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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의 보석 신보라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은 개그우먼 된 것”

  • 김지영 기자│kjy@donga.com

‘개콘’의 보석 신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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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의 ‘신뽀리’

거제도는 그의 고향이자 경희대 신문방송학과에 합격하기 전까지의 추억이 서린 곳이다. 최근 초등학교 시절엔 전교어린이회장, 중학교 때는 회장, 고등학교 때는 부회장을 지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는 연예계의 ‘엄친아’ 대열에 합류했다. 학창시절 공부를 잘했을 것 같다고 운을 떼자 그가 손사래를 쳤다.

“공부를 진짜 열심히 하긴 했어요. 성적도 딱 한 만큼 나왔고요. 머리가 좋은 건 아니에요. 모의고사보다 내신 성적이 더 좋았던 걸 보면요.”

▼ 리더십이 뛰어났나요? 학창시절에 줄곧 임원을 했던데….

“제가 잘나서 된 게 아니고 친구들이랑 두루두루 친했어요. 선생님 흉내 내면서 웃기고, 공부하기 싫을 때 나가서 시간 때워주고 해서 인기가 있었거든요. 대하기 어려운 아이가 아니라 아무 때나 장난칠 수 있고 놀릴 수 있는 아이라서…. 놀림을 엄청 당했거든요. 아이들이 신정환 씨 닮았다며 ‘만능 신정환’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광수생각의 ‘신뽀리’라고 놀리기도 했어요. 그렇게 재미있고 만만해서 임원으로 뽑아준 것 같아요(웃음).”



▼ 그 학교에도 왕따나 폭력이 존재했나요?

“그런 건 없었던 것 같아요. 전 중·고등학교 시절 하면 항상 돌아가고 싶고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그립고 생각만 해도 행복해져요. 그런데 대학 가서 전국 각지에서 온 친구들과 얘기해보니 대부분이 그때로 돌아가기 싫다고 하더라고요. 좀 충격이었어요. 난 좋은 친구들 만나 진짜 행복한 학창시절을 보냈다는 걸 대학 가서 느꼈어요.”

▼ 기자가 되고 싶어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건가요?

“PD나 기자에 뜻을 뒀던 건 아니에요. 방송 쪽 생리를 알고 싶어서 자연스럽게 신방과에 지원했어요. 그런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기자나 PD가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둘 다 멋진 일이긴 하지만….”

▼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나요?

“계속 공부해도 기자란 직업에 흥미나 호기심이 생기지 않더라고요. PD도 제가 도전하기에 버거운 직업이란 생각이 들었고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장학금도 받곤 했지만 와 닿는 부분이 없어서 마음이 가지 않았어요.”

▼ 그럼 어쩌다 개그우먼이 된 건가요?

“4학년 1학기 마치고 취업이 현실이 되니까 막막했어요. 휴학하고 내가 뭘 할 때 행복한지, 뭘 해야 잘할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그렇게 해서 얻은 답이 개그였죠. 학교 다닐 때 선생님 흉내 내면서 친구들 웃기는 걸 엄청 좋아하고, 상대가 웃어주면 마냥 행복하고 그랬거든요. 방학 숙제 미루듯이 진로 결정을 미루고 미루다가 정말 잘할 수 있는 게 개그우먼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 길에 도전해볼 용기가 불끈 솟더군요. 휴학하고 얼마 후 때마침 개그맨 시험 공고가 나서 바로 지원했죠.”

▼ 원래 꿈은 뭐였나요?

“전 ‘꿈이 뭐야?’라는 질문에 스트레스 받는 학생이었어요. 간절히 되고 싶은 건 없었지만 방송에 왠지 끌렸어요. 돌아보면 어떤 길로 풀릴 줄은 몰랐지만 제 안에 개그우먼이 되고픈 욕구가 꿈틀대고 있었나 봐요.”

‘생활의 발견’과 ‘용감한 녀석들’

2010년 가을 그는 KBS 공채 25기 개그맨 시험에서 당당히 합격했다. “기본적인 개그 용어조차 몰랐다”는 그가 꺼내든 비장의 카드는 학창시절 친구들에게 자주 써먹던 ‘선생님 흉내 내기’와 모창이었다.

“ 미국의 팝가수 비욘세와 아이돌그룹 샤이니의 멤버 김종현의 모창을 개인기로 선보였는데 웃음이 빵 터지지는 않았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제가 합격한 건 연기를 잘해서가 아니더라고요. 심사위원들이 싸늘한 반응을 보여도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연기하는 모습이 남달라 보였대요. 개그에서는 전혀 내세울 게 없고, 아이디어가 뛰어난 것도 아닌데 모창 할 때 노랫소리가 되게 듣기 좋았다는 평도 있었고요.”

그때와 달리 그가 현재 개콘에서 맡은 코너들은 모두 독창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용감한 녀석들’은 여느 개그 코너와 달리 한 무대에서 개그는 물론 춤과 노래까지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생활의 발견’은 남녀의 이별이라는 심각한 주제를 놓고 폭소를 자아낸다는 점에서다.

▼ ‘생활의 발견’을 ‘아내의 유혹’이라는 드라마에서 착안했다면서요?

“방영 초기에 드라마적인 요소를 극대화하려고 그 드라마에서 힌트를 많이 얻었어요. 처음에는 슬픈 상황을 연출했다가 그와 어울리지 않게 장소에 맞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웃음의 포인트거든요. 이를테면 식당에 가서 남자친구에게 ‘우리 헤어져!’ 하고 말해놓고 주인이 메뉴판을 갖고 오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오삼불고기 2인분이요’ 하는 식으로요. 한 1년은 극적인 슬픈 상황에서 말의 엇갈림으로 웃음을 자아냈는데 코너가 오래되면서 개그 코드가 바뀌었어요. 게스트가 나와서 삼각관계를 연출하는 설정으로 진화했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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