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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公 막강 ‘바잉파워’ 유명무실 LNG 시장 독점구도 깨라!

한국만 비싼 가스요금에 ‘비명’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가스公 막강 ‘바잉파워’ 유명무실 LNG 시장 독점구도 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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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LNG에 다른 나라보다 많은 돈을 쓰고 있을까.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지리적 위치 때문이다. 천연가스는 북미, 러시아, 호주, 중동 등에서 생산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 국가들은 액화(液化)한 천연가스를 배에 실어 해상으로 운송받는다. 목적지에 도착한 LNG는 다시 기화(氣化) 공정을 거쳐 각 수요처로 전달된다. 천연가스 생산지 인근 지역보다 운송·가공비가 더 들 수밖에 없다.

둘째, 동북아로 공급되는 천연가스 가격이 유가(油價)에 연동돼 결정되기 때문이다. 천연가스를 자급자족하는 미국에서만 수요-공급 논리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고(허브가격), 유럽은 원유 가격 연동제에서 석유제품 가격 연동제로 바뀌는 중이다. 동북아 국가들만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이유로 여전히 유가에 연동하는 가격으로 계약기간 10년 이상의 중·장기 계약을 맺어 LNG를 확보하고 있다. 한때는 유가가 워낙 낮아 미국 허브가격보다 저렴한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유가가 폭등하면서 아시아로 공급되는 천연가스 가격도 덩달아 뛰었다. 국제시장에서는 이를 ‘아시아 프리미엄’이라고 한다.

셋째, 우리나라만 해당하는 것으로, LNG시장이 독점구조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가스공사만이 해외에서 LNG를 들여와 국내에 판매할 수 있다. 다만 기업이 자가소비 목적으로 천연가스를 직수입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는데, 이는 전체 LNG 수입량의 4%에도 미치지 못한다.

가스공사가 연간 구매하는 LNG 물량은 3600만t으로 이는 단일기업으로서는 세계 최대 물량이다. 문제는 가스공사가 이런 ‘세계 최대의 바잉파워’를 활용할 이유가 없다는 데 있다. 수입가에 따라 국내 판매가격을 조절할 수 있어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내부 자료에 따르면, 1999~2009년 우리나라의 LNG 평균 도입단가는 일본보다 11.4% 비쌌다. 일본에서는 종합상사 등 10여 개 기업이 LNG를 수입해 판매하는 경쟁체제다. 한 에너지 경제학자는 “일본 기업들은 유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더라도 더는 천연가스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게 제한하는 캡핑(Capping·모자 씌우기) 조항을 계약에 포함시키고 있어 최근 유가가 폭등했을 때도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고 전했다. 반면 가스공사는 총 30여 개 계약 중 캡핑 조항이 포함된 계약이 네댓 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39만 원 vs 93만 원

최근 SK E·S의 천연가스 도입가격이 알려지면서 가스공사와 크게 비교됐다. SK E·S는 현재 국내 민간 발전사 중 유일하게 인도네시아 탕구(Tangguh) 가스전으로부터 직수입한 천연가스로 전남 광양의 LNG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다.

두 회사의 사업보고서를 바탕으로 평균 LNG 도입단가를 추산해보면 SK E·S는 t당 300달러가 넘는 수준인 반면, 가스공사는 t당 700달러가 넘는다. 같은 인도네시아산(産) 천연가스인데도 SK E·S는 t당 39만 원에 사왔는데, 가스공사는 93만 원에 들여왔다. SK E·S 관계자는 “우리의 직수입 단가가 가스공사 평균 수입단가의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SK E·S는 직수입한 LNG로 생산한 전기를 한국전력에 판매한다. 산업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전력은 이 민간발전사의 전기를 구매함으로써 1230억 원을 절약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가스공사로부터 LNG를 공급받아 전기를 생산했을 경우와 비교해 이만큼의 비용 차이가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스공사로부터 천연가스를 공급받아 LNG 발전을 하는 곳으로는 한국전력의 5개 발전자회사가 있다. 이 중 한국중부발전이 지난해 가스공사로부터 사온 LNG 가격은 t당 102만 원이었다.

비싼 LNG 값의 ‘주범’이라는 지적에 대해 가스공사는 “국가의 LNG 수급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비싼 값이라도 사와야 하는 처지”라고 항변한다. SK E·S와의 단순 비교에도 할 말이 많다. “2003~2005년 가스공사 민영화 이슈로 정부가 장기계약을 허가해주지 않았다. 당시는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였고, 그래서 SK E·S가 아주 저렴하게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지금 와서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의 말이다.

‘비싸더라도 사와야 하는’ 가스공사의 처지는 한전 발전자회사들의 LNG 소비 패턴과도 관련이 있다. LNG의 용도는 두 가지, 도시가스용(60%)과 발전용(40%)으로 나뉜다. 도시가스 수요는 매년 안정적이라 장기적인 예측이 어렵지 않다. 반면 발전용 LNG는 정확한 수요 예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발전용 LNG의 대부분을 한전 발전자회사들이 가져가는데, 장기 물량을 예측해 계약하는 게 아니라 전년도 12월에 다음해 매달 사갈 물량을 계약하는 식”이라고 전했다. 그는 “게다가 다음 달 쓸 물량을 이달 20일까지 수정할 수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한전 발전자회사들이 그때그때 달라는 대로 구해줘야 하니 비싸더라도 사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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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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