 완료했다”고 답했다.

“급유시설 돈으로 한진 계열 교육기관 기부 못마땅해”

“조양호 회장, 급유시설 사내이사 등록 후 3년간 출근 안 하고 연봉 1억~1억5000만 원씩 받아가”

인천공항급유시설㈜은 중요 보안시설로 분류된다.

급유시설은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매년 9억 원 정도의 기부금을 집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신동아’가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급유시설의 기부금은 인하학원, 정석학원, 정석물류학술재단 등 한진그룹 산하 기관에 집중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의 경우 9억 원의 기부금 중 6억1000만 원이 인하학원에, 9000만 원이 정석학원에 지원됐다. 이외 2억 원의 용처는 불우이웃돕기로 돼 있었다. 2009년엔 9억 원의 기부금 중 1억 원이 인하학원에, 7억 원이 정석학원에 들어갔다. 나머지 1억 원은 불우이웃돕기에 쓰였다. 2008년엔 9억 원의 기부금 중 4억 원이 인하학원에, 3억 원이 정석학원에, 1억 원이 정석물류학술재단으로 나갔다. 나머지 1억 원은 불우이웃돕기에 쓰였다.

김만기 노조위원장은 “직원들 사이에서 ‘기부는 기부다워야 하는데 한진 계열 교육기관 쪽에 집중되는 건 기부답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노조가 기부금 사용내역을 제시해달라고 사측에 공문을 보냈으나 사측은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급유시설 돈으로 한진 측에 기부하는 것이 못마땅하다. 한진 계열 교육기관 지원하듯이 기부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장학금 등 학생들을 위해 쓰이는지 확인하고 싶었다”고도 했다.

‘신동아’는 기부금 자료를 급유시설 측에 제시해 수치가 맞는지 확인을 요청했다. 급유시설 측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급유시설 관계자는 “한진 계열 기관뿐만 아니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한적십자사 등 여러 군데에 전달됐다”고 말했다. 한진 계열에 집중됐다는 점에 대해선 “인천지역 위주로 기부하다보니 그렇게 된 거다. 그룹 산하 학원에 몰아주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한진 계열사들이 그룹 산하 학원재단에 매년 200억~300억 원씩 지원하는데 급유시설 기부금도 이러한 성격의 돈이라는 것이다. 기부금이 실제로 어디에 쓰였는지에 대한 자료는 급유시설 측도 알지 못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기부하면서 용도를 지정해준 적은 없다”고 했다.

감사원의 감사결과 자료에 따르면 급유시설은 2001년부터 2008년까지 163억 원의 부당한 초과수익을 발생시켜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적 항공사보다 외국 항공사에 높은 단가를 적용해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기준을 위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급유시설 측은 “지적받은 초과수익 부분에 대해선 정산을 완료했다. 현재는 국적 항공사와 외국 항공사 간에 차등을 두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민영화로 급선회한 배경은?

8월 13일 급유시설이 정부에 기부채납 된 이후 처리 방향과 관련해 정부는 이 회사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매각한 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 회사를 직영하도록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신동아’에 “당초엔 급유시설의 공영화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도 급유시설 직영을 원했다고 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서울지방항공청과 공동으로 KDI에 ‘인천공항 민자시설 처분방안 연구’ 용역을 의뢰하기도 했다. KDI는 보고서에서 “급유시설은 공공성 확보가 필요한 시설로 특정 항공사의 지배하에 두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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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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