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호

무라카미 다카시 ‘수퍼플랫 원더랜드’ 展

괴상하지만 귀여운 일본 팝아트

  • 글·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 사진·플라토 제공

    입력2013-07-23 16: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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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라카미 다카시 ‘수퍼플랫 원더랜드’ 展

    Kaikai and Kiki, 2005

    ‘아시아의 앤디 워홀’로 불리는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51)를 유명하게 만든 건 루이비통이다. 갈색의 루이비통 모노그램을 알록달록한 색채와 패턴으로 파격적이고도 발랄하게 변신시킨 사람이 바로 그. 이 ‘모노그램 멀티컬러’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루이비통의 인기 컬렉션으로 대접받는다.

    무라카미 다카시의 아시아 첫 회고전이 서울 태평로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열리고 있다. 귀엽고 멍청한 원숭이(혹은 쥐) 미스터 도브(Mr. DOB), 도대체 정체 모를 괴상한 영혼 카이카이와 키키(Kaikai and Kiki), 늘 웃고 있는 국화 캐릭터 코스모스(Cosmos), 남성의 성적 판타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등신대의 피규어 미스 고(Miss Ko) 등 다카시의 대표 아이콘이 모두 모였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탐닉하는 오타쿠의 방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가볍고 저급한 작품 세계인 듯하지만, 정작 무라카미 다카시는 명문 도쿄예술대에서 전통 일본화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예술가이자 미술학자다. 학창 시절 일본 미술계의 무비판적인 서구 미술 수용에 절망해 일본 미술의 독자적 이론 구축에 몰두했다. 그 결과물이 평면성을 일본 특유의 조형성이라고 주장하는 ‘수퍼플랫(Super Flat·超平面)’ 이론이다. “17~18세기 일본 비주류 작가들의 평면성과 기이하고 환상적인 장식성이 현대 일본의 만화, 애니메이션의 평면성 및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에서 부활했다”는 것. 이번 전시에 나온 납작 눌린 국화꽃을 연상시키는 ‘수퍼플랫 플라워’(2010)가 이 이론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이번 전시 제목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차용했다. 미키마우스를 닮은 듯한데 악마의 표정을 한 미스터 도브, 은박 장식을 한 일본 병풍인 듯한데 가까이 보면 알록달록한 꽃들이 헤벌쭉 웃고 있는 모습 등 이 이상한 공간의 귀엽지만 괴상한 반전의 순간들이 흥미롭다면, 당신은 무라카미 다카시의 전략에 ‘낚인’ 셈이다.

    ● 일시 | ~2013년 12월 8일 ● 장소 | 삼성미술관 플라토 (서울 중구 태평로2가 150 삼성생명빌딩 1층) ● 관람료 | 성인 5000원, 초·중·고교생 4000원 ● 문의 | 1577-7595, www.plateau.or.kr



    무라카미 다카시 ‘수퍼플랫 원더랜드’ 展
    무라카미 다카시 ‘수퍼플랫 원더랜드’ 展
    1 전시장 전경

    2 727-727, 2006

    3 Superflat Flowers, 2010

    4 Miss Ko²(1997) 앞에서 포즈를 취한 무라카미 다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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