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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문제아(問題兒)들이 외치는 성공의 노래

프리스타일 랩 그룹 브레이커 Z

  • 이의철│인턴기자 eclee.el@gmail.com

문제아(問題兒)들이 외치는 성공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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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고 시절은 그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크고 작은 문제가 계속됐다. 고교 수업은 중학교 때와는 전혀 달랐다. 따라갈 수가 없었다. 동기들은 수업 내용을 학원에서 먼저 다 배워왔다. 학원을 다닐 형편이 되지 못한 그에게는 학교 수업이 전부였다. 하지만 수업은 ‘뛰어난’ 학생들을 기준으로 이뤄졌다. 그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내용이었다. 성적은 계속 떨어졌고, 중학교 시절 1등을 했던 기억은 잊혔다. 한번 뒤처지자 공부에서 점점 멀어졌다.

친구들과도 잘 지내지 못했다. 성적이 떨어지면서 성격마저 어둡게 변했다. 친구들이 장난을 쳐도 장난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됐다. 이런 그를 보고 같은 반 학우들은 꼬투리를 잡기 시작했다. 한번 시작된 ‘왕따’는 심해져만 갔다. 가학적인 괴롭힘이 이어졌다. 하루는 친구의 부모가 사다준 간식을 먹지 않자 그 친구가 “우리 부모가 사준 간식이 더러우냐, 왜 먹지 않느냐”며 화를 냈다. 더 이상 견디기 힘들었다.

상담을 받기 위해 선생님을 찾아갔다. 처음 몇 번은 선생님도 관심을 가지고 들어주었지만 횟수가 점차 잦아지자 문제가 생겼다. ‘불평과 불만만 가득 찬 문제아 송기환’으로 낙인찍힌 것이다. 더 이상 마음 편히 선생님을 찾을 수도 없었다. 아무도 그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벼랑 끝에 선 심정이었던 그는 결심을 했다. 모든 것을 지우고 싶었다. 방법은 딱 하나 자살이었다. 가정불화, 뒤처지는 학업, 왕따. 이 모든 문제는 그가 해결하기에 너무나 벅찼다. 지난해 2월이었다. 그가 아버지와 난투극을 벌이고 정신병원에 다녀온 지 수개월이 지난 뒤였다. 6층짜리 건물의 옥상으로 올라갔다. 하늘을 바라보았다. 미련도, 두려움도, 돌아갈 곳도 없었다. 그에겐 잃을 것이 없었다. 뛰어내렸다.

그가 눈을 뜬 곳은 병원이었다. 바닥에 바로 떨어지지 않고 아래 있던 자동차 범퍼에 부딪혀 살 수 있었던 것. 하지만 그 순간 그는 자살마저 성공하지 못한 처참한 실패자였다. 6주 후 복학했지만 학교에서는 그에게 자퇴를 권유했다. 씁쓸할 것도 없었다. 그는 아무도 믿고 있지 않았다. 한 달 후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고 5일 만에 자퇴했다. 그리고 아툼라 켄트김 씨를 찾아간다.



만화를 좋아한 꼴통 문제아

켄트김 씨의 한국 이름은 김형섭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며 켄트김이 되었다. 그 역시 미국에 있을 때 자살을 생각했다고 한다. 경제적으로 힘들었고, 무엇을 위해 사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어린 시절 역시 평탄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그가 보는 앞에서 어머니가 폭행을 당했다. 낯선 사람들이 어머니를 때렸다. 그의 전부와도 같았던 어머니에게 가해진 폭행, 큰 충격이었다. 얼마 후 어머니는 이혼을 하고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세 살배기 어린 여동생과 남겨진 아홉 살 아이는 만화영화가 좋았다. 당시 그가 즐겨 봤던 만화영화는 ‘플란더스의 개’와 ‘은하철도 999’. 고아인 주인공이 나오고, 어머니를 찾아 떠난다는 내용이었다. 꼭 그의 이야기 같았다. 떠난 어머니를 결코 잊을 수 없었다. 그는 “저 만화의 주인공들처럼 나도 꼭 커서 어머니를 찾으러 가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 어머니가 있는 친구들을 다 미워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유 없이 아이들과 싸웠다. 약해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에겐 자신을 지켜줄 어머니가 없었다. 그는 다른 어머니들이 자기 자녀에게 “저 아이랑 놀지 마”라고 했던 문제아였다고 고백했다. 중학교 시절도 나아질 것은 없었다. 사랑을 받아야 할 시기에 어머니 없이 7년을 살았다. 성격은 점점 괴팍해졌다. 만화영화를 좋아하던 아이는 사라지고 어느덧 화면 가득 피가 낭자한 공포영화를 더 좋아하는 괴물이 그의 마음속에 자라났다. “당시의 저는 미쳤던 것 같아요,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감수성이 풍부하던 중학교 3학년 때, 그의 아버지는 재혼을 했다. 그는 미국에 가서 어머니랑 살겠다고 했다. “네가 미국 가서 뭐 하려고?” 오기가 생겼다. 순간 어릴 적 봤던 하버드대학교가 떠올랐다. “하버드나 가죠.” “네가? 미쳤어? 미국에서 태어나도 가기 힘들다는 하버드를 네가 무슨 수로?” 아버지의 이런 말이 비웃는 것처럼 느껴졌다. 화가 났다. 어떻게든 하버드에 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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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철│인턴기자 eclee.e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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