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호

연골 재생능력 고려한 치료법 선택해야

중년 무릎 통증 ‘반월상 연골 파열’

  • 최정근 |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www.cheilos.com

    입력2013-07-19 10:32: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연골 재생능력 고려한 치료법 선택해야

    제일정형외과병원 의료진이 관절내시경으로 반월상 연골 파열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주부 김모(57) 씨는 몇 년 전부터 무릎 통증으로 고생해왔다. 앉았다 일어나려면 통증 때문에 쩔쩔맸고, 걸을 때 삐끗하는 느낌도 들었다. 무릎 힘이 빠지거나, 무릎을 펼 때 오금이 땅에 닿지 않는 증상도 나타났다. 무릎에 퇴행성 관절염이 생긴 듯해 병원을 찾았는데, 퇴행성 관절염이 조금 있긴 하지만 진짜 문제는 무릎 연골의 파열이었다. 이 때문에 심한 통증이 생긴다는 진단이었다.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퇴행성 관절염이 심해질 수 있다는 의료진 설명을 듣고 나서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을 받은 후 예전처럼 건강한 무릎을 되찾았다.

    사람의 몸은 수많은 관절로 이뤄져 있는데, 많은 운동량이나 노화로 인해 관절에 무리가 오면 각종 질환이 발생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움직임이 많고 노화가 빨리 진행되는 관절 부위 중 하나가 무릎이다. 보통 나이가 들어 무릎이 아프면 대개 퇴행성 관절염을 의심하지만, 실제 통증의 원인은 무릎의 반월상 연골 파열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80세까지 50%가 경험

    반월상 연골은 무릎관절 사이에 있는 반달 모양의 물렁뼈다. 이는 무릎 내외 측에 각각 위치하면서 무릎 위 뼈의 하중을 무릎 아래 뼈로 전달하고 충격을 흡수한다. 또한 관절을 안정시키고 관절운동을 원활히 하며, 움직일 때 생기는 마찰을 최소화해 무릎 관절염 예방에 중요한 구실을 한다. 따라서 하루 종일 체중을 지탱하고, 청소를 하거나 계단을 오르는 등의 일상생활과 다양한 스포츠 활동으로 외부 충격을 많이 받게 돼 늘 손상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

    젊은 층 중에도 레포츠 활동이 늘면서 축구, 농구 등 과격한 스포츠로 인한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무릎 연골 손상을 입는 사례가 잦다. 이 같은 반월상 연골의 급성 손상은 통상 발바닥이 닿은 상태에서 무릎이 뒤틀릴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50대 이후엔 연골 내 퇴행성 변화가 본격화하므로 특별한 스포츠 활동이나 외상 없이도 작은 충격을 받거나 본인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연골이 찢어지는 등 퇴행성 변화로 인한 반월상 연골 파열이 흔하다.

    마모와 파열이 동시에 일어나는 퇴행성 변화에 따른 반월상 연골 파열은 일반적으로 45~60세 사이에 많이 발생하며, 젊은 시절 스포츠 활동에 적극적이었다 하더라도 뚜렷한 부상 이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80세까지는 약 50%가 퇴행성 반월상 연골 파열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년 여성의 경우 무릎 관절이 남성에 비해 작고 약하며, 무릎을 과도하게 구부려서 일하거나 쪼그려 앉는 게 습관화해 평소 생활에서 무릎 연골이 지속적으로 충격을 받는 경우가 많다. 또한 폐경으로 여성호르몬 중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면서 무릎 연골이 급속히 손상되므로 이유 없이 무릎이 아플 때는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퇴행성 관절염으로 악화하지 않도록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반월상 연골이 파열되면 관절 접촉면이 닳아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구체적 증상으로는 누를 때 아프거나 걸을 때 삐끗하는 느낌이 나며, 무릎을 구부리거나 펼 때 심한 통증을 느낀다. 심지어 서 있을 때도 통증이 나타난다. 또 찢어진 연골 조각이 관절 사이에 끼어들면 몸의 방향을 갑자기 돌리는 경우에도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이때는 심하게 붓는 증상도 나타난다. 증상이 심해지면 보행이 불편해지고, 무릎에 힘이 빠지거나 무릎을 펼 때 오금이 땅에 닿지 않기도 한다. 이런 증상 때문에 디스크로 인해 신경이 눌린 증상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연골 기능 최대 유지하는 봉합술

    반월상 연골 파열을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파열된 반월상 연골이 관절연골을 지속적으로 자극해 관절 표면을 울퉁불퉁하게 만들면서 관절연골에 추가 손상을 입히게 된다. 그러면 무릎을 자유롭게 구부렸다 폈다 하기가 더욱 힘들어져 넘어지기 쉽다. 이로 인해 2차적으로 골반 골절이나 허리 골절 등이 쉽게 찾아올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반복된다면 비록 경미하더라도 반드시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는 게 좋다.

    반월상 연골 파열은 먼저 무릎관절 전문의를 통한 문진과 무릎 기능 검사,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통해 95% 이상 진단할 수 있다. 또한 관절내시경을 이용하면 관절 안을 직접 관찰하면서 MRI를 통해서는 발견하지 못한 이상도 찾아낼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치료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경미한 반월상 연골 파열의 경우엔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로도 증상이 호전된다. 그렇지 않은 경우 대부분 수술을 하게 되는데, 이때는 환자의 연골 재생치유 능력을 면밀히 검토하고 결정한다.

    연골 재생능력 고려한 치료법 선택해야
    수술방법으로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봉합술, 연골절제술, 이식술 등이 있는데, 반월상 연골 기능을 가능한 한 최대로 유지하려면 봉합술이 유리하다. 봉합술은 손상된 연골을 특수한 실을 사용해 꿰매는 방법으로 카메라가 달린 관절내시경으로 확대한 관절 속을 모니터로 보면서 치료하므로 정확하고 정교한 치료가 가능하다. 절개 부위도 작고 부분마취로 시술되므로 환자의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봉합술 결과가 좋으려면 파열 부위가 혈관이 있는 연골 주변부 영역에 존재해야 한다. 손상된 연골이 다시 붙으려면 혈액의 흐름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열된 상태로 오래 방치되면 연골판이 닳아 봉합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따라서 나이가 어릴수록, 외상에 의한 손상일수록 수술 후 결과가 좋다. 봉합술은 손상되어 너덜너덜해진 연골을 원상태로 돌리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수술이다. 관절내시경 성능이 좋아도 기본적으로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의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연골 이식은 젊은 환자에 효과

    연골 재생능력 고려한 치료법 선택해야

    정상적인 반월상 연골(왼쪽)과 파열된 반월상 연골.

    봉합술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고 증상이 심한 반월상 연골 파열에 대해선 관절경을 이용한 연골절제술을 시행한다. 하지만 무릎 내 완충작용을 하는 부분이 감소하면서 연골이 닳기 쉬워져 퇴행성 관절염을 촉진할 수 있다.

    연골 절제술을 받은 환자 중엔 수술 후에도 통증과 부기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조기에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되는 소견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증상 완화와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반월상 연골 이식술을 고려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연골판을 사용해야 하므로 동종(同種) 반월상 연골 이식술이라고도 하는데, 관절염이 심한 고령 환자에게선 효과를 보기가 매우 어렵다. 관절염이 별로 심하지 않은 젊은 환자에게 더 효과가 큰 수술이다. 이 수술은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장기적인 수술 결과는 정립되지 않았지만, 비교적 좋은 결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절내시경은 내시경을 통해 관절 안을 들여다보고 상태를 진단, 치료하는 의료기구다. 부분마취 후 직경 1cm 내외의 작은 구멍을 통해 수술이 이뤄지므로 흉터가 매우 작다. 통증이나 합병증 위험이 작으며 MRI로도 발견하지 못한 질환을 현재 상태를 직접 보면서 치료하므로 정확도가 높다.

    연골 재생능력 고려한 치료법 선택해야
    반월상 연골 파열에 대한 성공적인 수술 결과를 얻으려면 다양한 요인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수술방법 결정의 절대적 기준을 제시하긴 어렵지만, 환자 나이가 많을수록, 관절염 정도가 심할수록, 전체 다리의 정렬이 휘어 있을수록 수술 결과가 좋지 않다. 따라서 반드시 전문의 진찰을 받고 수술 필요성과 성공 가능성에 대해 상담한 후 수술을 결정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