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호

CJ E&M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48억 거래 의혹

CJ그룹 영화사업도 구설

  • 허만섭 기자|mshue@donga.com

    입력2013-07-22 17: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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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년 4월 6개 회사가 투베어社에 48억 입금
    • 같은 날 투베어가 CJ E&M에 48억 송금
    • CJ 직원이 은행 지점에서 입·출금 주도
    • 투베어 “CJ가 영화 투자하겠다고 해 계좌만 빌려줘”
    • CJ E&M 담당임원 “당시 일 기억 안 나”
    • CJ 측 “하이에나도 병든 사자 공격 안 한다” 투베어에 문자
    • CJ 측 “투베어가 영화 제작사…입출금 문제없어”
    CJ E&M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48억 거래 의혹

    CJ E&M 사옥.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7월 1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됐다. 이 회장은 비자금 조성, 횡령, 탈세,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5월 21일 CJ그룹 본사와 계열사, 임·직원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 회장의 구속은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재벌 총수가 검찰 수사 단계에서 구속된 최초의 사례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재판 과정에서 법정 구속된 경우다.

    그런데 ‘신동아’의 취재 결과, 이재현 회장 구속 후 CJ그룹은 계열사인 CJ E·M(대표이사 강석희)의 영화사업과 관련된 금전 문제에서도 구설에 올랐다. 많은 사람이 주지하다시피 CJ는 우리나라 영화계의 ‘큰손’ 내지 ‘슈퍼 갑(甲)’으로 통한다.

    “무관한 회사에 48억 입·출금”

    취재는 (주)투베어픽처스라는 페이퍼컴퍼니(paper company·서류상으로만 존재하고 실제 영업활동을 하지 않는 회사) 관계자의 제보로부터 시작됐다.

    이 관계자가 제시한 (주)투베어픽처스 명의의 농협중앙회 보통예금 계좌에 2010년 4월 5일(월요일) I사에서 10억 원이 입금됐다. 같은 날 10억 원은 CJ엔터테인먼트(CJ E·M의 전신)로 송금됐다.



    하루 뒤인 4월 6일 C사에서 6차례에 걸쳐 5500만 원이 이 계좌로 입금됐고 역시 같은 날 5500만 원이 CJ엔터테인먼트로 송금됐다.

    그 하루 뒤인 4월 7일 M사에서 8차례에 걸쳐 7500만 원이 이 계좌로 입금됐고 같은 날 7500만 원이 CJ엔터테인먼트로 송금됐다.

    그 이틀 뒤인 4월 9일 K사에서 12억5000만 원이, 또 다른 K사에서 7억5000만 원이, S사에서 5억 원이 이 계좌로 입금됐고 같은 날 25억 원이 CJ엔터테인먼트로 송금됐다.

    2010년 4월 5, 6, 7, 9일 22차례의 입·출금을 통해 6개 회사에서 이 계좌로 도합 48억 원이 입금됐다가 이 계좌에서 CJ엔터테인먼트로 송금된 것이다.

    투베어픽처스 관계자는 48억 원의 입·출금과 관련해 “투베어픽처스는 48억 원과 관련해 CJ E·M(CJ엔터테인먼트)과 제작 계약 및 업무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6개 회사는 투베어픽처스에 왜 48억 원이라는 거액을 입금했고, 투베어픽처스는 왜 이 돈을 CJ E·M에 송금한 것일까.

    투베어픽처스 관계자는 “CJ E·M의 최모 당시 본부장이 ‘당신네 계좌를 통해 6개사와 CJ가 자금거래를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요청해 그렇게 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CJ E·M 측이 ‘영화 10편에 투자해주겠다’고 우리에게 말해왔기 때문에 우리는 ‘자금거래 부분을 도와달라’는 CJ E·M 측 요청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다음은 투베어픽처스 관계자가 시간대 순으로 설명한 내용이다.

    “우리 측 일부 사람들이 CJ E·M이 관여한 ‘사요나라 이츠카’ 영화의 제작에 도움을 줬다. CJ E·M이 영화 투자를 해주겠다고 해 우리가 3개 법인을 만들었다. CJ E·M이 ‘계좌를 만들라’라고 해 우리가 2010년 3월 16일 투베어픽처스 명의의 농협 계좌를 만들었고 이 계좌가 2010년 4월 초 48억 원 입·출금에 사용된 것이다.”

    “위에서 가라고 하시니까…”

    세무당국이 발행한 이 회사의 ‘부가가치세과세표준증명’을 확인해보니, 투베어 픽처스는 48억 원이 들어왔다 빠져나간 2010년 매출과 수입이 각각 0원이었다.

    CJ E·M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CJ E·M은 영화사업에 참여할 때 영화제작사와 제작·투자계약을 체결한다. CJ E·M을 상대로 취재한 결과, 2010년 CJ E·M과 투베어픽처스 사이엔 제작·투자계약 등 어떠한 계약도 체결돼 있지 않았다.

    투베어픽처스의 해당 농협중앙회 계좌를 보면 통장 개설일이 3월 16일이었고, 6개사와 CJ E·M의 48억 원 입·출금 22건 외에 자금 거래 내역이 없었다.

    관련 자료를 확인해보니 CJ E·M은 2011년 3월 영화 기획개발자금 1억5000만 원을 투베어픽처스에 투자했다.

    투베어픽처스 관계자는 “투베어픽처스 명의의 농협 계좌는 오직 CJ E·M 측 48억 원 거래의 중개지로 빌려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우리 측 일부 사람들이 개인 차원에서 ‘사요나라 이츠카’에 기여한 점은 있지만 투베어픽처스 법인은 영화 ‘사요나라 이츠카’의 제작사도 아니고 48억 원과도 무관하다”고 했다.

    투베어픽처스 관계자에 따르면 2010년 4월 5, 6, 7, 9일 투베어픽처스 측 여직원 김모 씨가 농협중앙회 학동지점에서 48억 원 입금을 확인한 뒤 이 돈을 고스란히 CJ E·M에 송금하는 과정에 CJ E·M 직원이 입회해 송금을 주도했다고 한다. CJ E·M 직원 손모 씨에게 물어본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 다음은 손 씨와의 대화내용이다.

    CJ E&M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48억 거래 의혹

    48억 원이 입·출금된 투베어픽처스의 계좌

    ▼ 투베어픽처스라고 아시죠?

    “네.”

    ▼ 2010년 4월 5, 6, 7, 9일 농협중앙회 학동지점에서 김OO 씨와 함께 송금한 적 있나요?

    “네.”

    ▼ 6개사로부터 48억 원을 투베어픽처스로 입금 받아서, 투베어픽처스에서 그 돈을 CJ엔터테인먼트로 송금한 거죠?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는데 아마 그럴 겁니다.”

    ▼ 학동지점에 가라고 한 건 누구 지시였나요? 본인이 스스로 간 건 아닌 것 같아서요.

    “(한참 대답이 없음) 아, 그렇죠. 위에서 ‘가라’고 하시니까.”

    ▼ 누가 지시하셨는데요?

    “그걸 말씀 드려야 하나요?”

    투베어픽처스 관계자는 투베어픽처스 계좌 차용을 요청한 행위 주체로 최모 당시 CJ엔터테인먼트 본부장을 특정하고 있었다. 당사자인 최모 당시 본부장이 이에 대해 어떤 말을 하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었다.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

    최모 당시 본부장은 현재 미국 소재 CJ E·M 아메리카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한 끝에 최 대표와 연결됐다. 최 대표는 자신이 연관된 의혹에 대해 “정확하게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답했다. 다음은 그와의 대화 내용이다.

    ▼ 투베어픽처스 기억하시나요?

    “그, 제가 별로, 말씀 드릴 게 별로 없어서요. 제가 지금 여기 일이 좀 복잡해서(전화를 바로 끊으려고 함).”

    ▼ 한 가지만 물어보겠습니다. 투베어픽처스에서 2010년 48억 원을 CJ엔터테인먼트로 송금한 것이 있는데요. 이것이 어떤 이유에서 송금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기억이 잘 안 납니다.”

    ▼ ‘최 대표께서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하던데요?

    “기억이 안 납니다.”

    ▼ 그런데 투베어픽처스는 “48억 원은 우리와 관련된 돈이 아니다. ‘6개사에서 48억 원 받아서 CJ엔터테인먼트에 송금해달라’고 CJ엔터테인먼트가 요청해와서 통장을 빌려준 것뿐이다”라고 이야기하던데요.

    “그거는 제가 정확하게 기억이 잘 안 납니다.”

    ▼ 투베어픽처스에서…

    “예, 제가 지금 복잡한 문제가 좀 많아서요. 죄송합니다(전화를 끊음).”

    CJ E·M 직원 손모 씨는 2010년 당시 투베어픽처스 계좌를 통한 48억 원 입·출금 작업에 직접 관여한 사람이므로 그의 설명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손 씨는 “6개사는 영화 ‘사요나라 이츠카’의 투자사들이었고 투베어픽처스는 이 영화 제작사였으며 48억 원은 부분 투자금이었다. 보통 부분 투자금은 투자사에서 제작사를 통해 CJ E·M 본 계정에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손 씨는 “투베어픽처스는 ‘사요나라 이츠카’ 제작사가 아니라고 한다. 왜 그 회사 계좌로 돈이 입·출금됐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음은 손 씨와의 대화 내용이다.

    ▼ 해당 영화가 ‘사요나라 이츠카’인데요. 이 영화 맞죠?

    “네.”

    ▼ 당시 투베어픽처스와 CJ엔터테인먼트 간에 이 영화와 관련해 제작 계약이라든지 맺은 게 없더라고요. 그런데 어떻게 투베어픽처스가 제작사가 될 수 있는 거죠?

    “사실 제가 그 영화 개봉할 때 담당해서 그 앞부분에 있었던 내용은 잘 모르거든요.”

    “잘 모르겠는데요…”

    CJ E&M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48억 거래 의혹

    CJ E&M 임원이 제보자에게 보낸 문자 메세지.

    ▼ ‘사요나라 이츠카’의 제작사는 스파이로였죠?

    “처음엔 스파이로였다가…. 투베어픽처스로 이전된 것으로 아는데 그게 제작관계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 이전된 기록이 있나요?

    “음.”

    ▼ 이전이 됐으면 투베어픽처스가 제작으로 매출이나 손익이 발생했을 텐데 그런 게 없더라고요?

    “그건 제가 잘 모르겠는데요.”

    취재된 내용을 정리해보면, CJ E·M은 영화 투자를 약속하면서 영화 제작과는 무관한 페이퍼컴퍼니인 투베어픽처스 계좌로 6개 회사의 48억 원을 송금 받은 의혹이 있는 것이다.

    또한 투베어픽처스가 자사 명의 계좌의 48억 원을 송금하는 과정에 CJ E·M은 직원을 보내 송금을 주도하게 했다. 이는 48억 원이 비록 투베어픽처스 명의 계좌에 들어 있었지만 투베어픽처스와 무관한 돈이며 CJ E·M의 관리하에 있던 돈이라는 의심을 낳게 한다.

    특히 최모 CJ E·M 아메리카 대표는 자신과 직접 관련된 48억 원 계좌 차용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은 채 “정확히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취재된 내용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에게 자문을 구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만약 투베어픽처스가 ‘사요나라 이츠카’ 영화 제작사가 아니고 업무와 무관한 회사이며 48억 원에 대해 권리가 없음에도 48억 원이 이 회사 계좌로 들어오고 나갔다면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자는 이 사건 취재 내용과 의문점을 상세히 소개해준 뒤 이에 대한 CJ E·M의 답변을 구하는 질의서를 작성했다. 이 질의서를 CJ E·M의 홍보부서 언론담당자에게 보내기 위해 114와 인터넷 등에 올라와 있는 이 회사의 번호로 몇 차례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직원들은 “기자들에게 부서 연락처를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만 이틀을 수소문한 끝에 이 회사 강석희 대표의 e메일주소 및 영화담당 정모 본부장의 e메일주소와 사무실 전화번호를 알아내 질의서를 이들의 e메일로 발송했다. 이어 정모 본부장의 사무실 번호로 연락하니 여직원이 전화를 받았다. 이 여직원도 기자에게 홍보부서 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다. 이 여직원은 기자가 거듭 요청하자 “e메일로 홍보부서 번호를 보내드리겠다”고 한 뒤 e메일을 보내지 않았다.

    “상대가 약할 때를 노리지 않고…”

    이런 가운데 CJ E·M의 또 다른 고위 간부의 행동도 의구심을 사고 있다. 질의서를 보내고 하루가 지난 뒤 CJ E·M의 모 임원은 이 사건 제보자인 투베어픽처스 관계자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 임원의 문자 메시지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교정하지 않고 원문대로 소개한다.

    “진정한 고수는 상대가 비들거리고 약할 때를 노리지 않고 하이에나도 병든 사자를 공격하지 않는다더군요. 저는 멋있는 분으로 봤는데 여러모로 실망스럽습니다. 아랫사람이 이렇게 표현해서 죄송합니다.”

    투베어픽처스 관계자는 “제보자를 비난하고 위협하는 것으로 느꼈다. 대기업이 이래선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문자 내용을 보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음을 자인하는 것으로도 비친다”고 했다.

    투베어픽처스 관계자의 주장대로라면 투베어픽처스와 CJ E·M은 한때 계좌 차용과 영화 투자를 주거니 받거니 하던 좋은 관계였는데, 왜 투베어픽처스 관계자는 이제 와서 이런 제보를 하는 것일까.

    양측의 말을 종합해보면, 양측은 2012년 무렵 관계가 본격적으로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 CJ E·M은 2012년 5월 31일 변호사를 통해 투베어픽처스에 ‘투자 거부 통지 및 기획개발비 반환 청구’를 통지했다. 2011년 3월 투베어픽처스에 제공한 영화 기획개발비 투자금 1억5000만 원을 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통지서에서 “CJ E·M에 실무자들의 업무에 방해가 될 정도로 전화를 걸어 정상적인 협의가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투베어픽처스 관계자는 “영화 ‘사요나라 이츠카’의 제작비 부족으로 CJ E·M이 어려움을 겪을 때 우리 측 관계인들이 도움을 줬고 계좌도 빌려줬는데 이후 CJ E·M은 영화 투자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투베어픽처스의 대표 송모 씨는 이 일로 큰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뇌출혈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잦은 전화에 대해서도 “내 휴대폰 통화 내역에 따르면 2012년 1월부터 6월까지 CJ E·M 상무와 부장의 휴대전화로 각각 7회, 1회 전화했다. 영화 기획개발 계약을 맺은 상태에서 이 정도 전화한 것을 두고 ‘업무 방해’ 등 과장된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CJ E·M 측 정모 본부장, 탁모 상무 등은 ‘신동아’ 사옥에 찾아와 질의서에 대한 회사의 공식적 답변을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CJ E·M이 인정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6개사가 2010년 4월 투베어픽처스에 48억 원을 입금했고 투베어픽처스가 이 돈을 CJ E·M에 송금했다.

    ▲CJ E·M 직원이 투베어픽처스의 송금 과정에 입회했다.

    ▲CJ E·M이 투베어픽처스 계좌를 통한 48억 원 입·출금을 투베어픽처스에 먼저 요청했다.

    ▲CJ E·M이 영화사업에 참여할 때 영화제작사와 제작·투자계약을 체결하지만 영화 ‘사요나라 이츠카’와 관련해 투베어픽처스와는 제작·투자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

    ▲‘사요나라 이츠카’와 관련해 제작투자 계약을 체결한 제작사는 ‘스파이로’였다.

    ▲투베어픽처스가 ‘사요나라 이츠카’ 제작에 투자한 돈은 정황상 거의 없을 것으로 추정한다.

    ▲CJ E·M이 영화 ‘사요나라 이츠카’와 관련해 투베어픽처스에 제작사 지위로 정산을 한 사실이 없다.

    ▲ CJ E·M이 투베어픽처스에 향후 영화 투자 의사를 긍정적으로 표명했다(단, 영화 10편 투자 등으로 구체적으로 이야기한 바는 없다).

    ▲ CJ E·M이 2011년 투베어픽처스에 영화 기획개발비로 1억5000만 원을 투자했다.

    “투자관리사로서 자금 넘겨받은 것”

    그러나 CJ E·M은 “투베어픽처스가 영화 ‘사요나라 이츠카’의 제작사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투베어픽처스 계좌로 6개사의 부분 투자금 48억 원을 입·출금한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 48억 원은 영화 제작에 모두 투입됐으며 다른 용도로 사용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지는 CJ E·M의 해명 문서 내용이다.

    “당사는 ‘사요나라 이츠카’의 투자관리사로서 영화 제작비 관리를 위해 송금 받은 것이며 이는 통상적 프로세스다. 제작사는 투자관리사에게 투자금을 넘겨 관리를 맡겨야 하는 계약상 의무가 있다. 투베어픽처스는 제작사이며 당사는 제작사인 투베어픽처스로부터 투자금을 넘겨받아 투자금의 집행 과정을 관리해준 것이다. 직원이 투베어픽쳐스의 송금을 감독한 것은 당사가 투자관리사로서 투자금 흐름을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투베어픽처스에 ‘48억 원 거래를 도와주면 영화 10편에 투자해주겠다’고 제안한 사실이 없다.”

    그러나 CJ가 이 해명 문서에서 “제작사는 투자관리사에게 투자금을 넘겨 관리를 맡겨야 하는 ‘계약상 의무’가 있다”라고 한 것과 관련해, 투베어픽처스 관계자는 “CJ E·M도 인정하듯, 투베어픽처스가 CJ E·M과 계약을 맺은 사실 자체가 없는데 어떻게 ‘계약상 의무’가 발생하는가”라고 반박했다.

    투베어픽처스가 ‘사요나라 이츠카’의 제작자라는 근거로 CJ E·M은 “‘사요나라 이츠카’ 제작사인 스파이로의 영화 수익금을 모두 투베어픽처스에 양도한다”는 ‘채권양도증서’를 언급한 사문서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투베어픽처스 관계자는 “그런 채권양도증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있으면 제시하라”고 반박했다. CJ E·M은 “채권양도증서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다.

    또한 CJ E·M은 “영화 포스터의 ‘PRODUCTION’란 등에 투베어픽처스 상호를 넣어달라”는 투베어픽처스의 공문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투베어픽처스 관계자는 “홍보 포스터는 증거가 되는 문서가 아니다. CJ가 영화 투자를 약속한 상황에서 외부 홍보용 회사 실적을 확보해두어야겠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요청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CJ E·M은 자사와 투베어픽처스, 일부 창투사가 참여한 ‘사요나라 이츠카’ 투자계약서도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투베어픽처스 관계자는 “계약서를 보면 창투사가 투베어픽처스에 투자하면 투베어픽처스가 이를 다시 CJ E·M에 투자하고 수익금은 CJ E·M이 투베어픽처스를 거치지 않고 창투사에 바로 제공하는 취지로 돼 있다. 투베어픽처스는 투자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다는 점이 입증된다. 계좌를 빌려준 것과 마찬가지로 이름만 빌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적 관계라 생각해 문자 보내”

    CJ E·M은 “투베어픽처스가 제작사 맞다면 당시 투베어픽처스와 왜 제작·투자계약을 하지 않았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매끄럽지는 못했다, 관행이었다” “이미 계약을 맺어놓은 제작사인 ‘스파이로’와 관련해 복잡한 문제가 있었다”고 답변했다.

    또 CJ E·M은 “정식 제작·투자계약관계 제작사인 ‘스파이로’의 계좌를 왜 48억 원 입·출금에 사용하지 않았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 회사 계좌는 압류처분 등이 있는 것 같아 불안해서”라고 답했다.

    투베어픽처스 관계자에게 문자를 보낸 것에 대해 CJ E·M 임원은 “서로 잘 아는 인간적인 관계라고 생각해 보낸 것이지 다른 뜻은 없었다”고 말했다.

    투베어픽처스에 투자한 1억5000만 원에 대해 반환청구한 것을 놓고 CJ E·M은 “투베어픽처스가 당사에 대해 부당한 투자 요구를 해 부득이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CJ E·M은 “일말의 책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정말 피해가 있다면 성실하게 듣고 보상을 협의하겠다. 그러나 48억 원 입·출금은 투베어픽처스가 영화 ‘사요나라 이츠카’ 제작사이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 영화 투자금을 다른 데에 쓰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투베어픽처스 관계자는 “제작사로서의 계약도 없고 정산도 없고 영업실적도 0원인 페이퍼컴퍼니가 어떻게 영화 제작사가 되는가. CJ E·M의 요청으로 48억 원 주고받는 데 쓸 회사 계좌만 빌려준 것”이라고 다시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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